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고 언뜻 아이의 별명이 통통이고 그 부모가 아이를 아주 사랑하는 내용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웬걸? 통통이는 바로 애벌레였다. 내가 아주 싫어하는 애벌레! 단후라는 아이와 그 가족이 우연히 산에서 가져온 애벌레를 기르면서 겪게 되는 일을 관찰일기처럼 쓴 책인데 이틀에 걸쳐 우리 반 친구들에게 읽어주었다. 반응은 굿굿굿!!! 일단 애벌레하면 나처럼 <윽 징그러워>하던 여자 어린이들도 통통이라는 귀여운 이름의 애벌레를 정성스럽게 기르는 단후 가족의 이야기에 푸욱 빠져들어 애벌레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좋아하였다. 그리고 보너스로 맨 마지막에 직접 작가가 애벌레를 기르면서 찍었던 사진들이 실려 있어서 더욱 생동감있게 전해졌다. (단후 가족은 결국 작가 가족이었던 거다. ) 서울이라는 도시 더더군다나 그것도 성냥갑같은 아파트 내에서 무엇 하나 제대로 기를 수 없는 그 숨막히는 공간에서 이 작은 애벌레를 온 가족이 가족처럼 돌보는 모습이 정말 생생하게 잘 전달된다. 그림은 또 얼마나 만화처럼 귀여운지... 우리 딸도 항상< 엄마 개 키우면 안돼요?> 라며 매번 졸라대는데 그럴 때 마다 < 안 돼> 라고 말할 수 없어 미안하다. 정말< 마당 있는 집에서 애들을 키워야 정서적으로 좋은데>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만희네 집>에 나오는 그런 집이 그립다. 서울에서는 그런 집 구경하기도 힘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