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아들이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니 현관에 못보던 아이들의 신발이 즐비한 것이다.
이게 웬일?
밖에서 놀고 있다던 딸과 딸 친구들이 우르르 집으로 몰려 온 것이었다.
집 안이 완정 엉망진창인데 아무런 사전예고도 없이 들이닥친 아이들.
남편은 사태를 수습하느라 거실을 살금살금 치우고 있었고
철 없는 울 딸은 이렇게 집이 지저분한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친구들을 데리고 와선
미안해 하는 기색도 없이 열심히 친구들과 놀고 있었다.
딸을 일단 째려봐 주었다.
뭔가 엄마의 기색이 이상한 걸 눈치 챈 딸이 나에게 다가오자
엄마 : 친구들을 데려오려면 미리 이야기를 해야지? 무작정 데려오면 어떡해?
딸 : 아니~ 애들이 목이 너무 마르다고 해서..... 우리 집이 제일 가깝잖아.
엄마 : 야,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더러운데~~ 손님을 초대하려면 청소부터 하는 게 예의잖아.
다음부턴 허락 맡고 데려와라.
이차 야단은 나중에 치기로 하고,
더러운 곳을 빨리 치우는 게 급선무였다.
남편과 나는 각자 아이들이 놀이에 정신을 뺏긴 틈을 타서 청소를 했다.
하나씩 하나씩 치워지기 시작하였다. 집 꼴을 되찾아 갈 무렵 딸이 친구들에게 WII 를 하자고 제안하였다.
마침 우리 집에 WII 게임이 있어서 다행이다.
사 두길 잘했다.
동네 친구가 없어서 하도 심심해 하길래 동생과 놀라고 작년에 여러 가지를 장만해 주었는데
그게 이렇게 쓸모가 있다니.....
5명의 아가씨들은 서로가 의논을 해 가면서 탁구, 자전거, 볼링 등의 스포츠를 즐겼다.
그동안 과일도 대접하고
배가 고플 듯 해서 피자도 2판 주문해 주었다.
위 리모컨이 2개 밖에 없어서 친구 하나와 딸은 리모컨을 가지러 친구 집에 다녀왔다.
리모컨이 4개가 되자 동시에 게임을 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4명의 아이들이 동시에 수퍼 마리오란 게임을 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는데 가관이다.
환호를 지르고 , 발을 동동 구르고 난리가 아니었다.
울 아들은 한쪽 옆에서 누나들이 노는 모습을 구경만 하였다.
아마 누나가 많이 부러웠을 것이다.
처음엔 딸이 허락도 받지 않고 친구들을 데려와서 당황하였지만
그렇게 학교 친구들과 노는 모습을 보니 전학시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동네 친구가 없어서 동생하고만 티격태격 싸우면서 놀곤 했는데 말이다.
새로 전학간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잘 생활하고,
틈만 나면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모습과 이렇게 친구들도 집에 데려와서 사이좋게 노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딸의 친구들은
피자도 2판 다 먹고 3시부터 6시까지 놀다가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