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되는 작가들

외톨이 -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 청소년소설집 ㅣ 푸른도서관 39
김인해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만화 표지 같은 겉표지가 인상적이다.  청소년 문학 부분에서 새로운 작가상을 받은 두 분과 역대 수상작가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난 역대 수상작가인 [ 한파주의보] 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극한 상황에 처한 두 모자라는 소재도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시원시원한 새엄마의 캐릭터가 맘에 들었다.

[한파주의보]는 한파라는 극한 상황에 처한 새엄마와 아들이 그 상황을 통해 조금 더 서로에게 가까워지는 모습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아버지만 시골에 남겨 두고 둘만 올라오는 것도 어색한데 거기다가 갑자가 몰아닥친 한파에 보일러가 고장 나고 수도가 나오지 않아 겪게 되는 이런 저런 상황들이 아주 세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 속에서 소년이 느끼는 여러 가지 감정들이 잘 표현되어 있고 이 작품 또한 재혼 가정에서 자녀가 느낄 수 있는 소외감이나 이질감 등을 드러내 놓고 있다. 예전처럼 재혼가정이 특이한 경우가 아니라 이제는 흔한 경우가 되었기에 재혼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 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 같다. 재혼 가정에서 자녀들이 느낄 수 있는 이질감 내지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 등이 이렇게 문학 작품 속에 등장하다 보면 훨씬 더 이해의 폭이 넒어질 수 있을 듯 하다. 자신을 낳아 주신 부모와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다면 가장 행복하겠지만 그렇지 않고 이렇게 새로운 부모를 만나는 경우라도 얼마든지 서로를 이해하며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들이 더욱 더 많이 나왔으면 한다.  

[외톨이]라는 작품은 서평 쓰기가 녹녹지 않은 작품이다. 주인공 시욱이가 키다리를 때리고 나서도 왠지 찝찝한 기분이 드는 것 처럼 읽고 나서 내내 그런 기분이 든다. 처음부터 키다리가 외톨이가 아니었던 것처럼 시욱이 또한 언제고 외톨이가 될 수도 있겠지. 키다리가 도서반에 들지 않은 시욱이를 일부러 골탕 먹이고 바람 맞히고 한 덕에 오히려 자신이 외톨이가 되어 버린 상황은 인생사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것을 보여 주는 동시에 군중 심리에 휩쓸리는 나약한 우리 인간의 단편적인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한다.  결국 시욱이를 왕따 시켰던 키다리나 군중 심리에 이끌려 키다리를 때린 시욱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어느 누구도 외톨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여 주는 작품이었다. 시욱과 키다리 모두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임을 보여 준다. 아마 시욱이가 듣던 노래는 아웃사이더의 그 노래 [외톨이]였을 거다. 

[카모마일 차 마실래?]는 읽고 나면 카모마일 향기가 은은하게 퍼지는 것처럼 온기가 저절로 전해지는 그런 작품이었다. 봉사활동을 하러 간 석이가 거기서 만나게 된 왕재수 지연이와 시각장애인 아저씨들, 그 밖에 장애우들을 통해 형식적인 봉사 활동이 아니라 진실된 마음으로 그들과 대화하며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관계까지 발전하는 이야기를 잔잔하게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