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눈물, 한권으로 보는 그림 세계지리 백과>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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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눈물 - MBC 창사 특집기획 다큐멘터리
MBC [아프리카의 눈물] 제작팀 지음, 허구 그림, 이은정 글 / MBC C&I(MBC프로덕션)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아프리카 하면 생각나는 건 미개, 가난, 흑인, 노예, 에이즈, 사하라 사막, 유전 등등의 것들이다. 긍정적인 이미지보단 부정적인 이미지를 많이 가지고 있던 게 사실이다.
얼마 전 읽었던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를 보면서 아프리카에 대한 생각이 조금 변하였다. 앞에 열거했던 것들이 분명 존재하지만 아프리카의 한 쪽 면만 바라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은 아프리카를 조금 자세히 들여다 보면 흑인 노예를 만든 것도 백인이었고, 지금 가난에 허덕이게 만든 것 또한 서구유럽과 미국 때문이다. 아프리카는 어쩌면 문명국이라고 하는 나라에 좌지우지되면서 행복할 수 있었던 그들의 시간과 공간을 빼았긴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나처럼 아프리카에 대해서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아프리카에 대한 다른 시각을 가지도록 도와 준다.
현재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원주민을 비교해보면 누가 행복지수가 높을까? 미개하고 , 부자 나라도 아니고, 통신 강국도 아니지만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더 행복해하면서 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행복이란 것은 더 많이 가졌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욕심이 있냐 없냐의 문제인 것 같다. 욕심 없이 자족하며 사는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현재 상대적 빈곤감과 박탈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더 행복해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인류 최초의 화석이 아프리카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 화석을 루시라고 하는데 지금도 오모강 근처에서 루시의 후예들이 살고 있다. 그들에게 자랑할 만한 축제가 있는데 드링킹데이라고 부르며 소 뛰어 넘기를 하는 거다. 건장한 청년들이 소 뛰어 넘기에 성공해야 결혼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참 재미있는 풍습이다.
수리족들의 이야기도 참 재미있다. 아름다운 남자를 뽑는 대회는 여느 미인대회를 방불케 할 만큼 치밀하게 준비되고 있었다.수리족 남자들은 가장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눈 자위를 하얗게 하고, 흰 이가 도드라지게 하기 위해 검정색으로 입술 문신을 한다. 눈과 이가 하얗게 빛나고 살찌지도 않고 호리호리한 남자를 부족의 여자 둘이 낙점하는 걸로 대회의 우승자를 뽑는다고 한다. 아프라키 부족 중에서 외모가 빼어난 부족에 속한다는 수리족의 이야기는 흥미로왔다.
지참금의 크기를 알 수 있는 입술 원반을 하는 부족의 이야기는 자신의 부족 여자들의 정절을 지켜주기 위해 했던 입술 원반이 지금에 이르러서는 부의 상징이 되었다는 게 신기했다. 아무리 봐도 큰 원반을 하고 있는 여인네의 모습이 아름답기 보다 아파 보이고, 흉해 보이건만 미의 기준도 절대적인 게 아니라 언제나 시대와 상황에 따라 상대적임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었다.이 부족 여자들은 결혼을 해야만 입술 원반을 할 수 있고 처녀들은 원반 대신 문신을 하는 걸 보고 이 부족은 아픔을 통해 미를 완성하는 부족임을 알 수 있다.
연간 10KM씩 확장되어 가는 사하라 사막의 가뭄 문제는 정말 심각하였다. 끝없이 펼쳐지는 사막을 통과하여 물을 찾아 떠나는 커다란 코끼리 떼의 이야기는 지구의 환경 문제 심각성을 각성시켜 주었다. 올 겨울 유난히 추웠고 며칠 전 강원도에 사상 유래 없는 폭설이 내리는 등 이상 기후가 계속 일어나고 있는데 사하라 사막 또한 예외는 아니다. 아니 아프리카 전 지역에서 이상 징후들이 보여 지고 있다. 지구의 환경이 그만큼 많이 훼손되었다는 증거일 게다. 사막의 확장으로 인해 수많은 동물과 사람이 물이 없어 죽어 가고 있다. 모계 사회, 끈끈한 유대감, 지능 높은 행동을 보여 주는 코끼리에 대한 설명도 색달랐다.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어서 다른 지역에 가서 돈을 벌어야 하는 부족의 이야기는 지금 가난에 허덕이고 있는 아프리카 대부분의 나라들의 이야기를 대변해 주고 있다. 지난 번 TV에서 다이아몬드를 캐는 아프리카 주민들의 모습이 나왔다. 그들이 하루종일 아니 매일 다이아몬드를 캐내어도 그들에게 돌아오는 건 거의 없다. 아프리카에 있는 모든 자원들이 그들에게 정작 가난을 벗어나게 해 주기 보다 그들의 노동력만 착취하고 , 제대로 값을 지불하지 않는 현실을 보면서 아프리카의 가난은 어쩔 수 없는 하늘의 재앙이 아니라 인재라는 것을 목도한다.
지금은 여러 가지 것들로 힙든 시기를 겪고 있음이 사실이고, 다른 대륙들에 비해 발전이 더디고 미개하며 가난한 대륙으로 떠올려지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그 이면에 있는 진실들을 알게 될 것이며 아프리카의 현재 모습은 어쩌면 문명이라 먼저 불리운 자들이 무자비하게 파헤친 결과로 흘리는 그들의 눈물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느낄 수도 있겠다. 더불어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것이지 문화의 우위는 단순하게 결정되어지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