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우연히 MBC 스페셜을 보게 되었다. 

그 시간에 볼 게 마땅치 않아서 채널을 여러 번 돌리다가 어떤 교사가 나오는데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중학교 아이들을 지도하는 모습을 보고 채널을 고정하게 되었다.   

같은 교사로서 말마샘- 그 샘의 별명이다. 말이 많다고 아이들이 붙여 준 거란다.-이 아이들과 함께 소통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껴지는 게 많았다.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선생님~ 이란 호칭 대신 말마샘~ 이라고 친근하게 부르며- 때로는 버릇없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선생님을  옆집 아저씨 대하듯이  대하는 걸 보고  선생님처럼만 아이들을 대하는 내 모습이 반성이 되었다.  

기말고사를 치르는 자신의 반 아이들을 위해서 온 가족이 함께 영양 만점, 정성 만점인 약을 조제하는 모습은 < 와! 대단한 열정과 정성이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은 담임 선생님 가족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알약(초코릿, 비타민, 견과류)을 먹고 힘이 불끈불끈 솟아 시험을 잘 봤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 약을 먹는 아이들의 표정에서 행복이 넘쳐 흘렀다.

반 학생들을 위해서 손수 떡볶이를 만드는 모습, 소위 문제아로 불리는 학생들을 예절실로 다 모아놓고  아이들을 혼내고 벌주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몸을 풀어 주는 체조를 하고, 예절을 가르치는 모습. 3학년 400명이 넘는 아이들의 사진을 다 붙여 놓고 각각의 고민이나 상담 내용들을 빼곡하게 적어 놓은 수첩이 하도 봐서 너덜너덜해진 모습.  말마샘의 모습은 진정 참교사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말마샘이 해직이 되었다. 그 이유는 바로 특정정당의 당원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정당에 가입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에 정당에 가입한 말마샘은 2010년  12월에 해직 처리가 된 것이다. 일년을 가르친 아이들의 졸업장도 손수 전달해 주지 못하였다.  공식 행사가 끝난 후 교실에 들어와 손수 제작하신 졸업 CD 앨범을 아이들에게 한 장 한 장 나눠 주시며 제자와 스승이 포옹하는 장면은 눈물이 나왔다.

참교사이기를 소망하고, 아이들 가르치는 것을 천직으로 알며, 가르칠 때 진정 행복한 말마샘은 공무원이라는 신분으로 당에 가입하였다는 이유로 해직이 되었다. 물론 공무원 신분으로서 정당에 가입한 것은 분명 잘못이다. 그보다 더한 짓을 한 사람들로 해직당하지 않고 약한 징계로 끝나는데....   

정치적인 문제와 법을 떠나서 말마샘처럼 아이들을 사랑하고, 교육을 고민하며, 참 교사이기를 소망하는 사람이 교직을 떠나게 된 것은 분명 크나큰 손실이다. 그래서 많이 안타깝다. 

하루속히 말마샘이 아이들 곁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  

김병하 선생님! 말마샘!  멀리서 응원합니다. 힘든 시간이시겠지만 꿋꿋하게 견디시고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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