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의 비밀 독깨비 (책콩 어린이) 9
루이제 린저 지음, 유혜자 옮김, 한여진 그림 / 책과콩나무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얼마만에 읽어 보는 루이제 린저의 책이던가!  그것도 루이제 린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쓴 장편 동화라고 하니 책을 받자마자 책장을 펼쳤다. 처음엔 <분수>가 수학에 나오는 분수인 줄 알았다. 헉! 그런데 지금같은 열대야에 시원하게 해주는 바로 그 분수이다. 

이야기는 추리 형식을 띄고 있다.  수지, 닉, 페터, 메이 형사. 한스씨가 이 분수의 비밀을 푸는 열쇠를 가진 사람들이다. 수지와 닉은 쌍둥이 남매이다.  페터는 신비한 아이이다. 메이 형사와 한스씨는 분수의 비밀을 알고 있지만 끝까지 알려 주지 않는다. 수지와 화자가 바로 이 분수의 비밀을 알고자 하며 수지는 나름대로 자신의 추리를 가지고 이 사건( 자신의 동생이 어느 순간 사라지고 페터라는 신비한 아이가 동생의 옷을 입고 있는 사건)을 풀고자 한다. 읽는 내내 나 또한 수지가 되어 함께 추리를 해보며 즐겁게 읽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 사건에는 슬프면서도 아름답고 감동적인 비밀이 숨겨져 있어서 마지막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미리 말하면 재미없어지므로 넘어간다. 

닉이 말하는 부분에서 참 심금을 울리는 대사가 있다. 왜 닉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었는지. 혹시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어린이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한 번 닉의 대사를 읽어 보길 권한다.

<사는 건 힘들어. 야단도 맞아야 하고 하고 싶은 것도 참아야 하고 감시도 받아야 하고 명령도 받아야 하고 학교에도 다녀야 하고, 재미없는 것도 배워야 하고 남들보다 못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살아야 하고 아무도 나를 안 좋아하고 쓸모도 없고 늘 두려움에 떨어야 해> 

곱사등이 한스 아저씨가 한 말도 감동적이다. 

<닉, 넌 인간으로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인간이길 포기하고 싶어 했으니 이제 돌이 될 거야. 돌이니까 아무것도 느끼지 못해.  넌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하면 더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이제부터 그런 경험을 해보는 거야.> 

만약 돌이 된다면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한다면 행복할 것인가? 돌이 되면 행복하다는 것 조차도 느끼지 못하므로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되겠지.  

한 가지 맞춰지지 않은 조각이 있다면 메이 형사는 어떻게 분수의 비밀을 알게 되었을까 하는 부분이 책에서 설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짐작하건데 한스 아저씨를 경찰서에 데려갔을 때 그 비밀을 알게된 거 같은데  말이다. 

첫 장 부터 마지막 장까지 수지와 함께 추리를 하면서 퍼즐을 맞춰보는 재미가 솔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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