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으로 감독과 배우가 나오는 시사회를 처음 다녀왔습니다.
울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감독이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제가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DVD와 디카를 챙겨 들고
건대 입구역 롯데 시네마로 갔어요.
영화는 8시 상영인데 6시에 표를 받고, 롯데 백화점을 아이 쇼핑하고 나서 잠깐 저녁 요기를 한 다음 무대 인사를 한다는 곳으로 7시 10분 쯤에 가 봤습니다. 그런데 웬 걸? 벌써 장사진을 이루고 있더라구요.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었어요. 전 이름도 모르는 감독인데 어쩜 이리 잘 알고들 시사회에 왔는지, 눈에 잘 띄게 핑크 색 리본 머리띠를 한 무리들도 보였어요. 더 신기한 것은 이 영화에 나오는 중국 사람 팬인가 본데 양복을 선물로 사 가지고 왔더라구요.
하여튼 약속한 시각이 되어 감독과 주연배우 2명이 등장하였습니다. 혹시나 카메론 디아즈가 나올까봐 까치발을 하고 봤는데 카메론 디아즈는 오지 않고 세 명의 남자만 왔어요. 남편을 위해서 사진 한 장이라도 찍어 가야지 하며 열심히 찍어 봤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앞 사람 손만 찍히더군요. 셋 중에 누가 감독인 줄 알아야죠. 이럴 땐 아줌마의 용기가 나오죠. 옆에 있는 아가씨에게 물어 봤어요. 감독이 누구냐고? 저와 반대쪽에 있는 머리 뽀글뽀글한 사람이래요. 아이고~~안경 쓴 사람이 감독인 줄 알았더니 영 잘 못 짚었네요. 다시 반대쪽으로 자리를 옮겼어요. 그런데 그 감독이 유명하긴 한가 봐요. 미셀 미셀~~을 외치는 무리들이 많더라구요. 보통은 배우 이름을 외치지 않나요? 자리를 옮겼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많아 사진 찍기는 너무 힘들었어요.
옆 모습만 겨우 찍었네요 ^ ^;
그런데 퇴장할 때 팬서비스로 사진도 찍고, 사인도 해 준다는 거예요. 얼씨구 이 기회다 싶어 얼른 퇴장하는 곳으로 갔어요. 남편이 챙겨준 DVD 2장을 쭉 내밀었어요. 프랑스 감독 미셀이 친절하게 둘 다 사인을 해 주었어요. 그리고 얼른 사진도 찍었죠. 임무는 완수했으니 이제 입장!
액션 영화인데 3d로 보니 색다르더라구요. 약간 뭐랄까 게임 공간 안에 들어 온 것 같기도 하고...
재벌 2세가 수퍼 히어로가 된다는 설정인데 그 수퍼 히어로의 이름이 바로 < 그린 호넷 > 이에요. 다른 수퍼 히어로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나쁜 일을 해서 악당의 관심을 사게 한다는 점이죠. 수퍼 히어로의 친구(중국인)는 완전 천재입니다. 미국 드라마에 나왔던 키트 같은 자동차를 혼자서 척척 만들어내고, 무술 또한 엄청 잘하죠. 여러 멋진 차들을 구경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죠. 영화는 2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재미있었습니다. 액션 영화치곤 그렇게 잔인하지 않아서 맘에 들었습니다. 전혀 친구가 될 수 없는 계층(재벌 2세와 정비공)이 친구가 된다는 것과 <무의미하게 산다는 것은 곧 죽음과 다를 바 없다>는 주인공의 말이 기억에 남네요.
다음 날 신문에 보니 무대 인사를 하고 있는 <그린 호넷> 세 명이 실렸더군요. 한 번 봤다고 굉장히 반갑더라구요.
영화보다는 감독과 배우가 등장하는 시사회의 현장이 참 재미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