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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불나불 말주머니 ㅣ 파랑새 사과문고 66
김소연 지음, 이형진 그림 / 파랑새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서정오 님이 요즘 어린이들이 옛날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줄어들어 아쉽다면서
당신이 그래서 옛날 이야기에 매달리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은 서정오 님의 작품은 아니다.
그러고 보니 나 또한 우리 집 아이들과 학교 아이들에게 창작 동화는 읽어주었지만 옛날 이야기는 좀 진부한 느낌이 들어서 읽어주지 않았었다. 창작 동화가 넘쳐 나는 세상에 웬 구식 옛날 이야기야? 이런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교실 도서관에 꽤 글이 많은 책이 있어 아이들보다 먼저 읽어봐야지 하며 꺼내 든 책이 바로 옛날 이야기 <나불 나불 말주머니> 이다.
여덟 가지 옛날 이야기가 들어 있는데 한두편 읽어 보니 여간 재미난게 아니다.
그래서 우리반 친구들을 실험 대상 삼아 어제부터 읽어 주기 시작하였다.
이럴 때 나도 독재자다.
내가 읽어 주면 어린이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들어야 하니깐.
처음엔 역시 우리 반 친구들의 반응도 시큰둥하였다.
그런데 약간 오버해서 읽어주고 다시 한 번 줄거리를 요약해주고 짚어주니
오늘은 반응이 한결 좋아졌다.
또 내용을 잘 기억하고 있는 친구에게는 상표를 주니 효과 만점!!!
저학년은 그런 점이 참 좋다.
선생님에게 잘 속아 넘어온다는 것.
물론 여덟 편 다 읽어주진 않을 거다.
한두편만 읽어 줘도 분명 그 책을 읽을 아이들이 생겨날 것을 믿기 때문이다.
서정오 님의 생각이 틀리지 않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옛날 우리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들려주었던 이야기 속에 삶의 지혜가 있고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구어체로 써져 있어서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에
구수하게(?) 이야기를 들려 주니 정말 딱이다.
내일이면 한 편이 끝날 것 같다.
우리 반 친구들은 분명 도깨비가 나오는 걸 좋아할 거다. 도깨비 나오는 이야길 읽어 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