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가 된 위안부 할머니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19
이규희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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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광복절이다. 우리 어린이들에게 광복절이 무슨 날인지 물어 보면 정확히 아는 친구가 얼마 정도 될까? 요즘은 대학생조차도 광복절이나  4.19  ,6.25전쟁 등 역사적 사건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하물며 우리 어린이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알 리가 없지.  그래서 이런 책이 나와 준 거에 대해서 먼저 감사하다. 

나 또한 위안부 할머니에 대해서 뉴스를 통해서만 들었지 솔직히 그 분들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거나 마음 저 깊은 곳에서 함께 분노하고 슬퍼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이야기 속의 김은비 학생처럼 나 또한 황금주 할머니에 대해 검색을 해 봤다. 그랬더니 정말 실존 인물이고 이야기 처럼 지금은 치매와 파킨슨 병으로 부산 요양원에 계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규희 작가님이 쓰신 작가 후기에도 직접 할머니를 인터뷰하시고 할머니의 고향인 선팽이에도 함께 다녀오신 걸 읽고 나서 작가님이 이런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서 우리 어린이들에게 꼭 알려 주고 싶은 열망이 있다는 걸 알았다.  후세가 그 분들을 기억해 주지 않는다면 그분들의 인생이 너무 허망하고 슬프지 않은가!  그래서 난 이 책을 많은 어린이들이 읽고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서 기억해 주고 더 나아가 그분들의 평생 소원(바로 일본의 사죄)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같이 싸워줄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란다. 내 자녀에게도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만이라도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알려 줄 필요성을 깨닫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은비가 처음에는 옆집에 사시는 황금주 할머니를 귀신할머니라고 무서워하고 두려워했지만 자신도 성추행 비슷한 경험을 하고 나서 할머니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이해하며 점점 할머니와 가까워지는 걸 보면서 우리들도 그 할머니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함께 분노하고 함께 슬퍼하며 함께 나아갈 수 있었으면 한다. 할머니도 그렇고 은비도 그렇고 세상적으로 볼 때 약자이고 가난한 자이다. 하지만 그들은 마음만은 부자인 듯 하다. 할머니도 자신이 그렇게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4명의 고아들을 거둬 먹이셨는데 은비네 가정도 임대 아파트에 사는 형편이 넉넉지 못한 가정이지만 그래도 이사왔다고 이웃에게 부침개도 돌리고 마지막에 할머니가 놔두고 가신 꽃 화분을 집에 가져와 키우는 마음이 넉넉한 진정한 부자들이다.  자신이 어려움을 당해 본 사람만이 측은지심이 있어 타인을 도울 줄 아는 것 같다.    

작가는 우리 사회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도 예리하게 짚고 있는데 임대 아파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과 요즘 들어 연일 일어나는 성폭행, 성추행 사건 또한 다루면서 은비의 성추행 경험을 자연스럽게 할머니의 위안부 생활과 연결지어 생각하게 해서 어린 독자가 읽는 다면 할머니의 고통이 어떤 것이었을까 이해하기가 쉬울 듯 하다.  전작인 조지 할아버지의 6.25에 비해 실존 인물 이야기라서 그런지 더 생생하고 이야기 전개도 빨라서 단숨에 읽어 버렸다.   

정말 꽃다운 나이에 일본에 의해 끌려가서 꽃봉오리가 꺾이고 해방이 된 후에도 자신의 처지가 부끄러워서 고향이나 가족에게조차 돌아갈 수 없었던 그 분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이 너무 너무 죄송하다. 243분의 할머니께서 고령에도 불구하고 매번 수요 집회를 하시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서로 의지하시며 지내시다 지금은 83명만 생존해 계시다고 한다.  모래시계처럼 언젠가는 그분들도 모두 바람에 흩어져 날아갈 터인데 우리 나라는 도대체 그분들을 위해 해준 것이 무엇인가?  살아 생전에 일본으로부터 사죄와 보상만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정말 노력했어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 이번 한일 강제 병합 100년 담화문에도 강제 징용자와 위안부에 대한 사죄와 보상문제는 쏙 빠졌다는 뉴스를 들었다.  나라는 무슨 노력을 기울여서라도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가시기 전에 일본으로 부터 사죄와 보상을 받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건 위안부 할머니들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의 문제이다.  할머니들이 돌아가시더라도 두 눈 편히 감으실 수 있도록 해 드려야 할 것 같다.  부디 모든 위안부 할머니가 다 하늘나라 가시기 전에 일본으로부터 사과를 받고 그에 합당한 보상도 받아내었으면 한다.  더불어 개개인이 할 일은 바로 그분들을 기억하는 것이다. 그분들의 고통과  억울함, 분노, 슬픔을 기억하여 후세에게 알려 주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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