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에서 소리가 난다 Dear 그림책
김장성 지음, 정지혜 그림 / 사계절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내 어릴 적 주로 놀던 곳이 바로 골목길이었다. 그래서 이 책은 어린 시절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어릴 때 골목만 나가면 동네 친구들 모두 만날 수 있었고 그들과 어울려 즐겁게 놀이를 하곤 했었는데...  요즘은 골목이 많이 사라져 버렸고 설사 있다손 하더라도 차가 위험하고 사람이 무서워서 아이들을 내보내지 못하는 실정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겉표지를 가득 메우고 있는 사진처럼 세밀하게 그려진 그림은 예전 70-80년대의 골목길의 모습이다. 지금도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골목이라면 분명 재개발 지역일 것이다. 작가는 아마 성북구의 어느 재개발 직전의 마을을 방문하여 사진을 찍고 이걸 그림으로 옮겼을 것이다. 그래서 2010년인데도 70,80년대 내 어릴 적 골목길의 모습과 똑같다. 

골목에서 어떤 소리가 날까?

<자전거 소리 

설거지 소리 

남자 아이들의 뛰노는 소리  

여자 아이들의 고무줄 놀이하는 소리

할머니의 기침 소리 

할아버지의 페휴지 누르는 소리  

삭은 빗물받이 한 귀퉁이 떨어지는 소리 

아이의 실오줌 누는 소리 

강아지 혼자 히이잉 거리는 소리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 소리 

소리가 사라져 간다.> 고 작가는 말한다.

골목길에서 들리던 소리가 사라지면서 다른 것들도 사라진다. 이웃들이 도란도란 정을 나누며 살던 소리도 사라진다. 맨 마지막 장면은 그런 면에서 의미심장하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재개뱔촌 너머로 거대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는 장면이다. 골목길이라곤 전혀 없는 아파트촌에서 이런 소리들이 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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