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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항 ㅣ 벨 이마주 28
데이비드 위스너 그림, 이상희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글자가 없는 책을 좋아할 듯 한데도
실상 글자 없는 그림책을 들이밀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당황한다.
내 경험상 글자 없는 그림책을 들이밀었을 때 당황하지 않는 어린이들은 거의 대부분
상상력과 창의력이 풍부한 아이들이다. 그런데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너무 정형화된 것에만 익숙해져 있어서 이런 글자 없는 그림책을 보면
오히려 낯설어하고 힘들어 한다.
그 예로 2년 전 우리 교실에 그 유명한 레이먼드 브릭스 <눈사람 아저씨> 라는 책이 여러 권
있었는데도 그 책을 찾아 읽는 아이를 본 적이 없다.
글자가 없다는 것은 그야말로 자신이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우리 아이들은 그런 것에 익숙해져 있지 않다.
그게 우리 나라 교육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주기 보단 다른 것들에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그런 획일화된 교육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이런 그림책을 보면 엄청 당황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많은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글자 없는 그림책이라는 확신이 든다.
왜냐면 누구나 한번 쯤 하늘 나라에 가보고 싶다는 상상을 해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구름을 한 번 타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 봤을 것이다.
그 구름을 가지고 그림책을 만들었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굳이 상상력을 발휘하지 않더라도 그림만 잘 관찰하면
줄거리를 대충 알 수 있다. 게다가
데이비드 위즈너의 그림 또한 눈이 부시게 아름답기 때문에 아이들의 눈을 충분히 사로잡을만
하다. 따라서 글자 없는 그림책을 처음 접한 아이들에게조차도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는 책이라
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