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까지 모처럼 3일의 연휴가 선물처럼 주어졌다.
뭐부터 할까?
일단 좀 쉬어야지. 그동안 공개수업 준비하느라 몸도 마음도 힘들어서 잘 쉬기로 결정.
3일 내내 쉬기만 하면 아이들의 원성이 커지겠지.
마지막 날에 롯데월드에 가기로 결정 !!!
아, 참! 리뷰 밀린 것도 써야 한다.
어제(일요일)에는 교회에 갔다가 도봉도서관에 책 반납을 하러 갔다.
매번 대출해 온 책을 다 못 읽고 반납해서 이번에는 대출안해야지 하면서도 또 책을 보면
마음이 확 바뀌어서 대출을 하게 된다.
도봉도서관이 자동대출시스템으로 바뀌어서 딸은 그걸 자기가 해 보겠다면서 나에게 부탁을 한다.
옆에서 아들은 소심하게 하고 싶단 말도 못하고 보기만 해서 누나 한 번, 동생 한 번 하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웃음이 가득하다. 소심한 녀석 같으니...
자동시스템을 해서 좋긴 한데 그만큼 또 인력이 줄어드는 것이겠지.
대출권수도 10권으로 늘어나 빌리고 싶은 책 몽땅 빌렸다. 10권이면 진짜 굉장하다.
오면서 남편한데 <근데, 사람들이 대출을 많이 해서 대출권수를 늘리는 걸까 ? 아님 그 반대일까? > 하니
남편 왈 <아마 실적 때문일 걸? > 한다.
학교 도서관도 대출권수를 늘리고 싶은데 그렇게 하면 사서샘 일이 많아져서 함부로 추진을 못한다.
그러니깐 도봉도서관에서는 대출권수 늘리는 대신 자동화시스템을 마련한 것일 게다.
이유야 어찌 되었건 이용자 입장에선 한꺼번에 많은 책을 빌릴 수 있어서 좋긴 하다.
지난 번 정독 도서관 사서 샘께 들은 내용으론 미국에서는 한꺼번에 30권을 대출한단다.
거기에 비하면 10권은 1/3 이네 뭐.
근데 빌려온 책들 다 읽을 수 있으려나?
(리뷰 써야 할 책이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날도 좋고 해서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엔 아쉽기도 해서
북한산 둘레길을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코스가 여러 가지인데 다리 힘이 별로 없는 아들을 위해 가장 쉬운 코스를 골랐다.
이준 열사 순례길이다.
이준 열사 묘지가 여기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딸은 작년 서울 투어 때 와봤다고 나중에야 말한다.
올라가는 길에 커다란 민달팽이를 봤다. 예전에 토함산에서 봤던 이후 처음이다. 무지무지 크다.
이 준 열사 묘지를 구경하고 내려오는 길에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네 잎 클로버 두 장을 발견하였다.
하나씩 아이들에게 주었다. 이 준 열사가 우리에게 주는 행운의 선물 같았다. 생전 처음 발견한 네 잎 클로버가 신기했다.
고이고이 간직해야지.
둘레길을 걷는데 계곡에 올챙이들이 떼지어 모여 있는 게 보였다.
와! 서울에 올챙이가 서식한다니.... 딸과 나는 한 마리 잡아가고 싶어서 안달...
남편은 안된다고 난리...
결국 사진만 찍었다.
아들은 뭐가 불만인지 <등산은 정말 지겨워~>하며 올챙이도 잘 안쳐다 본다.
딸은 내내 신이 나서 계곡 물도 만져 보고, 올챙이도 구경하고, 나비도 관찰하고, 자벌레의 움직이는 모습에 하하 웃기도 한다.
자벌레 움직이는 것도 처음 봤는데 진짜 배꼽 빠지게 웃기다.
둘레길 한 번 걸으니
역사 체험, 생태 체험이 저절로 되었다.
이런 좋은 곳을 지천에 두고 한 번도 오지 않았다니 우리 부부가 정말 무관심했다.
앞으로는 기회 있을 때마다 자주 와야지!!!
뾰로통한 아들에게 등산 잘하면 아이스크림 사준다고 꼬셔서 기분을 풀어 주었다.
다행이 아이스크림 아저씨를 만나 그때부터 기분이 급 반전된 아들 녀석.
솔밭 공원, 우이동 쪽으로 내려오는 길에
단독 주택들이 많았다. 서울에 아직 이런 단독주택들이 남아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딸과 나는 연신 <아! 이런 집에서 살고 싶다>를 외쳤다.
마당이 있어서 텃밭도 가꾸고, 개도 기를 수 있는 집 말이다.
집 구경 하다 보니 어느새 차 있는 곳까지 다 왔다.
얼떨결에 간 북한산 둘레길
왜들 그렇게 가는 지 이유가 있었다.
다음엔 다른 코스에 가 봐야지.
이 준 열사 묘지
이준 열사 묘지 와 엄청 큰 민달팽이

네 잎 클로버와 올챙이 무리들
귀여운 자벌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