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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큰 스케치북 ㅣ 고인돌 그림책 7
박수현 글.그림 / 고인돌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교실에 마련된 행복도서관에 있는 책 중에서 사이즈가 가장 큰 책이다.
어린이들이 자주 애용하는 것 같아 눈에 익던 터에
지난 주 도봉 도서관에 반납하러갔다가 이 책을 보게 되어 읽어 보았다.
제목만 봐서는 화가의 꿈을 가진 아이의 이야기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완전 다른 내용이었다.
엊그제 10년을 추격한 끝에 미국 특수부대가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일이 벌어졌다.
오사마의 죽음으로 과연 테러가 끝날 것인지 의구심이 생긴다. 벌써부터 이슬람 국가에서는 미국의 작전에 대해
이슬람에 대한 반격이라고 하며 테러를 벌일 기세이다. 더 심한 테러들이 벌어지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그 소식을 듣고 다시 한 번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테러는 아니지만 나라와 나라, 인종과 인종, 종교와 종교 사이에 있는 큰 벽에 대한 이야기였다.
팔레스타인.
아주 오래 전 이스라엘의 터전이었던 이 곳
예수가 태어난 곳.
이스라엘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이 곳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무리를 지어 살게 되었다.
나라를 다시 세운 이스라엘이 이 곳으로 돌아오게 되면서부터
이미 둥지를 틀고 있는 팔레스타인과 분쟁이 일어나게 되었다.
원래 자기 땅이었다고 주장하는 이스라엘과
지금은 자신들의 땅이라는 팔레스타인
종교까지 다른 두 나라는 첨예하게 대립하였다.
급기야
팔레스타인에 철통 같은 분리장벽이 세워지게 되었다.
이 그림책은 그런 역사적 사건들을 가지고
아이의 입장에서 써내려 가고 있다.
친구와 광장에서 축구 하는 걸 좋아하던 하루는
어느 날 갑자기 세워진 장벽을 보며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함께 뛰놀던 친구와 만날 수도 없고, 같이 놀 수도 없는 상황에서
하루는 거대한 장벽을 스케치북 삼아
희망을 그린다. 거대한 장벽이 무너질 날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지금도 팔레스타인에 이 장벽이 존재한다고 한다.
끊임없는 분쟁을 낳고 있는 이 곳 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는 곳곳에서 벽을 쌓고 살아가는 우리들이다.
조금만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들을 기울인다면 좋으련만...
그림책과 더불어 얼마전 벌어진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소식을 들으면서
아직도 세계 곳곳에 많은 장벽들이 존재함을 느끼고
많이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 나라도 아직도 허리가 잘린 채 60여 년을 지내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