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 이야기 - 시와 그림으로 보는 백 년의 역사 Dear 그림책
존 패트릭 루이스 글, 백계문 옮김, 로베르토 인노첸티 그림 / 사계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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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놀라운 그림책도 있구나 싶을 정도의 흥분을 느끼게 하는 그림책이었다. 아주 오래 전 남편이 사부다의 팝업 책인 < 오즈의 마법사>란 책을 처음 보여 주었을 때의 그 느낌과 흡사하다. 사부다의 팝업 책을 처음 봤을 때 <세상에 이런 책이 있을 수 있다니... >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그 때는 지금처럼 팝업 책이 대중적이질 않았었다- 책을 통해 전해져 오는 그 느낌은 굉장한 예술작품을 대했을 때의 그런 경이로움이었다. 그 이후 정말 오랜만에 그와 흡사한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는 책을 만났다. 최고 점수 5점이 아니라 5++ 점수를 주고도 남을 정도의 그런 책이다. 

혹시 저작권에 걸릴까봐 사진을 찍어 올리지 못하지만 양면 가득히 펼쳐지는 그림은 고흐의 그림 못지 않게 멋지다. 그런데 그림을 그린 인노첸티는 제대로 된 미술 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그림을 배웠다고 하니 그 이야기를 알고 그림을 다시 보면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집이고 집이 곧 화자이다. 그 집이 20세기 100년의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 준다.  겉표지 가득 그려진 집이 바로 그 집인데 패스트가 창궐하던 1656년에 이 집은 세워졌고 그리고 버려진다. 그런 집을 몇 백 년이 흐른 뒤 어린이들이 찾아 내고 다시 사람들이 찾아와 둥지를 틀고 생활을 한다. 그렇게 100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은 사진 액자 같은 그림이 왼쪽에 있고 오른 쪽에는 집이 들려 주는 그 시기의 이야기가 시처럼 적혀 있다. 다음 장을 넘기면 양면 가득히 집과 그 주변의 모습, 사람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이렇게 15장의 그림과 시가 이 책에 들어 있다.

100년 동안 집에서는 무슨 일들이 일어났을까?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씌어진 이 책은  2차 세계 대전 이야기를 여기 저기에 많이 담고 있다. 그런 시대적 상황을 떠올리며 다시 그림책을 보니 집이 겪었을 기쁨, 슬픔, 환희, 두려움, 절망 등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가격이 굉장히 비싼 편이지만 그래도 소장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루이스와 인노첸티 콤비가 쓴 다른 책들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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