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남편에게서 들은 내용이다. 

한국예술종합대학에서  수학하고, 그녀가 만든 단편 영화가 

주목도 받았고 앞으로 영화계를 이끌어갈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고 있던 시나리오 작가가  

자신의 집에서 굷어 죽었다는 이야기였다. 

 

세상에 돈이 없어 먹을 걸 못 멋어 굶어 죽다니.. 

2011년에 이것이 가능한 이야기란 말인가? 

내 귀를 의심했다. 

진짜? 굶어 죽었대? 

응... 며칠을 굶어서 죽고 말았대. 

 

그녀가 써 놓은 시나리오도 몇 개나 되지만 

우리 나라 영화 산업이 어디 좋은 시나리오 있다고 영화로 당장 만들어지나?  

제작사나 배급사의 입김이 들어가야지 영화화 되는거지.. 

돈이 없어 방세도 제대로 못 낸 그녀는 

주인집을 찾아 남는 밥이 없냐고 구걸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녀가 그렇게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었을까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녀의 손을 잡아 주지 않았다. 

선한 사마리아인은 한 명도 없었다. 

서른도 넘은 성인이 

유망한 시나리오 작가가 

그렇게 서서히 굶어 죽었다. 

그게 우리 나라 현실이다. 

 

그녀에게  

나라에서 기초수당이라도 줬더라면 

우리 나라가 보편적 복지가 이뤄지는 복지국가였다면 

과연 그녀가 그렇게 굶어 죽었을까?  

예술을 하려고 했던 그녀에게 

우리나라의 현실은 죽음 그 자체였다. 

그녀의 소식을 듣고 정말 마음이 아프고 

나라에 대해 화가 났다.  

보편적 복지를 확대해서  

그녀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최소한 돈 없어서 굶어 죽지 않게 해 줘야 하는 거 아닌가? 

 

장하준의 책에서도 말한다. 

지금 우리나라처럼 경제가 어렵고,고용이 불안하고, 양극화가 심해지고, 물가가 불안정할수록 미시적 경제 정책보다는 

거시적 경제 정책을 써서 경제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이다.  

보편적 복지를 확대해서  

그녀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의식주 걱정 없이 자시의 재능을 펼쳐 보일 수 있어야 일자리가 창출되고 

소비가 활성화되고, 경제가 원활해진다는 것이다. 

 

작녀에도 2집 까지 낸 어떤 30대 가수가 지병으로 일찍 세상을 하직한 일이 있었다. 

그 가수의 노래 가삿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 도토리 싫어, 고기 반찬 먹고 싶어> 

이 가수 또한 명색이 가수이지만 소속사로부터 제대로 된 월급을 받지 못해 

끼니를 굶은 게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오죽 하면 < 고기 반찬 먹고 싶어>라고 했을까 

 

진정 우리나라에서  돈 없고, 백 없으면서 

예술을 하려는 사람들은 

굶어 죽을 것을 각오하고 뛰어 들어야 하나 보다. 

 

지금이 50-60년대도 아니고  

멀쩡한 어른이 굶어 죽다니... 

안타깝다. 

 

지금 곳곳에서 자신의 생존권을 위해 투쟁하는 분들이 있다. (청소부 할머니,할아버지들, 크레임에서 농성 중인 김진숙 씨) 

이들도 우리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그들의 고통을 본체 만체 한다면

그녀처럼 굶어 죽을 지도 모른다. 

 

최고은 작가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곳에서 평안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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