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도 똥쌌대 아이앤북 인성동화 5
이지현 지음, 조원형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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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들어도 재미 있는 게 바로 똥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특히 어린이들은 더럽다고 하면서도 아주 좋아한다. 여기 아주 재미 있는 똥 이야기 한 편이 있다. 다 읽고 나면 감동도 있다. 

지호는 어느 날 4교시에 똥이 마려운 걸 참고 그만 하교를 하고 만다. 겨우겨우 엉덩이 양쪽에 힘을 주고 참고 있는데 그만 자전거와 부딪치는 바람에 실수를 하고 만다.지호는 어기적어기적 집까지 겨우 걸어와 엄마를 보자마자 울고 만다. 엄마는 학교 친구들 앞에서가 아니라 다행이라면서 깨끗이 씻어 주신다. 다음 날부터 엄마는 지호가 두번 다시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배변 습관 길러 주기 작전에 돌입한다. 다름 아니라 이른 아침에 깨워서 차가운 우유 한 컵씩을 먹게 하고 화장실에 들여 보내는 것이다. 학교 화장실은 왠지 볼 일을 보는데 편치 않았던 지호는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하는 수 없이 한다. 학교에서 갑자기 응가가 또 마려운 지호는 지난 번과는 달리 선생님께 화장실 가고 싶다고 말씀 드린 후 화장실로 향한다.  집과는 달리 더럽고 냄새 나는 화장실에서 볼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아 전전긍긍하고 있던 터에 수업 마치는 종이 울리고 왁자지껄 아이들이 몰려 온다. 볼 일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로 화장실 문을 황급히 닫고 나온 지호를 보고 짓궂은 남자 아이들이 < 똥 냄새 난다>며 놀려 댄다. 수업 시간에 배가 아픈 지호는 친구들이 놀릴까봐 화장실 가겠다는 말도 못하고 이번에는 친구들이 모두 있는 교실에서 그만 또 실수를 하고 만다. 친구들은 하나 둘씩 교실에서 똥 냄새가 난다며 난리가 났다. 선생님은 지호 곁에 오시더니 <선생님도 똥 싼 적이 있어요>라고 하시는거다.  와! 뭐든 잘하는 선생님이 똥을 싸다니! 한순간에 아이들은 웃음보가 터져 버리고 만다. 선생님은 숙직실에 다녀오고 나서 그 재미 난 이야기를 해 주신다며 지호를  데리고 가셔서 씻기고 옷을 갈아 입히시고 함께 데려 오신다. 지금 아이들은 지호가 똥을 쌌다는 사실보다 선생님이 똥을 쌌다는 이야기가 더 궁금할 뿐이다. 선생님은 어쩌다가 똥을 싸게 되었을까 아이들은 눈을 말똥말똥 뜨고 선생님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는다.

지호가 한순간에 친구들의 놀림의 대상이 될 수 있었던 사건인데 선생님은 자신도 똥 싼 적이 있다며 자신의 치부를 과감히 드러내 놓으시며 지호를 감싸 주신다. 선생님의 배려가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쉽게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 앞에서 그렇게 말하기는 쉽지 않을 터인데 말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선생님의 모습에서 친구 같은 다정함을 봤을 것이다. 완벽한 선생님보다 자신들처럼 실수도 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아이들에게 더 인간적일 테니깐. 저학년의 경우에 이런 실수를 하는 친구들을 간혹 목격한다. 가끔은 고학년도 이런 실수를 하는 친구도 있다. 어떤 선생님은 교실에서 소변을 본 친구가 창피하지 않도록 주전자를 슬며시 가져와서 본인이 잘못하여 물을 엎지른 것 처럼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 또한 교실에서 실수하는 친구들이 최대한 상처 받지 않도록 아이들 몰래 일처리를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대부분의 저학년의 아이들은 선생님의 속임수에 잘 속아넘어 간다.

사람은 어린이나 어른을 불문하고 누구나 실수를 한다. 

실수를 하는 친구들을 보고 놀리고 창피를 주기 보다 이렇게 선생님처럼 <나도 그런 적이 있어>라고 말해 주며 친구의 실수를 눈감아 주고 창피해 하지 않도록 배려해 주는 넉넉하고 따뜻한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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