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만나기 전에 시사회 영화로 먼저 이 이야기를 접했다. 지난 학년말 방학 때 남편이 시사회에 당첨되었다며 같이 보러 가자고 해서 본 영화가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을 다룬 다큐 형식의 영화였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참 감흥이 오래 갔었는데 책으로 만나니 또 한 번 그 때의 감흥을 되새길 수 있었다. 책은 칼데콧 상을 수상한 책이다. 그러니 당연히 그림은 일단 합격이고 영화 속 주인공 아니 실제 주인공의 모습과도 너무 흡사하게 잘 그렸다. 중간 중간 책에 펼친 그림이 나와 쌍둥이 빌딩이 얼마나 높은 지 실감 나게 해 준다. 필립이라는 거리의 곡예사가 단지 도전이라는 이유만으로 노트르담 대 성당에 줄을 걸고 횡단을 하더니만 그 다음 목표는 바로 뉴스에서 들은 저 멀리 미국에 있는 쌍둥이 빌딩을 횡단하는 꿈을 가진다. 필립에게는 다른 이유는 없다. 단지 새로운 도전일 뿐이었다. 그게 설령 매우 위험하고 너무 위험해서 자신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는 도전할 뿐이다. 그리고 그의 무모한 도전을 욕하지 않고 전심으로 도와주는 주변 친구들과 애인 영화에서는 이 친구들의 증언이 계속되는데 역시 프랑스 사람 답게 낙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교사로서 어린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면 어린이들이 필립처럼 줄타기를 한다고 해서 말썽의 소지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이 책의 주제는 도전, 꿈 이런 건데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사라진 버린 쌍둥이 빌딩 그리고 다시는 필립처럼 이 빌딩 사이를 횡단할 수 없다는 사실 필립이 처음이자 마직막으로 쌍둥이 빌딩 사이를 횡단하며 정말 그 자신이 줄타기 그 자체를 즐기며 1시간 이상의 공연을 펼쳤다는 그 사실 만으로도 우리 어린이들에게 꿈을 꾸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주변에 이렇게 필립처럼 말도 안 되는 꿈을 꾸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현재가 있는 것이 아닐런지. 요즘 우리 어린이들에게 꿈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공부에 시달려, 학원에 시달려 꿈이 사라진 우리 어린이들 그나마 꿈이 있다고 해도 부모가 정해준 꿈 천편 일률적인 꿈 각자 만의 꿈을 가진 어린이들이 많아질 때 우리 사회가 더 행복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