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 아빠, 숲의 거인
위기철 지음, 이희재 그림 / 사계절 / 2010년 5월
평점 :
이희재씨를 참 좋아하는 나로서 이 책을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쁘고 반가웠다.
그리고 작가 또한 사회비판적 시각을 가진 위기철씨라서 더 기대되었다.
읽고 나서 역시~ 라는 감탄사가 나왔다.
그냥저냥한 사랑이야기 같지만
곱씹어 보면 단순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나와는 다른 사람을 어떻게 존중해줘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깔려 있음을 느낀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아가씨와 숲의 거인이
한눈에 반해 사랑을 하고
결혼을 결심하지만
아가씨의 부모님은 당연히 반대하신다.
숲의 거인과 결혼해도 좋다고 허락할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둘은 어렵사리 결혼을 하게 되고
숲에서는 살 수 없다는 아가씨의 98가지의 이유 때문에
둘은 아가씨가 살던 도시에서 살게 된다.
거인은 아가씨가 숲에서 살 수 없다고 하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한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거인의 희생은 무가치해 보인다.
그저 모든 것이 서툴기만한 그를 구박하고 주눅들게 하고
일 못한다고 여기저기서 해고! 해고! 해고!!!
거인이 무슨 고민이 있고 뭐가 힘든지는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고
오직 거인이 보통 사람들의 생활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것만
탓하고 욕하고 혼낸다.
거인은 익숙하지 않은 것이 당연한데도 말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거인은 점점 작아진다. 자신감도 잃어버리고 정체성도 잃어버린다.
그제서야 아가씨는 아가씨의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은 거인을 살리기 위해
숲으로 되돌아 간다.
위기철씨가 주인공으로 내세운 거인은
비단 생김새가 다른 존재일 뿐만 아니라
어떤 면에서든 나와는 다른 존재들을
포괄한다고 본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또한
아가씨의 부모님일 때가 많지 않았던가를 반문하게 만든다.
우리는 오늘도 거인 한 명을
소인으로 만들고 있지는 않는가 되짚어 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