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그림책은 내 친구 10
로버트 맥클로스키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논장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겉표지는 두 아이가 손을 잡고 바람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어딘가를 걸어 가는 장면이다. 하늘에서는 갈매기가 어지럽게 날고  바람이 제법 세게 불어 언덕 위의 풀이 휘어진 채 흔들리고 있다. 겉표지는 세가지 정도의 색만 사용하여 그렸으나 그 느낌은 강렬하다. 두 아이가 도대체 어디를 향하여 가고 있는지, 도대체 그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는 이로 하여금 하염없는 궁금증을 느끼게 해 준다. 

본문은 온통 흑백으로 아주 부드러운 연필선으로만 그려졌는데 연필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멋진 그림을 그려낼 수 있구나 감탄이 절로 나왔다.  특히 갈매기들이 날아가는 장면은 정말 환상적이다.  

아름다운 그림만큼이나 이야기 또한 아름답기 그지 없다.  

어느 날 아침 젖니가 흔들리는 샐에게 일어나는 일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젖니 흔들리는 것은 어른들에게 아무렇지 않은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걸 처음 경험하는 아이들에게 신기하기도 하고 두렵고 무서운 일일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런 어린이의 마음을 샐을 통하여 아주 앙증맞게 표현하고 있다. 젖니가 흔들리고 새 이가 나온다는 것은 어른이 된다는 것이라며 한없이 축복해 주는 주위 사람들의 모습에서 따뜻함이 느껴진다.  마지막에 젖니가 빠졌으니 어른답게 동생을 타이르는 샐의 모습이 정말 귀엽다.  7-8세가 되면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지만 이렇게 주변에서 따뜻하게 축복해 주고 어른이 되는 거라고 격려해 주면 그 날이 그저 그런 날로 잊혀지는 게 아니라 샐처럼 아주 특별한 날로 기억될 수 있을 것 같다. 큰 애한테는 그렇게 해 주지 못해 미안하지만 둘째 아이에게만이라도 축하 잔치를 해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소원도 빌게 해야지. 그게 다 추억이 되는 거니깐.

외국 사람들은 이렇게 젖니가 빠지거나 생리가 시작되는 자녀에게 축하 잔치를 해 주던데 막연한 두려움을 가질 수 있는 어린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는 듯 하여 그런 점은 우리도 본받을 만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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