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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의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은 나름 믿고 보는 편이다. 역시 요즘 대세는 고양이다 . 이 책에도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고양이의 이름이 강남이고 부자이다. 유투브 스타인데다 엔터테인먼트 사장님이다 .
강남에서 꽤 좋은 집에 살았던 지훈이는 아빠 사업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원룸으로 이사를 오게 된다. 아빠는 절망하여 가출을 하고, 이쁘게 꾸미고 살던 엄마는 그후로 아빠 대신 가장 역할을 하느라 꾸밀 새가 전혀 없고 집에 오면 동생만 챙긴다. 한창 예민한 시기에 이 모든 과정을 겪은 지훈이는 전학 간 곳의 아이들에게 얕잡아 보이기 싫어 자존심만 내세우다 " 강남 밥맛" 이란 별명을 얻는다. 원룸에 사는 게 창피해 자신이 먼저 마음의 빗장을 걸어잠그고 스스로 고립을 자처하며 섬처럼 살고 있다.
어느 날, 지훈이가 알바 자리를 구하던 중 강남 사장님을 돌보는 집사에 채용되면서 강남- 지훈의 인연이 시작된다. 강남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지훈이처럼 " 마음이 고프고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 " 이란다. 마음이 고프다고 ? 성경에 이와 비슷한 말이 있는데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 이렇게 말이다. 강남 사장님의 집사& 유투브 방송 pd가 된 지훈이는 사장님의 해맑은 언행을 통해 서서히 마음문을 열기 시작한다. 그렇지. 고양이는 존재만으로도 사람을 치유한다 . 집사라면 동의할 거다 .
지훈이는 강남 사장님을 통해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더 나아가 용기 내어 자신의 상황을 고백하고 친구들과도 사귀게 된다. 무엇보다 가족을 놔둔채 돈 벌러나간 아버지를 믿고 기다린다. 초반에 돈 많이 벌어 예전에 살던 집으로 돌아가고자 했던 온몸에 가시가 돋아있던 지훈이와는 완전 다른 모습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며 " 고생값" 이 있구나 끄덕이게 된다.
2020년 유래 없는 코로나 19를 겪으며 지훈이처럼 가정경제가 어려워진 가정이 있을 거라고 예상된다. 특히 자영업 하시는 부모님들. 이 책이 조그마한 위로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마지막 지훈이가 아빠를 향해 속으로 하는 말이 먹먹하다. " 자랑스러운 아빠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그냥 아빠니까요. 그 이유만으로 충분해요." " 그냥 나는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걸 할 거다" 모두가 힘들었던 2020년. 잘 버텨온 너와 나 우리 모두에게 " 수고했습니다" 말하고 싶다.
(덧) 겉표지 그림은 삼색 고양이다. 삼색이는 거의 암컷인데.... 삼색고양이 수컷은 매우 희귀하다고 한다. 동화에선 강남사장님이 평소에 드레스 입고 나온다. 그러다 마지막 부분 가면 지훈이가 강남 사장님한테 " 할배" 라고 한다. 이 상황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