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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방통 분수 ㅣ 신통방통 수학 3
서지원 지음, 박희경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신지원 이라는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기 시작한 건 바로<우리 반에 공룡이 전학왔다>란 책을 보고나서 부터였다.
그런데 이 작가님이 수학 동화도 쓰시다니... 그것도 아주 유명한<신통방통 곱셈 구구>의 저자란다. 아니 이럴 수가. 사회적 인식 뿐만 아니라 수학적 지식도 풍부하다니 서작가님을 좋아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신통방통 곱셈 구구>는 좋다는 말만 들었지 아직 읽어 보진 못했다. 하지만 분수 책을 보니 분명 좋은 책일 거란 확신이 든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수학 시리즈가 나온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신통방통 분수>라는 책을 보니 정말 수학이라면 머리에 쥐가 나려는 아이들도 이 책을 일단 한 번 읽고 나면 수학에 대한 관심을 가질 것 같다. 더구나 수학을 못하는 아이가 주인공이라 감정이입도 확실히 잘 되고 더 실감이 날 거다. 일단 수학에 관심을 가지고 흥미가 생기면 50점은 거저 먹는 거다. 무슨 공부든지 학습자의 흥미가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가끔 아이들에게 물어 본다. 어떤 과목이 좋냐고? 물론 체육이 가장 많다. 수학이 좋다는 아이는 반에서 2-3명 정도 밖에 없다. 물론 수학 잘하는 아이들이다. 난 수학을 워낙 좋아했던 터라 우리 딸이 수학을 못하고 싫어하는 게 이해되지 않았었다. 그런데 우리 딸을 가르치면서 보니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학을 싫어하게 만들지 말아야 된다는 것이다. 수학을 좋아하게 만드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차선책으로 적어도 싫어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딸에게도 말하곤 한다. 수학을 싫어하지는 말라고. 그러게 되면 자꾸 더 못하게 되니깐 엄마가 옆에서 최대한 이해할 수 있게 가르쳐 줄 테니 친구처럼 수학을 생각하라고 말한다. 처음부터 아이들이 수학을 싫어했던 것은 아니다. 초1때는 수학 내용이 아주 쉽기 때문에 누구나 수학을 좋아한다. 하지만 점점 1학년 2학기에 들어서면서 복잡한 연산이 나오기 (10넘어가는 덧셈, 받아내림이 있는 뺄셈)시작하고, 2학년 올라가면 곱셈 구구에 분수까지 등장하면서 그때부터 수학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로 나눠진다. 단원평가를 보면 그때부터 점수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 20점-100점까지 다양한 점수가 분포한다. 수학은 단계학습이어서 한 단계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나가는 게 불가능하다. 그래서 학습 부진이 가장 많이 나오는 과목이기도 하다. 그래서 수학을 좋아하고 잘 가르치고 싶은 나는 항상 고민스럽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즐겁게 수학을 공부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저학년은 덜하지만 고학년 수학 시간에 보면 정말 수학을 포기하고 있는 친구들이 1/3 정도 된다. 이미 저학년부터 학습 부진이 누적되어 있어서 그 시간 수업은 알아 듣지 못하는 것이다.
저학년 때 수학 문제에 실패했던 경험을 많이 가져본 아이들은 점점 수학이 무섭고 싫어지게 되고 그러다 보니 더 악순환이 계속되는 거다. 그런 친구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한다. 분수만큼 수학 개념이 필요한 게 또 있을까? 피자 한 판을 8조각을 내면 8조각이지 이게 어떻게 1/8 이란 말인가? 아이들은 정말 이해가 안 갈 수도 있다. 시계도 마찬가지다. 분명히 긴 바늘이 1을 가리키고 있는데1분이 아니라 5분이라니. 이게 웬 엉뚱한 말인가? 둘 다 수학적 개념이 필요한 부분들이다.
저자도 말하듯이 외국에서는 분수를 아주 어려서부터 가르친다고 한다. 개념만 바로 서면 아이들에게 분수는 아주 쉽다. 하지만 개념이 서지 않은 상태에서는 정말 이해하기 힘든 게 또한 분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번 교육과정에서부터 2학년 2학기에 맛보기로 분수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러고 보니 2학년 과정에서 중요한 곱셈구구와 분수가 다 나오는 셈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수학실력은 2학년 곱셈 구구에서 판가름 난다고 생각한다. 곱셈구구가 아주 잘 되어야만 3학년 때 나오는 나눗셈도 능숙하게 할 수 있다. 3학년 수학 장난 아니다. 갑자기 수준이 껑충 뛰어 버린다. 솔직히 연산이 잘 되어야 수학 과목에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 우리 반 친구들도 요즘 연산을 배우고 있는데 정말 속도 차이가 엄청 나다. 어떤 아이는 20문제를 3분 만에 다 풀어 오는데 어떤 아이는 20분이 다 걸려도 해결을 못하고 쩔쩔매고 있다. 이렇게 실패를 경험한 아이들은 점점 수학이 괴물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기본적인 연산력을 갖추는 것은 수학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수학이 신통방통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이 책이 참 고맙다.
수학이 무섭거나 싫다고 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