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꾹! 크로커 씨가 왔어요 도토리 동화 18
백정애 지음, 오승만 그림 / 키큰도토리(어진교육)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2-021

오늘 읽은 책 <딸꾹! 크로커씨가 왔어요>는 표지 그림과 제목만 봐서는 외국동화책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2017년 등단한 신진 작가의 셋째 번 책이었다. 작가가 교육대학을 나왔다고 하니 초등교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책은 장편동화로서는 둘째 번 작품이다. 진짜 요즘은 교사하시며 작가 하시는 능력자들이 많으시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스페인 이야기가 자주 나와 너무 반가웠다. 우리 가족 모두 함께한 첫 가족여행지가 바로 스페인이었다. 정말 잊지 못할 여행이었는데 이렇게 책으로 조우하게 되니 다시 설레었다.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코로나 시국에 과연 완공되었을까 ! 완성되면 꼭 다시 오자 했는데... 그래서 이 책에 더 빠져들었다.

아홉살 제이는 애어른이다. 제이의 다정다감한 아빠는 일 때문에 스페인으로 3년 파견근무를 나갔다. 가족이 왜 같이 안 갔냐고 ? 제이 엄마도 일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잘난 엄마는 너무 바빠서 제이와 함께할 시간이 없다. 제이는 날마다 혼자 덩그라니 남아 아무 데도 못가고 신나는 일도 없이 엄마 하라는 대로 하며 방학을 보내던 중이었다. 너무 착한 아들이다. (하지만 가엾다)

어느 날 " 띵동 택배 왔습니다" 엄마가 주문한 택배가 왔다. 엄마 대신 택배를 풀어보는데 엄마가 주문한 건 악어크림인데 주황색 진짜 악어가 온 거다. 게다가 신통하게 말도 한다. 이 특별한 악어의 이름이 "크로커"다. 현재 제이처럼 심심하게 방콕하며 방학을 보내고 있을 아이들이 이 책을 본다면 얼마나 재밌을까 ! 제이와 크로커가 신나게 상상의 여행을 하는 내용이다.

주황색 악어 크로커 씨는 9살 답지 않게 너무 일찍 애어른이 돼버린 제이와 진짜 중요한 게 무엇인지 놓치고 바쁘게만 사는 워커홀릭 나잘난 엄마에게 적절한 치유를 해 준다.

문제 해결사 겸 치유사 크로커가 온 곳이 바로 스페인 출신 거장 가우디가 설계한 구엘공원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작가는 분명 거기를 다녀왔을 거다. 구엘공원의 상징으로 알록달록한 도자기로 만든 도마뱀이 바로 이 크로커의 모티프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제이 아빠가 파견 가있는 곳도 스페인이고 . 아무튼 곳곳에 스페인 관련 이야기가 나오니 추억이 소환될 수 밖에 !!!

이 책은 아이도 아이지만 보호자가 읽으면 더 좋겠다. 부모는 아이를 양육할 때 나잘난 엄마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항상 점검해야 한다. 애들 카우다 보니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지 않다. 초등학교만 졸업해도 아이는 예전처럼 부모를 찾지 않는다. 지금 초등 애들이 놀아달라고 한다면 너무 귀찮아 하지 않기를... 곧 끝이 온다. 아이가 나를 필요로 할 때 같이 있어 주는 것이야말로 아이가 부모한테 가장 원하는 사랑이 아닐까. 그런 면에서 이 책에서 얄미운 악역은 나잘난 엄마였다. 내눈엔 어리석어 보였다. 나잘난씨는 부디 워라밸을 찾길 바란다. 사람이 하루아침에 변하긴 어려운데 크로커씨의 처방 덕분에 후반부 보면 쬐끔 달라졌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나잘난 같은 어른이 회사일 걱정 없이 아이와 함께 온전히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부모를 빨리 집에 돌려보내는 제도 및 제반 시스템을 마련해 주면 좋겠다. 여기저기 펼치는 정책 보면 그 반대인 것 같아 심히 걱정스럽다. 아이와 보호자가 함께 하며 다양한 체험을 공유해야 정서적 안정감이 오고 그런 아이들이 교실에서도 공부를 열심히 하고 교우관계도 좋은건데.....

아이 입장에서 어린이집 또는 학교 돌봄 교실에서 저녁까지 먹으며 늦게까지 부모를 기다리는 게 과연 행복할까? 아님 저녁에 보호자와 함께 밥도 먹고 산책도 하고 책도 읽는 생활이 행복할까 ? 이것도 아이가 중학교 가면 학원 다니느라 할 수도 없다. 진짜 한시적이다. 길어봤자 아이 평생 중에서 13년 부모가 필요한 것이다 . 우리 아이들 평균수명은 120년 이라던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