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다. 사려다가 다른 책들에 밀려 못사고 있던 책이 어느 새 도서관 신간 코너에 있으면 망설여지게 된다. 빌릴까 말까? 빌렸는데 너무 좋으면 어떡하지? 말고 나중에 샀는데 별로일 수도 있잖아? 등등의 잡념이 순간적으로 파파박! 결국은 인연설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 그냥 그 때 도서관 책꽂이 앞에서의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

 

 

<사려던 책이고 신간 코너에 있지만 꾹 잘 참고 있는 책>

 

 

<우주를 느끼는 시간>은 선 채로 몇 장 펼쳐봤는데 이 책은 무조건 사야한다는 마음이 들어서 얼른 마음을 다잡고 다시 책꽂이에 넣어두었다. 소장용이다. 필립로스와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도 물론 소장용이다. 잘 참고 있다. ^^

 

 

 

<사려던 책이지만 빌렸다가 안 사길 잘했다고 생각한 책>

 

  

 <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는 공들여 만든 책이고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지만 일단 내가 음식 이야기를 정말 싫어하는구나 싶은 생각을 들게 했다. <사생활의 천재들>은 이전의 인터뷰책과 큰 차이를 못 느끼겠다. <잔혹한 왕과 가련한 왕비>는 컨셉 이외에는 어떤 의미를 찾지 못했다. <책인시공>은 기대를 많이 했는데 문득 좋았던 페이지도 있었지만 사진만큼 글이 좋다는 생각은 못했다. 이건 모두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사서 볼 걸 하고 빌린 걸 후회한 책>

 

<강맨당>과 <유럽의 교육>은 정말 좋게 읽었다. 읽는 내내 '사서 봐야 하는데 ㅠㅠ'하며 아쉬워하며 읽었으나 읽다가 멈출 수가 없어 다 읽어버린 덕분에 결국 사지 못했다. 김충규 시인의 <라일락과 고래와 내 사랑>은 죽음의 냄새가 많이 나서 사실 좀 우울할 수는 있는데 시가 좋다. <느림보 마음>은 다 읽지 못하고 용감하게 접었다. 나중에 사서 읽으려고.. 다행이다!

 

 

<이번에 참지 못하고 빌린 책>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는 사실 몇 달 째 장바구니에서 헤매고 있다. 매번 다른 책들에게 밀렸다. 미안하고 짠한 마음이 들어 안 빌리려고 했는데 후회할 것만 같아 겁난다. 슬쩍 펼쳐봐도 책이 좋아보인다 ㅠㅠ 다 네 팔자다 책아! <더러운...>은 사지는 않을 것 같다. 마르탱 파주를 좋아하는데 이런 제목과 이런 표지를 소장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잘 빌린 것 같다 ㅎㅎ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은 온 가족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일단 엄마를 위해 빌렸다. 괜찮으면 살 수도 있을 듯 하다.

 

 

<일단 사고 보자고 샀지만 아직 못 읽은 책>

 

 

 산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좋은 책들이고 꼭 읽을 책들이기 때문이다. 살 때도 그랬지만 실제로 보아도 그 마음이다. 그런데 아직 못 읽었다. 딜레마에 빠진다. 도서관에서 빌려서라도 빨리 읽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사두고 두고두고 읽는 것이 좋은지 말이다. 다 너와 나의 인연이다. AMOR FATI!^^ 어쨌거나 도서관은 고마운 곳이다. 책에 대한 고민만 하게 해주니까. 사랑한다 그곳을. 그곳에서 마시는 커피가 젤로 맛있다. 단,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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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3-08-22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단 한번 읽어보고 다시 읽을 마음이 들면 책을 사요.안그러면 방도 좁은데 책속에 파묻혀 죽을테니까요ㅡ.ㅡ

그렇게혜윰 2013-08-24 06:44   좋아요 0 | URL
전 읽고나면 사고 싶은 맘이 많이 사라지더라구요ㅋ ㅋ
어쩌면 있어야할책은 없고 없어도되는 책만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제목을 써 놓고 보니 이거 뭐 책을 고른 게 아니라 박스에 담아 '한 박스에 5만원'이렇게 써 있는 걸 산 것 같지만 나름 심사숙고해서 고른 겁니다. 다들 그러시겠지만 ㅎㅎ

 

사실, 사고 싶은 책을 다 살수만 있다면 그게 어디 7만원이 대수겠는가! 70만원도 부족하다. 하지만 내가 매번 알라딘에서 7만원을 채워 구매하는 이유는 한 쿠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달에 그 쿠폰이 없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처음 그 소식을 들었을 때는 아쉬움이 컸다. 한 권의 책을 40%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유혹적이니까! 그런데 조금 지나니, 다행이다 싶었다. 덕분에 7만원을 채우던 것을 그나마 5만원만 채우게 될 것임을 스스로 알았다고나 할까? 다시 말하자면 사고 싶은 책이 5만원이나 7만원만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 책을 사야겠다 싶어 구입하게 될 때는 책 한 두 권이 필요한 것인데 굳이 5만원과 7만원을 채우는 과정이 적잖이 에너지가 소모되기에 다행이라 여기게 되는 것이다. 아마 굳이 더 설명하지 않아도 이런 과정, 나만 겪는 건 아니,,,겠지??

 

그리하여 이번달에는 7만원을 채우지 않고 5만원에서 해결되었다. 사실 필요한 책은 시집 한 권이었는데 굳이 이유를 갖다 붙여서 사는 것이지만 또 그리하여 엄선된 책들은 그 과정을 겪었기에 그야말로 필요한 책이 되는 것이라는 합리화를.....어쨌거나 저쨌거나 만약, 5만원 선물도 없어진다면 난 정신 노동없이 필요한 책만 구입하게 될텐데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내가 5만원을 채우게 된 선물은 바로 셜록홈즈 책갈피!였다. 나는 셜록홈즈도 좋아하고 책갈피도 좋아하기에 사실 지난 달엔 7만원 채우는 과정에서 이걸 넣었다가 결국 뺐을 정도로 내겐 매력적인 제품이었는데 마침 8월에 참,,,어찌 외면할 수가!!

 

원래 내가 사려고 했던 책은 김언 시인의 <모두가 움직인다>였다. 7월에 구입하려고 벼르다가 예정보다 늦게 출간되어 못 샀는데 지난 주에 출간되었음에도 그놈의 5만원병 때문에 ㅠㅠ 내일에야 비로소 내 손에 닿게 된다. 찌릿!^^ 요즘 문학과 지성사에서 쏟아지는 시집들에 대한 평은 여러 가지인 것 같다. 좋은 시집도 많지만 고개가 갸웃해지는 시집들도 있다고 한다. 그건 취향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이 시집만큼은 아마 모두가 인정하지 않을까? 김언은 그런 시인이다.

 

 

 소리 소문 없이 나온 김경욱 작가의 신간 <야구란 무엇인가>의 출간 소식을 들으면서도 책꽂이에 꽂힌 읽지 못한 작가의 작품에 미안함을 느껴야했다. 내가 그러고도 욱이옵이라 부를 자격이 있단 말인가! 그래서 사실 당장 읽지 못할 것 같아 천천히 구매를 하려고 했는데!!!! 작가와의 만남을 신청하느라 후다닥!^^ 사실 갈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면서, 그래도 직접 한 번 꼭 뵙고 싶다. 그 전에 그의 책들을 다 읽을 수 있을까??? 읽었으면 좋겠다.

 

  요즘 기차, 전철, 지하철의 세계에 푹 빠져 다시금 책만들기 시작하시는 아드님과 함께 고른 책이다. 이 녀석은 맘에 드는 주제가 생기면 무조건 책을 만들려고 한다. 나중에 뭐가 되려나? 출판사 하나 차리려나? 신동준 작가의 <지하철은 달려온다>의 경우 라가치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하고 미리보기를 통해 보니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선명한 느낌이 좋았다. 소책자도 있다고 하는데 너무 작을 것 같아 기본책으로 구입했다. <칙칙폭폭 꼬마 기차>는 오래 전의 책이라 증기기관차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그 이야기가 맘에 들어 선택했다. 두 작품 모두 잘 고른 것 같다^^

 

 

 전에 나만 모르는 소설가로 제임스 설터를 꼽은 적이 있었는데 며칠 전 문학동네 팟캐스트 '문학 이야기'에서 신형철 평론가가 또 그의 소설 <가벼운 나날>을 낭독했기에 관심 다시 폭증! 사실 근작은 평들이 좀 흥분되어 있는 경우들이 왕왕 있어 이럴 땐 시일이 지난 작품을 고른다. 그것도 출간 직후의 평이 아니라 한참 뒤의 평을 읽고. 설터의 유명세에 비해 작품의 선택 폭이 너무 좁다는 것이 함정. 리뷰를 참고하고 자시고도 없이 선택했다. 일단 매우 착한 가격으로 판매중이다.

 

 

그리고 너무나도 구매에 명확한 이유를 가지는 책 3권을 구매했다. 건강 책, 색칠공부책 ㅎㅎㅎ

 

이제부턴 5만원 단위로 끊는거야!!! 왜, 이렇게 자신이 작아보이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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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파주 다산교 넘어 넓은 잔디밭에 그늘막치고 뒹굴뒹굴하는 것을 좋아한다. 봄, 가을엔 그래도 가서 한참을 머물 수 있어 간혹 가곤 하는데 여름과 겨울은 가는 시간 대비 돗자리 하나 깔기도 힘들어 가기가 어렵다. 간식을 싸서 먹고, 다리를 건너 북아울렛도 가고 김영사 행복한 마을도 나들이 하고 다시 건너와서 산 책들을 읽고, 또 아이와 놀기도 하다가 까멜레옹도 가고 그러는 별다를 것 없는 시간 보내기다. 근데 그 시간이 참 좋다는 게 나도 이상하다. 파주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올 여름 비가 참 많이 왔는데 비가 그칠 즈음 문자가 왔다. 비룡소에서 패밀리세일을 한다고. 그 핑계로 이번에 가족들과 함께 다녀왔다. 책을 한참 아이와 고르고 결재를 하는데 직원분이 잘 샀다고 칭찬해주셨다 하하하! 그동안 책을 헛 읽지는 않은 모양이다! 민음사의 어린이 출판사이지만 청소년 소설로 분류된 김려령의 <가시고백>이라던가, <곰브리치 세계사>를 획득한 것은 정말 기분이 좋았다. 우주를 좋아하는 아들이 고른 책들 중에 존 버닝햄의 그림책도 있어 좋았는데 아이는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 듯 했다. 대신 이지유 작가님의 <안녕! 여긴 천문대야>와 지식그림책 <지구가 빙글빙글>은 매일 한 번 이상은 꼭꼭 읽는다. 일전에 페이퍼에 남겼듯 전래동화도 좋아한다.

 

 

 

 

 

 

 

 

 

 

 

 

 

 

 

 

 

그곳을 나와선 옆의 탄탄스토리에서 두루 전시하고 마술공연도 관람했다. 계획없이 진행된 시간들이 주는 기쁨이 정말 좋다. 나비 전시는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이쯤되면 나비를 꽃이라 불러야 할 경지이다.

 

 

 

 

 마술쇼를 마치곤 다산교를 건너 북아울렛에서 엄마의 불교 서적 3권과 일곱 명의 작가가 '비'에 관한 단편을 모은 단편집 <일곱 색깔로 내리는 비>를 샀다. 아, 나도 언젠가 '비'에 관한 시를 썼던 적이 있었지 하하! 이 단편집엔 장은진 작가의 <티슈, 지붕, 그리고 하얀 구두 신은 고양이>를 비롯하여 김숨, 김미월, 한유주, 황정은, 김이설, 윤이형의 젊은 여성 작가들만의 단편이 실려 왠지 더 촉촉해지는 느낌이 기대된다. 그나저나 우리 엄마는 불교 서적만 너무 편독한다. 절에 가신다고 하시는거 아냐???

 

김영사 행복한 마을에 들러 마법 천자문 덕분에 한자에 관심이 많아진 아들을 위해 <초등한자사전>을 사고, 이후 일정인 '항공우주박물관'에 가기 위해 체험학습책을 샀다. 그리고 오늘 갈 계획은 없는데 아이가 다시 가고 싶어하는 '철도박물관'체험북도! 근데 거긴 거리 대비 볼 게 너무 없어서 ㅠㅠ 과학관 가는 길에 같이 들러야겠다.

  참고로 항공우주박물관의 경우 홈페이지도 그렇고 책에도 그렇고 주소가 잘못 기재되어 고생을 좀 했다. 출발전에 항공우주박물관에 전화로 정확한 주소를 알고 가는 것이 좋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지나는 길에 들르면 괜찮을 것 같다.

http://www.aerospacemuseum.or.kr/page/web/aeromuseum/index.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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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07-31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비 전시에 가 보고 싶네요.^^
너무 이쁩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그렇게혜윰 2013-07-31 20:38   좋아요 0 | URL
탄탄스토리 3층 전시실인데 요즘은 나비전시더라구요. 유료인곳들보다 더 예뻤어요^^
 

친구와 만나기로 한 게 지난주 월요일이다. 만남의 장소는 알라딘 강남점이고. 책 좀 안 읽는 친구에게 부담없이 책을 고르고 살 수 있는 곳을 소개해주고 싶었다. 친구 집과의 중간 지점인 강남점이 딱이다 싶었는데 아들이 수족구와 두드러기로 지난 주 내내 고생해서 일주일을 미룬 월요일, 그러니까 어제 친구와 만나기도 다시 약속을 잡았었다.

 

그. 런. 데.

폭우다.

 

 망설이는 친구에게 자주 만나는 것도 아닌데 약속한 때에 만나야 만나진다는 말로 약속을 강행했다. 그런데 보통 밤에만 쏴쏴 쏟아지던 것이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도 한참을 쏟아진다. 마을 버스를 기다리는데 마을버스도 오지 않고 비는 점점 거세진다. 여차저차 애써서 전철을 탔는데 그 안에서 본 인터넷 뉴스에 강남역 침수라는 키워드가 보였다. 아, 강남역이 침수라고?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 우리가 뭘 또 그렇게 뜨겁게 사랑하는 사이라고 이 폭우를 뚫고 만나냐 ㅎㅎ

(기사 검색 후에는 얼굴이 살짝 굳어지며...)

- 신논현역으로 와 강남역 침수라네.

- 용산역에서 만날까 그럼?

- 그냥 다음에 보자.

 

혼자 여러 건을 보내고 불안해서 전화까지 했더니 친구가 원래 약속장소로 나온다고 하길래 걱정을 안고 신논현역에서 내렸는데 출구로 나가다보니 사람들이 우산을 다들 돌돌 말고 오는 게 아닌가,

 

비. 가. 그. 쳤. 다.

 

역시, 약속한 때에 만나야 만나진다. 미리 걱정하고 약속을 취소했으면 어쩔 뻔 했겠어? 강남도 소통 원활이었다. 뉴스는 늘 이런 것엔 열 발 느리고 여친구에게 강남점에서 책도 골라주고 나도 책을 샀다. 이 달에 온오프에서 책을 다 구매했더니 추가 적립금도 준다고 한다. 아이책이건 본인 책이건 잘 고르지 못하겠다는 친구에게 친구로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주었다. 물론, 책은 함부로 권할 수 없다는 말도 했다. 취향이 다르니까. 그래서 나는 누군가에게 이 책 재밌다고 쉽게 권하질 못한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주변 사람들이 그닥 좋아하는 경우를 못 봤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데도 친구는 나랑 취향이 얼추 맞았나보다. 그게 나도 고맙고 반갑다.

 

고향친구, 그닥 멀리 사는 것도 아닌데 일년에 한 두번 작정하고 만나야 만나진다. 그러하기에 약속을 잡는 게 일단 중요하고, 잡은 약속은 지키는 것이 좋다. 헤어지는 길에 친구가 말한다.

 

- 만날려고 하니 쉽게 만나진다야. 자주 만나자.

- 그렇지? 그런데도 잘 안만나지는 게 사실.

 

 집에 오는 길에 강남점에서 산 책을 읽으면서 오는 역시 구효서 작가님 짱!이셔! 이로서 현재 구효서 작가님 책 <라디오 라디오>와 <랩소디 인 베를린>  두 책을 두 권 함께 읽고 있다만, 배경도 인물도 내용도 전혀 달라서 전혀 헷갈리지 않는다. 보통 같은 작가의 책은 동시에 읽지 않는데 독서는 내게 예측 불가능한 것이다. 계획대로 읽은 적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없는 듯 하다. 친구에게는 <두근두근 내 인생>을 추천해주었다. 좋아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을 위해선 둘 다 두 권씩을 샀는데 집에 오니 다행히도 그 중 한 권은 무척 좋아한다. 아이 책을 고를 때에는 현재 아이가 관심을 갖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관심 사항에 대한 책을 사면 그 책은 아이에게 책이자 장난감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아들은 기차와 전철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선택한 책은 <지하철을 타요>이다. 제목을 보고, 그림을 보고, 내용을 보고 맘에 들어 보니 엄혜숙 평론가의 번역이다. 믿을 만 하다는 거지!^^

 

내 맘에 들어 고른 어린이 요가책 <안녕, 나마스테>는 시간을 두고 아이와 함께 몸으로 읽어야 할 것 같다. 아쉽게 폐강한 키즈 요가의 아쉬움을 이 책으로 달래 보련다. 책이 정말 사랑스럽다. 요가 동작을 정말 사랑스럽게 그렸다. 따라하고 싶어진다. 헤~ 사자자세!

 

 

친구 아이도 어제 엄마가 사간 두 책을 좋아하면 좋겠다. 그럼 다음에 또 우리 서점에서 만나! 폭우는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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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3-07-24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만 먹어도 살쪄요님~ 안녕하세요, 단발머리예요.

올려주신 글 너무 좋아요. ㅋㅎ
저도 저저번주에 비가 억수로 많이 와서 멀리 사는 친구(수지^^)와의 약속을 미루려했는데,
그 친구도 그러더라구요.

그냥 만나자.

저희도 만나니까, 비가 안 오더라구요.
역시 만나야 만나집니다.

<안녕, 나마스테>에 눈길이 가네요. 오늘도 즐건 하루 되세여~

그렇게혜윰 2013-07-25 10:39   좋아요 0 | URL
우와 이렇게 댓글까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멀리 살지도 않는데 왜이렇게 만나지질 않는지 막상 만나보면 쉬운데 말이죠...비님이 저희를 시험하셨나봐요ㅋㅋ
나이들수록 좋은사람 만나는건 미룰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음은 쉽게 오지 않더라구요.

안녕 나마스테는 책이 정말 사랑스럽네요 어린 아이가 있다면, 참 어울리는책이에요^^
 

지난 금요일 집 가까운 시립 도서관에 갔다. 아이와 적당히 시간을 때우기에 그만한 장소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마침 아들의 친구 가족이 와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덕분에 아이를 친구 엄마에게 잠시 맡기고 책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었다. 실로 오랜만의 일이다. 매번 아이를 데리고 2층 자료실에 가면 여유는 커녕 나가자는 재촉을 대놓고 들어야 하는 터에 빈 손으로 나온 적도 적지 않았기 때문에 참 달콤했다.

 

나는 주로 '새로 들어온 책'코너에 오래 머문다. 집 가까운 시립 도서관은 '새로 들어온 책' 책장이 무척 넓다. 책들이 꽤 오래 그곳에 머물러 있다. 그점이 개인적으로는 참 좋다. 내 코스는 인문 쪽에서 자연과학을 거쳐 문학, 역사 및 여행의 책장에 꽂힌 순서대로 훑고 그 과정을 세 번 정도 하게 된다. 세번째에 가서야 눈에 띄는 사랑하는 책들이 꼭 있다. 아마 세번째 되어야 책들이 나를 받아주는 모양이다. '나 여기 있어, 그러니 날 데려가.'라고 자신을 허락해주는 모양이다.

 

 

금요일, 나를 불렀던 책은 김승희 시인의 <희망이 외롭다>와 한국 작가 9인이 쓴 <헬로, 미스터 디킨스>였다. 그중 시집을 얼른 먼저 읽었는데 살짝 내 취향은 아니어서 '미안'. <헬로, 미스터 디킨스>는 잊었던 사랑을 다시 만난 듯 반가웠다. 표지에 쓰인 김경욱, 김중혁을 비롯한 9명의 작가들이 찰스 디킨스를 테마로 한 권의 책을 엮다니, 잊었었던 설렘이 다시 찾아왔다. 그래서 결국, 아직도 표지만 쓰다듬을 뿐 읽지를 못했다. 이게 문제다. 너무 설레는 책은 마음의 준비를 하는 데에 너무 오래 걸려 결국 읽지 못하곤 한다. 조금씩 고쳐가고 있는데 잘 안된다.

 

 

 

 

일요일. 아는 분이 아이들과 키즈카페를 가자고 하셨다. 만남의 장소는 그 집과 가까운 시립 도서관이다. 이곳은 시설이 단연 좋고, 지은지 얼마 안되어 책상태가 좋지만 일단 책이 적다. 그리고 우리 마을 시립 도서관보다 '새로 들어온 책'의 책장이 턱없이 적다. 일일이 장르별로 뒤져야 하는 이를테면 목적형 대여에 가깝다.  그 몇 안되는 공간에서도 턱하니 나를 부르는 아이가 있으니 김성대의 <사막 식당>. 시인인 아는 언니가 강추하고 예전 우결에서 조정치가 낭독했을 때 좋았던 시집이라 반가운 마음에 빌리고 아동실에서 슬쩍 읽어보니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키즈카페에서 놀다 아무래도 성에 차지 않아 다시 우리 동네 시립 도서관으로 고고씽!

 

 

 

 

그곳에서 바로 나의 로, 맹가리 오빠의 책 <유럽의 교육>을 만났다. 역시 세번째 훑는 과정에서 '나, 여기 있어! 로맹 가리야, 네가 사랑하는.'이라며 손짓하는 살짝 찌그러진 상태로. 로맹 가리의 데뷔작인 이 소설은 책이 나올 때에도 책 좀 읽으시는 분들에겐 관심을 받았지만 일반 백성에게까지 유명해진 것은 국제도서전에서 대통령이 골랐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한동안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서점에는 그 타이틀로 묶여져 소개되곤 했는데 그것이 과연 책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겠다. 아무래도 내 생각엔 이게 핀란드 선진 교육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하고 골랐을 것 같다는 추측이 되는데 말이다. 이 책도 사실 굉장히 읽고 싶었었는데 매력 만점 맹가리 오빠이지만 <자기 앞의 생>와 <흰 개>를 읽는 느낌이 너무나 달랐기에 '내가 과연 그를 즐겨 읽을 수 있을 것인가'하는 의문을 가진 터라 이 책으로 한 번 실험해 보기로 했다. 그래서 설렘에 비해 망설임 없이 이 책을 읽기 시작했고, 빠른 속도로 책에 빠졌다. 책을 다 읽을 무렵 아이가 아파 속도가 느려졌지만 아이 곁에서 밤을 새며 읽었을 정도로 책을 읽는 동안 야네크의 이야기에 빠져있었다. '아! 나는 로맹 가리를 즐겨 읽을 수 있겠어!'라는 확신도 생기고 말이다.

 

일 주일동안 세 번 두 군데의 도서관에 다녀왔지만 '나를 부르는 손짓을 하는 책'을 만나는 데에는 우리 마을 도서관이 좋고, 그 책들을 읽기에는 야외 테라스가 있는 남의 마을 도서관이 좋았다. 마을 버스를 타고 가면 30분이 걸리는 두 도서관을 모두 사랑하는 나로서는 이 둘의 장점을 서로 벤치마킹이라도 하길 바라지만 그건 뭐 내 욕심일 뿐이다.나를 향해 손짓하는 책들이 있는 넓은 책장과 함께 하는 시간도 좋고 넓은 테라스에서 여유롭게 책을 읽으러 가는 마을 버스에서의 30분도 나쁘지 않다. 이만하면 도서관 환경 참 좋은 곳에서 살고 있다 싶고, 적어도 내 마음 헛헛할 때 받아줄 곳 둘 있어 다행이다 싶다. (실제로 부부싸움하면 간다^^) 아이가 빨리 수족구가 나아서 함께 또 나들이 가고 싶다. 아파 엄마가 잘해줘 그런가 애교만 늘어서, 이젠 엄마가 해달라는 것도 다 해줄거라는데 책 고르는 3회 반복의 시간을 기다려 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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