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마중 - 참으로 놀랍고 아름다운 일, 가족에세이 그림책
박완서 글, 김재홍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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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이들의 입에서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어>란 말이 나오도록 어떻게 양육할 수 있을까?  "

이 책을 읽고 나서 스스로에게 던져 본 질문이다. 

 

박완서 님의 유작이 되어 버린 이 그림책을 오늘에서야 만나게 되었다. 

그림은 김재홍 님이 함께해 주셨다. 

중간 부분에 빨간 장미를 보자 어디선가 장미의 그윽한 향기가 나는 것도 같았다. 

무지 멋진 그림들과 아름다운 언어들이 

내 눈과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듯하다.  

 

두 아이를 내 배 가득히 가졌을 때로 돌아가 보았다.  

그때 발길질하던 그 느낌이 어렴풋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그렇게 우린 열달 동안 하나였었는데....(아빠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그 기분 모를 거다.)

" 맞어, 나도 그랬었지. 너희들이 내 아이가 되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고 행복했었지. "  

" 너희들이 빨리 세상에 태어나길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 "

" 다른 건 바라지도 않았지. 그냥 건강하게만 태어나 달라고 기도했었지" 

"그런데 어느덧 엄마의 마음은 하나씩 욕심을 부리기 시작하고, 그 욕심 때문에 너희들을 힘들게 했구나!" 

"사랑하는 나의 보석들아, 미안하다. 엄마가 앞으로는 조금더 욕심을 줄이고, 너희들의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 나의 딸과 아들로 와 주어서 고맙다. 정말 사랑한다. "  

 

이 책을 읽고 나서 아이들을 바라보니 

집안을 엉망으로 어질러 놓아도 (거실이 난리가 났다.)

숙제를 안하고 동물의 숲을 하고 있어도 (내일은 4교시만 있다면서 딸은 컴퓨터 앞에 있다.)

9시면 자야 되는데 늦게까지 <무사 백동수>를 함께 봐도 참을만 하다. (내일 아침 어떻게 일어날려구?)

매일매일이 오늘만 같으면 좋으련만 

조금 지나면 첫 마음을 잊어버리고 또 잔소리를 해대겠지? 

그럴 때마다 이 책을 꺼내 보면 좋겠다. 

그럼 또 며칠을 아이들의 존재만으로 충분히 감사할 수 있을 것같다. 

(삼년 고개처럼 한 번 넘어질 때마다 3년 밖에 못 산다고 낙담하기보다 3번 넘어지면 9년을 살게 된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책 효과가 3일을 간다면 3일마다 이 책을 읽으면 되지 않을까? )

 

이 그림책은 분명 부모와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다. 

지금 자녀가 미워 죽겠는 부모들은 잠시 화를 가라앉히고 이 책을 만나보시길... 

그럼, 모든 게 다 해결된다. 

예전 그 아이들이 내 배 속에 있었을 때 가졌던 마음과 드렸던 기도들이 생생하게 되살아 날 것이다. 

설레던 마음으로 아가를 마중했던 그때로 돌아갈 것이다.  

그러면 감사함이 넘쳐날 것이다. 

그래, 그래, 너희들의 존재만으로 아빠와 엄마는 행복하고, 감사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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