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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하길 다행이야! - 어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는 긍정의 힘 ㅣ 인성교육 보물창고 11
제임스 스티븐슨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지난 주 토요일부터 3박 4일로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그 기간 내내 우리 가족 모두의 슬로건이 바로 <그만하길 다행이야> 였다. 아들만 빼고는 모두 이 책을 읽었기에 여행 도중에 벌어질 수 있는 짜증 만발, 분노 폭발의 상황에서 이 말 한마디가 우리 가족 모두를 웃을 수 있게 만들었다. 책이란 바로 이런 힘을 지녔다.
예전에 엄청 유행하였던 대중 가요 중에 <머피의 법칙> 이란 것이 있었다. 왕재수 없는 날을 그대로 표현한 가사가 정말 마음에 콕 와 닿았는데 이제는 그런 상황이 똑같이 닥쳐오면 이 책<그만하길 다행이야>를 떠올리려고 한다. 그러면 조금 위안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살다 보면 정말 왕재수 없는 날들이 있기 마련이다.메이 린과 루이 남매처럼 강아지가 소파를 물어 뜯기도 하고, 손에 가시가 박히기도 하고, 자전거 바퀴에 바람이 빠지기도 하고, 운동화에 구멍이 나기도 하고, 연이 나무에 걸리기도 한다. 그럴 때 우린 < 왜 이렇게 재수가 없는 거야? >라고 말하곤 하는데 메이 린의 할아버지는 그런 모든 상황 속에서도 한결같이 <그만하길 다행이야 >라고 말씀하시곤 한다. 그런 할아버지를 아이들은 세상 일이 재미 없으셔서 시큰둥하시다며 나름대로 결론을 내린다.
손주들의 말을 몰래 엿듣고 계시던 할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자신이 어젯밤 겪은 일을 말씀해 주신다.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들은 자신들이 겪은 일들이 할아버지가 당한 일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란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지 않았을까? 그렇기에 마지막 할아버지가 <자, 너희들은 내가 겪은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 물어 보시자 손주들은 활짝 웃으며 <그만하길 다행이에요> 라고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할아버지의 교수법이 참 멋지다. <사람은 긍정적으로 살아야 돼 > 이렇게 주입하지 않고 자신이 겪은(?) 일을 이야기 해 주시면서 자연스레 깨닫게 해 주는 기다림의 교수법이 감동으로 와 닿는다. 우리 어른들은 너무 쉽게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주입하려고 들지 않나? 나 또한 그런 실수를 자주 범하고 하는데 그렇게 배운 것은 쉽게 잊어 버리고 습관화 되지 않는 것 같다. 아이들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 방법인 듯 하다. 이 할아버지처럼 말이다.
<그만하길 다행이야>라는 말 속에는 감사하는 마음이 내포되어 있다. 지금 상황에 대해 한없이 짜증내고 원망할 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 보면 그 상황에 대해 감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고마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