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전교임원선거가 있었다.
울반 여자회장도 전교회장 후보로 나갔고,
작년에 내가 가르쳤던 남학생도 전교부회장 후보로 나왔다.
그 아이가 젼교부회장 후보로 나온 걸 보고 너무 놀랐다.
그 아이는 자존감이 매우 낮은 아이였다.
평소에 유순하다가도 갑자기 분노 폭발을 하여 친구들과 마찰이 끊이질 않았다.
예민했고 신경질적이었으며 스트레스를 쉽게 받았다.
수학 성적이 매우 낮았고
학업에 대한 열등감도 높았다.
어머니와 상담을 여러 번 하였다.
더 늦기 전에 전문가를 찾아가 상담을 의뢰해 보라는 말을 누누히 하였다.
평소에 유순하던 아이가 한번 폭발하면 제어가 안 되는 이유가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이는 자신이 수학을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해 수학 시험지를 찢기도 하고
심지어 나에게 욕을 하기도 하였다. (본인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옴)
회복적 탄력성도 매우 낮아 한 번 폭발하고 나면 회복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작년 담임과도 이야기해보니 그때도 그랬다고 한다.(저학년부터 이어진 거였다)
어머니는 여름 즈음에 내 제안을 받아들여 심리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고 전해왔다.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정서적 안정을 되찾아갔다.
가끔 물어보면 많이 좋아졌다고 대답하였다.
실제로
2학기에는 한 번도 교실에서 친구간의 갈등으로 폭발하지 않았고
그렇게 싫어하고 포기하던 수학도 끝까지 풀어내었다.
그 아이가 5학년이 되었고
아이는 교실에서 정말 배려심 많고 친구들을 챙겨주는, 선생님 보기에 아름다운 아이로 성장하고 있었다.
5학년 담임에게 @@에 대한 말을 해주니 담임이 매우 놀랐다.
그리고 2학기, 그 아이가 반 임원선거에 나왔고
아이들을 감동시키는 소견발표를 하고, 몰표를 받아 회장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담임은 내 축하 메시지를 받고 그 아이를 우리 반에 보내줬고
난 아이의 어깨를 두드려 주며 정말 멋지고 기쁘다 라고 말해줬다.
정말 교사로서 보람됐다.
그 아이의 도전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교부회장 선거에 당당히 도전하였고
소견발표 때는 떨어서 목소리가 떨리고 발음이 부정확하긴 하였지만
진정성이 느껴지는 연설이었다.
아이의 변화는 바로 학부모 상담 덕분이었다.
담임의 객관적 소견을 잘 받아들여준 학부모의 지혜로운 결정이 있었기에
그 아이의 바람직한 변화와 성장이 있을 수 있었다.
아이는 작년에 행복하지 아니 줄곧 행복하지 않다고 하였다
아이는 지금 담임한테
작년 4학년 선생님 덕분에 자기가 행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이가 지난 스승의 날에 편지를 써왔는데
얼마가 감동이었는지 모른다.
학부모 상담의 긍정적 효과다.
아이에게 행복을 되찾아 줄 수 있다.
다음 주부터 2주간 학부모 상담이 있다.
6학년 중에서 울반이 가장 많이 신청을 하였다.
상담 건수가 많으면 난 물론 힘들지만
아이의 성장과 행복을 찾아 줄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