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반려동물과 함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20
이유미 지음, 홍윤표 그림 / 철수와영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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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온이"라는 10살된 고양이와 함께산다. 그래서 이 책이 더 궁금하고 반가웠다.  온이가 우리 집에 온지 이제 10년이 되어가니 걱정이 생긴다. 언제간는 온이가 우리 곁을 떠날텐데 그 날이 오는 것이 두렵고 벌써부터 마음이 아프다. 이 책을 덮으면서도 눈물이 났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가 말했듯이 미래를 두려워하기 보다 지금 최선을 다하기로 하였다.  온이가 나를 필요로 할 때 아낌없이 내 시간을 할애하기로 말이다. 놀아달라고 할 때 짜증 내지 않고 힘을 다해 놀아주기로 말이다. 아플 때도 함께 할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 온이와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작년 3학년들과 공부할 때 배추흰나비 애벌레를 교실에서 키웠다. 사슴벌레도 키웠다. 설문조사를 해보니 한 번도 반려동물과 함께 한 적이 없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동물을 좋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려동물과 함께한 경험이 전무한 건 부모님의 반대 때문일 것이다.  반대 이유는 여러가지일 것이다. 일단 반려동물을 들인다는 것은 섣불리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생명을 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심사숙고해야 하고 가족 모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둘째 경제적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 책에서도 그랬지만 반려동물을 들였다가 경제적 이유로 파양하거나 유기하면 그건 너무 잔인한 짓이다. 셋쩨 가족 중 털 알레르기가  있을 수도 있다. 기타 가정마다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교실에서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는 아주 소중한 경험이다. 난 이 교육과정이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교육적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심어준다.  평소 징그럽다고 여기는 애벌레를 키우면서 아이들은 귀엽다 사랑스럽다를 연발한다. 나도 처음엔 애벌레를 손으로 못 만졌는데 이젠 잘 만진다. 귀엽기까지 하다. 아이들은 배추흰나비의 한살이를 보면서 어떤 생명이건 모두 소중하단 것을 저절로 깨닫게 된다. 생명 탄생의 신비함도 체험할 수 있다. 작년에 사슴벌레 한쌍이 끝내 짝짓기를 하지 않아 화단에 방생해줬다.  배추흰나비를 날려보낼 때도 사슴벌레를 떠나 보낼 때도 아이들은 한없이 아쉬워했다. 하물며 함께했던 반려동물의 죽음을 목도한다면... 물론 많이 아플 것이다. 그 아픔 속에서 아이는 분명 성장할 것이다. 나도 그러하였다.  생명의 탄생과 죽음을 경험하는 것은 아이를 분명 성장시킨다. 아이는  반려동물과 함께한 시간 속에서 수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그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이 책은 모두 44꼭지로 구성되어 있다. 반려동물이란 개념부터 해서 반려동물을 들일 때 고려해야 할 점, 반려동물을 함께할 때 주의점 그리고 그들을 떠나보내고 난 후 어떻게 해야하는지까지... 전반적인 지침서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는 애완동물이라는 말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반려동물이 일반화되었다. 말에는 힘이 있어서 그렇게 부르면 그렇게 여겨진다. 반려동물을 사지 말고 입양하라는 말에 완전 동의한다. 이제 우리나라도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서서히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예전엔 목걸이 차고 산책 나온 개를 거의 볼 수 없었는데 요즘 산책 나가면 진짜 많이 보듯이 말이다. 지난 번 넷플릭스에서 본 " 구조견 루비"에서도 루비는 동물보호소에서 입양한 아이였다. "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그 말이 당연한 사회가 빨리 오기를 바란다. 


2018년 유럽 여행을 갔을 때다. 현지 사람들이 휴가를 올 때 반려견을 데려오는 걸 자주 목격했다. 우린 온이를 집에 혼자 20여일 이상 놔두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온이한테 너무 미안하다. 온이가 얼마나 무섭고 외로웠을까. 이젠 어디를 가더라도 이틀 이상 집을 비우지 않는다. 고양이는 집 밖을 나서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에 같이 여행을 갈 순 없으나 되도록 빨리 돌아오려고 한다. 이 책을 읽는데 온이가 내 기척을 듣고 아들방에서 와서 자기 이뻐해 달라고 가르릉 거렸다. 책보다 온이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책을 잠시 내려놓고 온이를 쓰다듬어 주고 온이가 꿀잠을 잘 수 있게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아! 우리 온이도 입양했다. 10년 전, 근무했던 학교 화단에 누군가가 5마리의 아기 고양이가 담긴 상자를 버리고 갔다. 그걸 5학년 아이들이 발견해 담임샘께 가지고 갔다. 그 중 한 마리를 입양해왔고 그게 바로 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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