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된 범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 11
박영만 지음, 원유순 엮음, 김태현 그림, 권혁래 감수 / 사파리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구수한 옛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재미있고 정겹다. 

개가 된 범은 말하자면 어떻게 하여 범이 개가 되어 집을 지키게 되었는지 알려 주는 이야기이다. 

사납기로 유명한 범이 어찌하여 집 지키는 개가 되었을까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소년은 

아이들에게 아비 없는 자식이라고 놀림을 당한다. 

소년은 어머니에게 왜 아버지가 없냐고 묻고 

어머니는 아버지는 사냥꾼이었는데 어느 날 범을 잡으러 갔다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대답을 해 주신다. 

소년은 아버지의 원수인 범을 잡기 위해 그로부터 3년 간 

열심히 활 연습을 한다. 

소년은 어머니에게 범을 잡으러 떠나겠다고 말하고 어머니는 

소년의 활솜씨가 어느 정도인지 시험을 해 보자고 한다. 

그 시험은 바로 어머니가 바가지를 이고 바가지에 꽂힌 바늘을 맞히라는 것이다. 

잘못하여 실수라도 하면 어머니의 목숨이 위험하다. 

소년은 정학하게 명중을 한다. 어머니는 또 하나의 과제를 낸다. 

이번엔 어머니 머리 위에 놓인 좁쌀 한 알을 명중하는 것이다.  

바늘도 모자라서 좁쌀 한 알을 맞히라니.. 

이번에도 만에 하나 화살이 빗나가면 어머니가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이다.

아까보다 더 위험한 과제에 맞서서 소년은 집중하여 활을 잡아 당긴다. 드디어 명중. 

어머니는 아들이 떠나는 것을 허락한다. 

아버지의 원수인 범을 잡으러 떠난 소년 앞에 열두 대문 집이 보인다. 

열두 대문을 열고 가보니 아리따운 처녀가 있다.  소년은 하룻밤 묵어 갈 수 있냐고 묻는다.

처녀가 말하길 오늘 밤 위험한 일이 벌어지니 이 곳에 묵을 수 없다고 한다.  

위험한 일이란 바로 처녀가 오늘 범에게 잡아 먹히는 날인 것이다. 

처녀의 말을 들어 보니 

그 범은 바로 소년의 아버지를 죽이고, 소년의 아버지를 묵게 해 준 처녀의 가족을 한 명 한 명 잡아 먹은 바로 그 범이었다. 

아버지의 원수, 처녀의 원수를 바로 코앞에 두고 물러설 수 없는 소년과 

범의 한판 승부가 남아있다. 

 

아버지의 원수 범을 잡기 위해 어머니의 위험한 과제를 하나 하나 풀어가는 소년의 모습은 

마치 로빈 훗의 사과 명중 장면을 연상시킨다. 

하나 남은 자식마저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하여 

자식에게는 담대한 마음을 준비시키는 어머니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자칫 하면 어머니를 다치게 할 수 있는 상황에서 

평정심을 가지고 활을 쏠 수 있을 때 사나운 범을 대적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꿰뚫고 있는 어머니의 혜안이 느껴진다.  

핵가족화가 심화된 요즘 

할머니, 할아버지의 구수한 누룽지 같은 옛이야기를 들을 기회는 흔지 않다. 

이럴 때 이렇게 책으로나마 옛이야기를 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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