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순신처럼 일기 쓸래요! 위인에게 배우는 글쓰기
조민희 지음, 김주리 그림 / 키큰도토리(어진교육)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에 나온 "이순신"은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그 이순신이 맞다. 어린이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한 명인 이순신 장군과 가장 싫어하는 일 중 하나인 일기의 조합으로 제목을 붙였다니 제목이 확 끌린다.

그나저나 겨울 방학을 보내는 대한민국의 어린이들은 일기를 꼬박꼬박 잘 쓰고 있으려나! 숙제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쓰고 있을 확률이 크다고 본다.

난 일기가 인권 문제로 대두되고나선 일기를 숙제로 안 내준다. 대신 글쓰기는 중요하고 놓쳐서는 안 되는 거라 독후감과 주제 글쓰기를 숙제로 내준다. 나처럼 인권 문제를 계기로 일기에서 다른 글쓰기로 전환하신 교사가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국어시간에 배우는 것만으로 일기를 잘 쓰긴 힘들다. 저학년 때 꾸준히 써야 실력이 느는데 (그래서 학교에서 숙제로 내줌) 안타깝다. 일기 쓰기 숙제가 사라진 덕분에 일기 쓰기는 오롯이 개인과 가정의 문제로 귀결되었다. 관심 있는 가정에선 논술학원에보내 배우는 하거아 보호자가 직접 지도하고 그렇지 못한 가정에선 그냥 국어시간에 배운 게 끝이다. 당연히 일기 쓰기 실력의 간극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일기 쓰기는 책 내용대로 글쓰기에서 아주 중요한 연습 도구이자 한 사람의 "소중한 역사책" 이란 의견에 100퍼센트 동의한다. 이처럼 아주 가치 있는 활동이지만 이걸 숙제가 아닌 이상 스스로 하는 아이를 발견하긴 진짜 어렵다. 내 자녀만 해도 초등학교 졸업 후 일기는 완전 굿바이다. 언젠가 시간이 흘러 스스로의 필요와 깨달음에 따라 다시 일기를 쓸 날이 올지도 모르겠지만 현재까지 스스로 일기 쓴 걸 본 적이 없다. 아마 대부분의 아이들이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서두가 길었다. 아무튼 왜 일기를 써야하는지 왜 일기가 중요한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차근차근 조목조목 알려주는 책을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가웠다. "무조건 써야 해 "강요가 아니라 어린이들이 존경하는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를 예로 들어 재미나게 이야기해주니 이보다 더 좋은 설득 자료가 또 있을까 싶다. 스스로 좋으면 하게 된다. 그게 세상의 이치다. 억지로 시켜서 되는 건 없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 "이순신을 만나다" 부분은 장군의 일대기를 들려준다. 늦은 나이에 무과에 급제한 이야기,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고초를 겪은 이야기 등이 나온다. 무엇보다 왜 7년 동안 그것도 난중에 일기를 쓰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둘째 난중일기를 예로 들어 일기 쓰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아주 친절하게 알려준다. 방법을 안다고 해서 제대로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연습이 필요하다.

마지막은 연습할 장을 마련해 줬다. 여러가지 일기 쓰기 주제를 예시로 주고 독자가 직접 쓸 수 있게 한 쪽을 공책처럼 비어놨다. 아주 마음에 든다. 그대로 복사해서 활동지로 써도 될 것 같다.

일기가 처음 나오는 학년이 지금은 2학년인가 헷갈리는데(저학년 담임한지 오래됨) 아무튼 국어시간 배정된 시간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현실적으로 숙제로 내주기에도 껄끄러운 세상이다. 이럴 때 이 책을 함께 읽고 생각 나누고 쓰기를 직접 연습 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함께 활동을 해보기엔 저학년은 좀 어려울 것 같고 3학년이 제격인 듯하다.

다음 주 개학이다. 수업일수가 10일 남았다. 어떤 의미 있는 활동을 할까! 그래. 이 책의 앞부분 이순신 장군의 생애 부분을 읽어줘야겠다. 이순신 장군은 국민영웅인데 그의 일생은 나도 잘 몰랐으니 애들도 비슷할 거다. 그러니 읽어주면 잘 경청할 거다. 거기까지가 내 할 일이다. 다 듣고나서 일기를 쓸지말지는 어린이가 결정할 일이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