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 꿀벌이 전하는 지구 환경 보고서 지식 보물창고 2
로리 그리핀 번스 지음, 엘런 해러사이모위츠 사진, 정현상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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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은 "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안에 인간도 멸종할 것" 이라고 예언한 바가 있다고 한다. 처음 듣는 말이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그 말이 맞을 것 같다. 꿀벌은 식물 수분의 매개자이다. 그런 꿀벌이 사라지면 식물이 수분을 못하게 되고, 그러면 열매가 맺히지 않아 식량이 줄어들고, 따라서 인간 생존이 위협받게 된다는 논리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꿀벌이 사라지고 있단다. 이 책은 꿀벌이 왜 사라지고 있는지에 대한 원인을 파혜쳐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과연 무엇이 벌집군집붕괴현상 (CCD)를 일으키는 원인인지 추적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몸이 아플 때나 술 마시고 난 후 즐겨 먹는 꿀에 대한 이모저모도 알 수 있어서 유익한 책이었다. 훈풍기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꿀을 채취하거나 벌을 관찰하러 갈 때 벌에 쏘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연기를 피우는 장치이다.

벌집을 확대한 사진이다. 왼쪽 위는 완성된 꿀이어서 뚜껑을 덮은 상태이고, 뚜껑이 없는 곳은 미완성 상태의 꿀이란다. 오른쪽 사진은 팔각형이 아닌데 이건 바로 벌방에서 나오기 위해 뚜껑을 씹었기 때문에 팔각형이라기 보다 원형에 가깝다고 한다. 뚜껑(밀랍)의 색도 왼쪽보다 훨씬 진하다.

수천 개의 벌통이 아몬드 과수원으로 옮겨지기 전 야적장에 널려 있는 모습이다. 역시 스케일이 다르다. 그런데 이 수천 개의 벌통 중에서 별안간 몇 백 통의 벌통에서 CCD가 일어난 사건이 벌어진다. 무엇 때문에 하루아침에 벌들이 사라진 것일까?
그 원인을 캐내기 위해 벌 전문가들이 모여들었다.

왼쪽이 CCD가 일어난 곳에서 채집한 벌의 내부 모습이고, 오른쪽은 정상 벌통에서 채집한 벌의 내부 모습이다 . 둘을 비교해 보면 왼쪽은 내부 조직이 흐물흐물해지고, 색이 바뀐 걸 볼 수 있다. 무엇이 벌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바로아 진드기는 아니었다.

기관 진드기도 아니었다.
그렇담 도대체 무엇이 하루아침에 2000개의 벌통 중에서 400개에서 CCD가 일어나도록 한 것일까?
2006년, 2007년 겨울에 미국 양봉인들은 평균적으로 38%의 벌 군집을 잃었다고 한다.
조사 결과 이스라엘 급성 기생충 바이러스(LAPV)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그것만으로 CCD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고 복합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도 여전히 존재하며 우리의 벌들을 죽이고 있다>고 CCD 전문 기자는 말하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글은 <꿀벌들이 단일 꽃꿀과 단일 꽃가루에서 살아남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하면서 우리 인간에게 6주 동안 똑같은 음식만 먹으라고 강요한다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 것인가 하면서 꿀벌도 마찬가지이지 않겠냐는 부분이었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욕심이 꿀벌을 위기로 몰아넣지 않았나 싶다. 이 글을 읽는 순간 앞으로는 잡화꿀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6주간 똑같은 꽃꿀을 먹은 꿀벌은 얼마나 스트레스가 쌓였을까? 모든 병의 근원이 스트레스라는 게 꿀벌의 경우에도 해당되는 것 같았다.

중간중간에 쉬어가기 식으로 벌과 꿀에 대해 설명해 놓은 자료들이 들어 있다.

벌통에서 꿀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생전 처음 접해 본 거라서 신기하였다.
어쩌다 산에 양봉장이 있으면 벌에 쏘일까봐 얼른 지나쳐 다녀서 통 볼 기회가 없었다.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채 여전히 ccd가 일어나고 있단다.
아인슈타인의 예언처럼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안에 인간도 멸종할 것이라는 말이 사실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책에서 딱히 말해주고 있지는 않다. 다만 농약 사용을 줄이라는 것과 벌에게 똑같은 꽃꿀만 먹이지 말라는 것 이 정도만 나와 있다.
원인도 해결책도 그닥 정확하게 나오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마음에 드는 것은 바로 꿀벌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상기시켜 주었고,
무엇보다 꿀벌이 만드는 벌집은 상상 이상의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꿀벌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필연적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해 주는 소중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달콤한 꿀만 주는 꿀벌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가장 근원전인 물질이라는 것을 알게 해 준 고마운 책이었다.

부록으로 양봉용어 해설이 실려 있고,

가 볼 만한 사이트 소개도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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