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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노 주식회사 ㅣ 맛있는 책읽기 13
김한나 지음, 서인주 그림 / 파란정원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보기 전에는 티라노가 나오니까 공룡에 대한 재미있는 동화인 줄로만 여겼다. 하지만 읽고 나니 내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음을 깨달았고 이 책은 주제의식이 아주 무겁지만 어쩔 수 없이 수긍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다루고 있음을 알았다. 티라노가 나온다고 해서 재미있는 동화이길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지도 모르지만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우리 주변에 참 티라노 같은 존재들이 많이 있음을 공감하며 함께 분노하고 함께 싸울 의지를 다지게 될 거다.
겉표지에 보면 시뻘겋고 커다란 티라노가 그 무서운 이빨을 번뜩이며 뭔가를 집어 삼킬 듯이 크게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티라노는 실제 공룡 사회에서도 정말 무지막지한 괴물이었듯이 이 동화책에 나오는 <에우로파> 라는 별에서도 티라노는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티라노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에우로파 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고 만다. 그렇담 다른 공룡들은 그렇게 될 때까지 뭐하고 있었던가? 라는 질문이 생긴다. 처음에 티라노가 그런 개발 제안을 했을 때는 흔쾌히 찬성을 하고 주식회사 설립을 허가하고 그 회사에 들어가 일을 하였지만 점점 그 아름답던 에우로파 별이 오염에 찌들고 수장룡들이 죽어가는 것들을 보면서 몇몇 지각있는 공룡들은 더 이상 두고봐서는 안 되겠다고 티라노에 반기를 들지만 티라노는 이미 독재의 길로 들어서서 그 누구의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오직 티라노에게만은 티라노주식회사를 키우고 자신의 배만 불리는 일이 목표일 뿐 에우로파 별이 파괴가 되든, 다른 공룡들이 죽어나가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 공룡들이 아무리 후회를 해도 때는 이미 늦어 그 아름답던 별은 얼음별이 되고 만다.
작가는 우화처럼 티라노를 내세워 우리 인간 사회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도 똑같지 않는가! 오직 개발만이 목표이고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이나 자연은 안중에도 없다. 문수 스님이 소신공양을 해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반대를 하고 ,이포보에 올라가 한 달 가까이 농성을 하고 있어도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이러다 우리 나라도 에우로파처럼 되어버리는 건 아닌지.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던 에우로파 별이 티라노 같은 독재자 한 명으로 인해 죽음의 별인 된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