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 - 책 읽는 가족 책읽는 가족 32
강정님 지음, 원유미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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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을 함박 웃음 지으며 바라보고 있는 너무나 앙증맞은 아이가 바로 주인공 송이다. 송이는 자연에서 자라고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이다. 송이 주변에 있는 인물들 또한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을 아끼며 지키는 사람들이다.  

어린 송이는 낙농업을 하는 아빠 덕분에 자연을 친구 삼아 지내는 아이이다. 송이의 친구는 눈사람, 허수아비 아저씨. 팔랑이 바람 등이다.  송이의 부모는 귀농한 상태로 그런 송이 아빠가 할머니는 못마땅 하지만 세월이 지나자 아빠의 진심을 알고 할머니 또한 송이네 집에 자주 머물며 텃밭을 가꾸신다. 그런 할머니께서 돌아가시는 슬픔을 맛보기도 하는 송이. 

송이와 송이 엄마가 거꾸로 나오려는 송아지를 받아내는 에피소드는 정말 재미있다. 아버지가 일이 있어서 읍내에 나간 사이 송아지가 거꾸로 나오려는 바람에 송이와 송이 엄마가 송아지를 잡고 빼내려고 안간힘을 써보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그 찰나 누군가의 힘이 더해지자 송아지가 쑤~웅 하고 세상 구경을 하러 나온다. 그리고 셋은 모두 뒤로 나자빠져 진흙탕 범벅이 되는데 그 누군가는 바로 택배를 전해 주러 온 용주 언니였다. 

온몸이 진흙탕이 되어 버린 용주 언니를 대접하는 송이 가족의 모습은 정말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진다. 용주 언니를 집으로 데려 와서 씻게 하고 함께 장에 데리고 가서 옷을 사주고, 용주 언니는 그에 대한 보답으로 송이에게 인형을 선물해 주고, 송이 가족에게 자장면을 사준다.  밤 시간이 다 되었다며 집에 가려는 용주 언니를 굳이 집으로 데려 와서 하룻밤을 재우는 송이 가족의 모습은 이웃 사랑을 그대로 실천하는 모습이다. 단지 택배를 전하러 온 용주 언니 또한 진흙탕 속에서도 송아지 빼내는 일을 도와 주고 송이의 약간 엉뚱한 이야기를 자장가 삼아 들어 줄 수 있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으로 등장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나쁜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초반에 아빠를 구박하시던 할머니마저 나중에는 마음이 돌아섰으니깐 말이다.  

그런 할머니, 부모 밑에서 자연을 친구 삼아 자란 송이는 당연히 착할 수 밖에 없다. 

갑자기 엄마가 다치셨다는 연락을 받고 뛰쳐나간 부모님을 위하여 송이는 설거지 통에 어지럽혀진 그릇들을 정리하고, 쌀을 씻어 밥을 하고.된장 찌개를 끓여 놓는다. 물론 잘 모르는 부분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따뜻한 목소리가 안내해 준다. 깁스를 하고 온 엄마가 부리나케 밥을 하려고 들자 송이가 차려 놓은 따뜻한 밥상이 세 식구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저절로 미소 짓게 만든다. 

아이들은 이렇게 송이처럼 자연에서 키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 물론 송이 부모처럼 대단한 결심을 하고 귀농하거나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가능할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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