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를 먹는 불가사리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4
정하섭 지음, 임연기 그림 / 길벗어린이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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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듣기 교과서 심화 과정으로 <쇠를 먹는 불가사리>가 나온다.  

맛배기로 일부분의 이야기만 들려 주기에는 너무 아쉬워서 

도서실에 아이를 보내 책을 구해 오라고 했는데 

아뿔사! 책이 없다네. 

다행이도 집에 책이 있다는 어린이가 있어서 

가져 오라고 해서 오늘 아이들에게 읽어 주었다. 

한 번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이므로 더  눈을 초롱초롱 뜨고 듣는 모습이 정말 예쁘다. 

 

불가사리는 바다에 사는 불가사리 가 아니라 다른 뜻이 있는 한자어이다.  

不可殺伊  이 한자를 발음하면 불가사리가 되는 거지.  즉 죽일 수 없다는 의미가 된다. 


외딴 집에 사는 아주머니가 전쟁 통에 남편과 자식을 잃고 

밥풀을 뭉쳐 인형을 만들고 다시는 죽지 말라는 뜻으로 불가사리라는 이름을 지어  준 거다. 

불가사리는 고려가 쇠하고 조선이 새롭게 탄생하려는 즈음에 

고려 사람들 마음 속에 자리 잡던 상상의 동물이라고 한다. 

한 나라가 망하려는 찰나에 백성들이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것은 아마 

불가사리처럼 용맹스럽게 적들을 물리쳐주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한 나라가 그 명을 다하여 쇠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겪어 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요즘 우리 나라 정세도 별로 평안해 보이지 않아 

어디든 불가사리가 살아 있다면  

백성을 괴롭히는 그 무엇이든 쇠처럼 마구마구 먹어 버리면 좋겠다. 

 

다 읽어 준 후 자유롭게 독후감을 써 보라고 하니 

제법 감동적으로 잘 쓴 어린이가 나온다.  

임금님이 나쁘다고 한 어린이들도 여럿 나온다. 

아주머니가 불쌍하다는 어린이도 있다.  

나 역시 아주머니가 기둥에 꽁꽁 묶인 채로  

자신을 구하러 오는 불가사리를 향해 

외치던 노래 소리가 정말 구슬펐다. 

그게 바로 어머니의 마음 아닌가 싶다. 

 

교과서에 나온 이야기는 아이들이 굉장히 친근해 하며 좋아한다.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해치와 괴물 사 형제><쇠를 먹는 불가사리>  

세 편 모두 책으로 읽어 줬는데 역시나 좋아한다. 

그냥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만 들려 주는 걸로 끝나는 것보다 

원래 책을 한 번 읽어 주는 데 더 효과적인 것 같다.  

문학작품은 일단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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