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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한 시간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30
박주연 지음, 조미자 그림 / 한솔수북 / 2011년 3월
구판절판


3월 어느 날
딸 아이가 학교에서 한 시간 동안 집에 있는 모든 전기불을 끄라고 했다면서 우리 부부에게 말하였다. 우리 부부의 반응은 시큰둥. 고작 한 시간 우리 집 전기를 끈다고 해서 얼마나 전기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며 얼마나 지구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을까 싶어서였다. 괜히 번거롭기만 하고... 그날 아파트에서 내내 안내 방송도 나오긴 해서 참여하긴 했지만 우리 부부의 반응은 그저그저하였다.
어쨌건 숙제니까 하는 시늉은 했다. 다른 집들을 쳐다보았다. 역시 불이 환하게 켜진 집들이 많았다.
우리 부부처럼 소등하는 일에 시큰둥했던 사람들에게 비록 한 집이지만 그 한 집이 모여모여 여러 집이 되고 여러 집들이 또 모여모여 전기를 절약하고 지구를 지킬 수 있는 작은 실천이 됨을 이 책은 일깨워 준다.
이 책을 보고나서야 불 끄기 행사가 저 멀리 호주에서 발생한 일임을 알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갑자기 기획된 행사라고 생각했었다.
2007년 3월 31일 저녁 7시 29분 호주 시드니의 모습이다.

1분 후 그 곳은 이렇게 깜깜해졌다. 정전이 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소등을 한 것이다. 바로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 말이다.
먼 옛날 해가 떠오르면 세상은 환하고, 해가 지면 세상은 이렇게 깜깜했었다. 서서히 문명이 발달해 가면서 밤이 되어도 세상은 전혀 깜깜한 줄 모르고 불야성을 이루었다. 심지어 별 구경도 잘 못하게 되었다.
유독 우리 나라는 더 심하다. 작년 일본에 가 보니 10시인데도 진짜 껌껌했고, 상점도 일찍 문을 닫고, 전체적으로 가로등도 어두웠다. 그에 비하면 우리 나라는 무지 환하다. 에너지 절약 면에서는 완전 꽝인 상태이다.
그런 우리 나라에서 갑자기 1시간 전기 불을 끄자고 불현듯 광고를 하니 나같은 사람은 이게 뭐하는 일이야? 싶었던 것이다. 무슨 행사를 하기 전에 취지를 잘 설명하고, 홍보를 잘해도 협조할까 말까인데 이번 불 끄기 행사는 그런 면에서 홍보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시드니에서 시작한 이 행사는 전 세계로 번져 나가 미국, 이집트, 그리스, 바티칸 시국, 프랑스 등의 나라도 참여하였고 유명한 문화유산들도 함께 참여하는 등의 효과를 낳았단다.
에펠탑의 전등이 꺼진 것 보이지 않은가! 세계 문화 유산에 불이 들어 오지 않는다니 예전엔 상상도 못했던 일 아니던가! 파르테논 신전도, 에펠탑도 모두모두 불이 꺼진 상태이다.

2011년
드디어 우리나라도 함께 참여하기로 하고 서울 타워의 불도 꺼졌다.
솔직히 겨우 한 시간 행사를 한다고 해서 얼마나 전기가 절약되고, 지구의 건강에 도움을 줄까 싶지만 중요한 건 지금 당장 시작한다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
지구가 얼마나 병 들어 있는 지는 몸소 피부로 느낀다. 이번 겨울 정말 추웠고, 봄인데도 봄같은 날이 며칠 되지 않고 있다. 지구의 온도는 점점 올라가고 있고, 사막화는 더 심해지고 있다. 지구가 암 말기 환자가 되기 전에 지금이라도 뭔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잘 설명했더라면 좀 더 기쁜 마음으로 불 끄기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집 안에 있는 전기를 모두 끄고 나면 막상 지루하고 힘들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림에서처럼 이렇게 새로운 놀이 들을 할 수 있다.
옛날에 전기가 없던 시절. 우리 조상들이 어둠 속에서 별을 바라보고, 어둠 속에서 했던 그 추억의 놀이들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초등학생 때는 등화관제를 자주 했더랬다. 방에 촛불 하나 켜 놓고 식구들끼리 모여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 하던 일이 떠오른다.
처음에는 어색할지 몰라도 막상 어둠에 익숙해지면 나름대로 낭만적인 일들도 많을 것이다.
가족끼리 어둠 속에서 함께 할 놀잇거리를 생각해서 같이 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불 끄기 행사는 하루 보여주는 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순간순간 병들어 가는 지구와 바닥 나는 에너지를 위해서 너도 나도 작은 일에서부터 하나하나 실천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고마운 책이었다.
불 끄기 행사 전에 읽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마지막 부록에는 어떻게 지구가 병들어 가고 있는 지 보여줌으로써 우리 어린이들에게 이런 행사들의 필요성과 가치를 일깨워 주고 있다.
내년에는 우리 아이들과 이 취지를 함께 떠올려 보고 즐거운 마음으로 이 행사에 참여하련다.
어둠 속에서 아이들과 무슨 놀이를 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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