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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빌라 별별 스타 ㅣ 마루비 어린이 문학 4
김혜온 지음, 김도아 그림 / 마루비 / 2021년 5월
평점 :
김혜온 작가님의 신작 <진주 빌라 별별 스타>를 읽었다. 이 책을 읽기 전, 겉표지와 제목만 봤을 땐 " 드뎌 작가님이 판타지를 쓰셨구나" 하고 막연히 생각했다. 별이 나와서 그랬나? 읽어보니 판타지는 아니다. 잘못 짚었다.
진주 빌라? 참 이름이 고전스럽다. 이 책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공간적 배경은 아파트도 아니고, 팬트 하우스도 아닌 바로 진주 빌라다. 어디에 살고 있느냐로 계급을 평가하기도 하는 요즘, 빌라가 배경이 된 것에서부터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이 이야기는 진주 빌라에 사는 각각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들이 우연한 계기로 인연을 맺으며 서로에게 의지하고 연대하는 이야기를 읽고나면 마음이 뭉클하고 훈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책에는 이야기 세 편이 담겨져 있다. 각각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주인공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반전이라면 반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수학처럼 딱 들어맞는 이야기 구조를 참 좋아하는데 (작가는 쓸 때 머리가 참 아플 것 같지만) 이 책이 바로 그러하다. 그런 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마지막 이야기는 이 빌라에 살고 있는 길냥이 입장에서 쓴 이야기라서 더 반가웠다. 역시 요즘 대세는 고양이가 분명하다. 그러니 고양이가 빠져선 안 되겠지. 게다가 작가님은 고양이 세 마리의 집사이기 때문에 이런 창작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나름 생각해 본다. 작가님과 세 고양이의 인연으로 인해 이 작품이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작가의 말"에서처럼 이 작품에선 " 인연 " 이란 낱말이 가장 깊에 다가온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진주 빌라라는 같은 공간에 살면서 서로에게 스미고, 물들고, 길들여지고, 추억하게 만든 것처럼 누구나 그런 인연을 맺고 산다. 그 중엔 좋은 인연도 있을 것이고 악연도 있을 것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악연은 되지 말아야지 하는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작가님과의 좋은 인연 덕분에 좋은 책을 일찍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