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이야기와 노래가 있는 교실놀이 - 백창우 선생님과 함께 어린이 삶을 노래하다 교실 속 살아 있는 문화예술교육 3
백창우.이호재.한승모 지음 / 푸른칠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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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린이들은 애창곡이 있을까 궁금하다. 가요나 이런 거 말고 동요라 부를 수 있는 곡 중에서 말이다. 대부분 없을 거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근거를 들자면 1학기 때 반 어린이들에게 듣고 싶은 노래 있으면 적어서 내라고 하니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아는 노래가 없어 못 적어 내고 딱 한 명만 동요를 적어냈다. 이런 현상이 꽤 오래 전부터 야기된 것 같다. 4년 터울인 우리 딸과 아들을 봐도 다르다. 딸은 알고 있는 동요가 꽤 여러 개인데 아들은 없다. 딸과 아들의 차이일 수도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본다. 더 거슬러 올라가 나의 어린 시절과 비교해 보면 나도 그 당시 가요를 좋아하고 가수 흉내도 내고 노래도 따라하긴 했지만 그건 그거고 동요도 좋아하고 잘 부르곤 했다. 애창곡이 있어서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노래 시키면 일어서서 애창곡을 부르기도 했으니까. 다 그리운 추억이다. 


아이들과 노래(여기선 동요에 한함)과 멀어진 것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 보자면 전래 동요가  음악교과서에 다수 들어오면서부터 노래와 멀어진 감이 있다.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던 다수의 동요가 빠지면서 아이들은 동요를 접하고 이걸 익히고 습득할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어린이들이 전래동요를 애창하진 않으니까 수업 시간에 따라부르고 거기서 끝이다. 교사인 입장에서도 전엔 힘을 들여 창작동요를 가르치고 함께 부르고 했었는데 근래 와선 교과서에 나온 동요 말고 내가 짬을 내서 동요를 가르친 적이 없던 것 같다. 이유는 핑계일 수 있지만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해야할 것들이 전에 비해 더 많아져서 교과서에 나와있지 않는데 굳이(?) 시간을 내어 동요를 가르칠 필요를 못 느꼈던 것 같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동요를 접하기 어려운데 가요는 너무나 접하기 쉽다. 휴대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가요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들로 어린이와 동요는 멀어졌고 어린이들의 애창곡은 동요가 아닌 가요가 되지 않았나 나름 정리해 본다. 


그래서 이 책이 더 귀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에게 애창곡이 생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를 토대로 해서 만들어진 이쁜 가삿말과 좋은 멜로디를 가진 노래를 아이들과 연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시- 노래- 놀이로 연결되는 활동은 국어- 음악- 체육 또는 창체 등 여러 교과를 통합하는 활동으로 확산될 수 있다. 국어 1단원은 동시가 항상 나오는데 이때 여기에 수록된 동시를 함께 공부하고 노래도 배우고 놀이도 해 보면 일석3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이라 하면 <내 길을 갈 거야>를 꼽을 수 있겠다. 이 곡은 백창우 선생님과 세명초 아이들이 쓴 시에 곡을 붙인 것인데 교가가 이럴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데서 가치가 크다. 천편일률적인 교가가 전부인데 이 교가는 정말 신선하고 특별하다.  


" 나 아직 어리지만 모르는 것도 많지만 날 믿어주는 사람이 어딘가 있을 거야

조금만 기다려주면 나도 할 수 있어 내가 꿈 꾸는 대로 살 수 있어~~~"


선입견대로라면 전혀 교가 같지 않는 교가이다.  어린이들은 교가가 이럴 수도 있다는 걸 접할 수 있고, 노랫말처럼 " 내가 꿈 꾸는 대로 살아보자"를 새롭게 다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책에는 30편의 노래가 실려 있다.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 시가 먼저 실려 있고, 그 시에 대한 백창우 선생님의 노래 이야기가 따라온다. 이 부분 글씨체가 참 독특한데 백창우 선생님의 손글씨인지 폰트인지 독자로서 궁금하다.  그리고 두 선생님의 노래에 대한 감상 및  노래와 관련된 교실 살이 이야기가 펼쳐지고, 이어서 이 노래를 가지고 할 수 있는 놀이 활동이 소개된다. 구성이 참 알차다. 솔직히 놀이까지는 자신이 없고 노래를 하나하나 소개하고 같이 불러볼 순 있겠다 싶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노래 악보는 실려 있는데 즉각 노래를 들어보고 싶은데 들어볼 수 없다는 게 안타깝다. 큐알 코드로 노래가 실려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산과 저작권 문제가 있어서이지 않을까 짐작만 해 본다.


소박한 희망을 말하자면 초등학교 시절을 추억할 때 떠오르는 애창곡 중에 동요 하나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이 어린이들을 동요의 세계로 인도할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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