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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 ㅣ 꿈결 비단결 우리 그림책
이철환 글, 장호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언젠가 리뷰에 올렸던 <연탄길>에 실린 글을
저학년 어린이 대상으로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는 예전에 읽었던 일본 책<국수 이야기>와 매우 흡사하다.
음식점 주인의 고객에 대한 사랑이 잔잔하게 우리의 가슴에 스며든다.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외식 요리는
바로 자장면이다.
자장면과 떡볶이가 지겨워질 때면 그 때가 바로 나이들었다는 증거라도 말도 있을 정도이다.
난 아직도 자장면이 좋은데 그럼 아직 젊다는 증거겠지?
우리 모두 가난하던 시절
눈이 소복히 내리던 날
자장면 집에 세 아이가 들어 선다.
부모도 없이 말이다.
아이는 셋인데 자장면은 두개를 시킨다.
남동생이 왜 누나는 안 먹냐고 물어 보자
누나는 배가 아파서 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우린 그게 누나의 거짓말임을 안다.
돈이 없어서 두 그릇 밖에 주문을 하지 못하는 것임을...
그런데 주인 아주머니가 갑자기 반갑게 누나의 이름을 부르며
탁자로 오신다. 아이들은 깜짝 놀란다.
주인 아주머니는 어릴 때 옆집에 살던 엄마 친구라면서
맛있는 자장면과 탕수육을 배불리 먹게 해 주신다.
자장면이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오라는 말씀을 해 주시며
아이들이 눈 속으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신다.
아줌마의 남편이 묻는다.
아는 애들이냐구?
아주머니도 처음 보는 애들인데 사정이 딱해 보이기니 한데.
그렇다고 이유없이 자장면을 공짜로 주면
아이들이 더 슬퍼할까봐 거짓으로 엄마 친구인 듯 연극을 했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눈물 한 방울 주르륵 !!
주인 아주머니의 타인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는 장면이다.
그냥 공짜로 줄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게 아이들의 상처를 건드리거나
자존심을 상하게 할까봐
엄마 친구인 것처럼 연극을 하신 그 놀라운 배려심.
예전에 보았던 <여인의 향기>라는 영화가 있다.
내가 참 좋아하는 영화 중의 하나인데
거기서도 눈이 잘 안 보이는 알 파치노가
매트 딜런에게 자신을 에스코트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 주는 대목도 이와 비슷하다고 본다.
자신이 맹인이라는 게 만천하에 드러나게 에스코트 하는 것이 아니라
표 나지 않게 도와 주는 것
그게 상대방을 대한 예의이자 배려라고 말한다.
<넌 가난하니깐 너만 무상급식지원으로 도와 줄게 >
이렇게 표나게 도와 주는 게 아니라
모든 학생이 무상급식을 하게 함으로써 전혀 표 나지 않게 도와 주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훨씬 상처도 덜 받을 것이다.
누구를 도와 준다는 것은 자기를 생색내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렇담 그들이 덜 상처 받고 덜 자존심 상하게 도와 주는 방법들을 사용해야 하는 게
옳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