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구멍>에 버금갈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반에 온 순환도서인데 아이들도 참 즐거워하면서 읽었다. 똥꼬라는 말부터가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 같다. 재량시간을 활용해 3번 정도 읽은 후 오늘 독서퀴즈도 해 보았다. 작가의 들어가는 말이 와 닿는다. <우리 사회에서 누가 입이고 누가 똥꼬일까?> 그 질문에서 이 책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어제 운전을 하면서 들었던 라디오 방송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게 있다. 기자들이 위장취업을 하여 겪은 일들을 책으로 낸 내용이었는데 시급 6000원에 12시간 이상을 서서 일하는 마트 판매원들 식당에서 하루 종일 일하며 온갖 진상들과 성희롱을 당하는 여자들 마석 가구 단지에서 기본권조차 보호받지 못하고 일하는 불법 체류자들 그들과 생활하면서 알게 된 그들의 딱한 처지들을 쓴 내용이었는데 정말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래서 권정생님이 그렇게 소박하게 살 수 밖에 없었나 보다.- 그들이 과연 똥꼬에 해당되어 이 사회는 그들을 무시하고 핍박하고 학대하는 것일까? 핍박하는 그들에게 이 책을 강추한다. 물론 그들은 책도 읽지 않겠지만... 법정 스님도 말씀하셨지만 진정한 지성인은 앎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이라고 하셨다. 자신들을 입이라고 자칭하는 자들은 과연 지성인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여러 번 읽어 보니 단순히 몸의 내부 구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게 느껴져 더 좋아진다. 작가의 말처럼 누가 입이고 누가 똥꼬인가? 입은 과연 똥꼬를 더럽다고 욕할 수 있는가? 그렇담 똥꼬가 없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책에서는 똥꼬가 없어지자 배가 점점 부풀어 오르고 결국은 모두 역류하여 그렇게 고귀한 척 하던 입으로 토하게 된다. 위장취업했던 기자들이 취재를 하면서 내린 결론은 <연대>라는 말이라고 한다. 그렇다 똥꼬 없는 입은 있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