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달려, 개야! 그림책 보물창고 53
필립 디 이스트먼 글.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6월
절판


얼마 전 미국에서 50번 째 생일을 맞았다는 이 책이 이제서야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나왔다.
첫 느낌은 닥터수스의 그림책을 본 듯했다.
미국에서는 3대가 읽을 정도로 사랑받는 책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늦게 번역된 이유는 뭘까?

겉표지를 보면 유럽의 국기를 연상시키는 아주 단순한 색들이 보인다.
빨강, 흰색, 초록으로 삼등분된 표지에 주황 모자와 녹색 스카프, 검은색 안경을 쓴 개 한 마리가 노랑 색 차를 타고 달리고 있다.
표지만 보면 이 책의 주제가 마치 색깔 같아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첫 장을 열어 보면
<개> 라는 말만 써져 있다.

다음 장을 넘기자
큰 개 작은 개 라는 말이 써져 있다.
이렇게 이 책은 장수가 더해지면서 점점 낱말 수가 늘어나고
마지막 장에 가면 첫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긴 문장이 되어 있다.
그렇다고 아주 색깔이 배제된 책은 아니라고 본다.
색깔 공부도 할 수 있고, 수 개념도 익힐 수 있고, 반의어도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주황색 개와 노랑색 개가 만나 모자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내 모자 마음에 드니?>라고 주황색 개가 묻자
<아니> 라고 대답하는 노랑색 개
나중에 이들은 재회를 한다.
그리고 똑같은 질문과 대답을 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든 장면이다.
개 세 마리가 보트 위에서 파티를 하는 장면인데
초록색 화면이 굉장히 안정적으로 느껴지고 배를 타고 있는 이 세 마리의 개에게서
유유자적함이 그대로 전달되어 보는 나 또한 즐거워지는 장면이었다.

개 한 낱말로 시작되었던 책이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렇게 긴 문단이 되어 있다.

다시 만난 주황색 개와 노랑색 개
드디어 주황색 개의 파티 모자가 마음에 든다고 말하는 노랑색 개
두 개는 빨강차를 타고 신 나게 달린다.

왜 작가가 이 두 개가 만나는 장면을 네 번씩 넣었는지 잘 해석이 안 된다.
다른 장면들과 글들은 말놀이로 이해가 되는데
두 개가 만나서 <모자 마음에 드니? > <아니>로 답하다
마지막에 가서야 마음에 든다며 왜 같이 떠나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원문으로 읽으면 말놀이의 느낌을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제목도 GO DOG GO
우리말과 사뭇 느낌이 다르다
그림책치고는 꽤 장수가 많은데
단순하면서도 눈길을 끄는 그림과 함께
재미있는 말놀이를 하다 보면 어느새 끝장에 와 있다.
책을 읽다 보면 말놀이도 하고
색깔 공부, 숫자 공부, 반의어 공부가 저절로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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