
<고래가 그랬어>잡지에 김진숙 위원장에 대한 글이 실려 있어 자세히 읽어 보았다.
예전에 그녀를 한 번 본 적이 있다.
만남이라고 하기에는 그렇고 그녀가 강사로 초빙되어 강의를 하는 곳에 간 적이 있었다.
대학도 나오지 않은 그녀가 어쩜 그렇게 박학다식한지 정말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녀를 보면서 학력과 지식은 비례관계가 성립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말도 무지 잘했다.
유머도 넘쳤다.
세 가지의 강렬한 인상을 남겨준 김진숙 위원장.
그런 그녀를 한동안 잊고 지냈다.
그런 그녀가 190일 가까이 85호 크레인에서 혼자 버티고 있다.
얼마 전 많은 사람들이 희망 버스 185대를 타고 그녀를 만나러 갔으나 저지당하고
오히려 최루탄을 넣은 물대포만이 그들을 반겨 주었다.
그녀에게
그녀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아직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해 간 것뿐인데
민중의 경찰들은 그들에게 한걸음도 허락하지 않았다.
골리앗이라 불리는 높은 크레인에
그녀의 20년지기 동지였던 분이 세상을 스스로 하직한 그곳에
전기도 끊기고 독방 같은 그 곳에
오로지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만 있는 그 곳에
그녀가 지금껏 버티고 있다.
상상도 못할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녀는
결코 자신의 믿음과 해고당한 동지들의 권리를 위하여
지금도 그 외딴 높은 곳에서
고독과 마주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동지를 85호 크레인에서 허망하게 보내고 난 후
한순간도 편안한 곳에서 잠자리를 들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는 그녀가 승리하고
크레인에서 당당하게 내려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작디 작은 소금꽃 그녀.
170명 해고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하여 편안한 잠자리를 마다하고 스스로 골리앗에 올라가 있는 그녀.
그녀가 반드시 안전하게 땅에 발을 딛을 수 있도록 이번엔 우리가 그녀를 지켜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