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까마귀 나라 산하작은아이들 22
권정생 지음, 김용철 그림 / 산하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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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권정생님이 돌아가신 후에 출판된 책이다. 

저학년용이라고 나와 있는데 

내용이나 주는 메시지로 보면 중학년 이상 되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혹시나 해서 

이 책을 읽은 우리 반 아이에게 " 재미있었니? " 물어보자 " 예, 재미있어요"한다

어른들이 보기에 아이들이 잘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책들도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에서 보면 

잘 이해되고 재미있나 보다 (동물들이 나와서 그러나 싶기도 하다)

 

이 그림책에는 네 편의 짤막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아기 산토끼, 가엾은 나무, 떡반죽 그릇 속의 개구리, 아름다운 까마귀 나라 

네 편 모두 어두운 이야기들이다. 작가의 말씀처럼 세상에는 기쁘고 행복한 일보다 어렵고 힘든 일이 더 많기 때문이리라. 

네 편 이야기 모두 동물들이 나오지만 결국 사람 사는 세상을 풍자한 이야기들이다. 

 

아기 산토끼 편은 그 중 잘 이해가 안 가는 이야기였다  몇 번을 읽었는데도 왜 작가는 이런 이야기를 쓰셨을까 의도가 떠오르 

질 않았다

그런데 이 리뷰를 쓰다가 이해를 하게 되었다  리뷰에 대해 고마워해야지

산속에 살던 아기 토끼가 다람쥐로부터 마을에 가면 자신의 친척뻘 되는 눈이 빨간 토끼들이 많이 있다는 이야길 듣고  

마을에 내려가 본다  . 가 보니 진짜 자기랑  닮은 눈이 빨갛고 털이 눈처럼 하얀 토끼들이 철창에 갇혀 지내는 것이다

아기 산토끼가 다가가 왜 거기서 도망치지 않냐고 묻자 아주머니 토끼는 그럴 수 없다고 대답한다  .  이 부분에서 

영화 쇼 생크 탈출에서 모건 프리먼이 오랜 죄수 생활 때문에  사회에 나와서도 꼭 주인의 허락을 받고 화장실을 가는  

장면이 떠올랐다 

오랜 시간 사람들의 손에 길들여진 마을 토끼들은 토끼장을 나올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그런 존재가 되어 버린 것이다 

반면 아기 산토끼는 아기임에도 불구하고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존재이다 

아주머니 토끼와 아기 산토끼는 주체성에 대해서 정반대인 것이다

 

가엾은 나무 편이다

오쳔년 된 느티나무를 소재로 한 이 이야기는 느티나무가 곧 우리 민족을 상징하고 있다

느티나무가 오랜 시간 동안 뿌리를 깊숙히 박은 채로 모진 풍파를 잘 견뎌 왔는데 

어느 순간 남풍과 북풍에 휩쓸려 반쪽으로 나뉘어져 서로 하나가 되지 못하는 이야기를 그려 내고 있다.  

오천 년 역사를 지닌 우리 민족이 남과 북으로 허리가 잘린 채로 지내고 것을 풍자하여 쓴 이야기이다.  

남과 북이 갈리는 것을 한 그루의 오래된 느티나무로 나타낸 글을 읽으면서 전율을 느꼈다

마지막 부분에서 껍질을 조금 벗겨 보기만 하면 본래의 모습을 알 수 있을 텐데라는 부분은 본질을 망각한 채 왜곡된 채로 

살아가고 있는 안타까운 분단현실을 잘 표현해 주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떡 반죽 그릇 속의 개구리 편이다 

겉으로는 이스라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여지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 있음직한 

폭군 지도자에 대한 이야기를 풍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여러 명의 푹군 지도자를 겪었다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대로 마음대로 전권을 휘두르는 폭군에 대한 경고와 

그 폭군에 의해 처참하게 짓밟혀지는 힘없는 백성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름다운 까마귀 나라 편이다 

까마귀는 당연히 새까매야 한다 

하지만 아기 까마귀는 학교에 갈 때 마다 엄마가 알록달록한 장식을 붙여 주시는 게 영 이해가 안 간다. 

까마귀가 까마귀다워야지 공작새도 아니고 왜 알록달록하게 하고 다녀야 하는지 아기 까마귀는 어른들의 행동이 알 수가 없다 

아름다운 까마귀 나라는 강국의 눈치를 살피며 때로는 너무 남의 눈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우리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 

해주고  있다.  각자가 자신의 본질에 맞게 자신의 개성을 펼치고 사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  

누구다 다 똑같은 삶을 원하기에 자신이 더 초라해지는 것은 아닐까?

아기 까마귀가 알록달록한 장식을 벗어내 버리고 

본연의 까마귀 모습으로 훨훨 나르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속이 시원하던지.... 

  

이 그림책에서 느껴지는 것은 권정생님이 얼마나 나라를 사랑하고 이 민족을 사랑하셨는지 구구절절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된 나라로 살고 있는 슬픈 민족 

자신의 본질을 잊어버리고 외세에 흔들리는 약한 민족 

때로는 폭군이 나와서 약한 백성들을 처참하게 짓밟는 불쌍한 민족 

그런 민족을 아끼고 사랑하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녹여져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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