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있는 책이 대체 몇 개인가 🙄
지인이 1장만 살펴봐달라고 해서 듣기 시작.

아래 밑줄처럼 은근히 웃기는 구석이 있다.



다윈이 열 명의 자녀를 둔 아버지였음에도 사람들은 그가 육욕보다는 이성이 이끄는 대로 행동한 사람이었다는 인상을 받는다.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성호르몬은 모두 콜레스테롤에서 만들어진다. 이 스테로이드는 효소의 작용으로 프로게스테론으로 변환된다. 프로게스테론은 흔히 임신과 연관되는 호르몬이며 안드로겐의 전구물질이다. 또 안드로겐은 에스트로겐의 전구물질이다. 결론적으로 이 ‘남성’ 호르몬과 ‘여성’ 호르몬은 서로 쌍방향으로 변환될 수 있고 남성과 여성에 모두 존재한다.

"남성호르몬이니 여성호르몬이니 하는 것은 없습니다. 흔히들 착각하지만요. 남자나 여자나 모두 똑같은 호르몬을 갖고 있습니다." 크리스틴 드레아Christine Drea가 스카이프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내게 말했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란 성 스테로이드를 이것에서 저것으로 바꾸는 효소의 상대적인 양과 호르몬 수용기의 분포와 민감성, 그게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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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6-27 2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6-28 15:43   좋아요 1 | URL
깨알같은 까댐 좋아요 ㅋㅋ

잠자냥 2023-06-28 17:24   좋아요 1 | URL
은까 ㅋㅋㅋ 은근까댐

은오 2023-06-28 1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밌겠당.... 살까..

잠자냥 2023-06-28 11:33   좋아요 2 | URL
동물성애 읽고 이거 읽으면 최재천 저리가라! 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6-28 16:10   좋아요 1 | URL
동물성애 (를 안 읽었지만) 보다 재밌을 듯!

잠자냥 2023-06-28 16:16   좋아요 2 | URL
글쎄요....... *먼산* 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6-28 16:20   좋아요 1 | URL
엇 동물성애가 재미있는건가요 아님 암컷들이 재미없는건가요 ㅎ

잠자냥 2023-06-28 17:23   좋아요 2 | URL
둘 다 재밌습니다. 둘 다 왕도끼 ㅋㅋㅋ

은오 2023-06-29 01:49   좋아요 1 | URL
수하님 쟝님이 사라져서 동물성애 이해모임 옛다 회원 한자리 비는데 들어오시지요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6-29 09:59   좋아요 1 | URL
책을 안 읽었고, 읽자니 읽을 책이 너무 많아서 :)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3-06-30 16: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재밌을 것 같던데요.
‘조용한 생활‘ 팟캐스트 이번 달 이 책 다루던데 듣고 있으니 재밌어서 저도 찾아 읽어볼 생각입니다^^

단발머리 2023-07-01 1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을거에요. 안 읽을 수 없는, 이 궁금함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도발적인(?) 제목 - 미쳐있고 괴상한은 그렇다 치고 '오만하고 똑똑한' 이라는 수식어를 여성에게 붙이는 일이 흔하지 않은 것 같아서 그렇다. 특히 오만한이라는 수식어 - 의 책은 (미괴오똑이라고 줄여 부르기도 한다) 책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많이 들었고 그 전에도 한국일보인가 한겨레에서 하미나 작가의 칼럼을 봤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란 생각은 했는데, 이 책은 읽어봐야 할 것 같으면서도 또 손이 가볍게 가지 않아서, 이제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에는 많은 한국 20-30대 여성이 앓고 있는 우울증에 관한 전방위적인 내용과 여러 여성들과의 인터뷰 내용이 담겨 있다. 왜 여성에게 우울증이 많은가, 그 원인은 무엇인가부터 시작하는데, <완경 선언>에서 완경이 되면 아픈 이유를 호르몬 변화 탓으로만 생각하고 에스트로겐을 맞으면 된다 생각하는 것처럼 (그래도 이 경우는 아예 틀린 것은 아닌데), 남성보다 여성에게 우울증이 많은 것 역시 여성 호르몬으로 설명한다고 한다. 딱히 근거도 없으면서, 그냥 남성과 여성이 신체적으로 다른 게 그것 뿐이니까. 그런데 정신의학 교과서에서 남성의 우울은 여성의 우울과 달리 성호르몬보다는 사회문화적 요인으로 설명한다고.  남성에게만 사회문화적 요인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의학에서 남성의 몸을 표준으로 생각하기에 병의 원인을 남성의 몸 바깥에서 찾으려는 경향 때문이라고 한다. 여성은 정상이 아니니까, 여성의 몸 안에 원인이 있다고 보는 것이고.




여성의 우울과 관계된 사회문화적 원인에는 뭐가 있을까. 출산과 육아, 외모와 관련된 압박, 성폭력과 가정 폭력 등.. 그건 아주 어릴 적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여자아이는 정서 인식 발달을 저해받으며 자란다고 생각해요. 

'친절하다', '사근사근하다'라는 말처럼 사회친화적인 모습을 보이도록 강요받죠.

그러니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껴도 이를 표현하지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일어납니다.





엄마와 딸이 사랑과 증오가 뒤섞인 난장에서 함께 미쳐 뒹구는 동안,

아빠는 난장의 원인을 제공했으나 그곳에 개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비난의 화살을 피해 간다.

다양한 맥락 속에서 발현되는 정신질환을 가족 내의 문제로 납작하게 환원하는 것 또한 사회가 책임을 회피하는 방식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히스테리아를 앓는 여러 여성 환자의 면담을 통해 1896년 <히스테리아의 병인학> 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프로이트는 아동기 성학대로 인한 트라우마로 인해 히스테리아가 발생한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이후 자신의 이론을 수정했다고 한다. 당시 여성들 사이에 히스테리아가 만연했고, 그렇다면 그 가해자는 누구인가? 남성들이 가해자가 되기 때문에. 그래서 수정된 내용은 '환자들은 아동기에 성적 욕망을 억압당하는 과정에서 성학대 경험을 상상해 낸다. 그들의 경험은 지어낸 것이다.' 였다고.. 



프로이트에 대해 잘 모르긴 하는데 그 잘 모르는 와중에도 무의식 상태의 성적 욕망으로 많은 걸 설명하는 건 알고 이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엘렉트라 콤플렉스는 들어봤다. 그때도 잘 이해가 안 되었다. 아무리 무의식이라고 해도 난 아버지를 상대로 그런 욕망 없는 것 같은데? 상상도 안하는데? 이제야 그게 왜 이해가 잘 안되었는지 알 것도 같다.




'우울증'은 미국으로부터 일본으로, 또 한국으로 제약회사에 의해 (항우울제를 팔기 위해) 도입된 것이라고 한다. 미국의 우울증에 대한 진단기준을 도입해서 한국에서 적용하고 있지만, 이것은 주로 백인 기준이기도 하고 한국에서는 보통 분노가 동반되는데 미국의 경우 그렇지 않아서 큰 차이가 있고, 그래서 '우울증' 이라는 병명만으로는 한국 여성의 감정과 증상, 사회적인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한다. 또 같은 진단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미국과 한국에서의 기준 점수가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진단이 어려운데, 그래도 진단을 받으면 고통을 인정받을 수 있어서 해방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고통을 계속해서 호소하는데도 반응하지 않는 사회에서 오래 홀로 버티던 사람에게 누군가의 '알아줌'은, 

그것이 설령 신자유주의 시대 감정 관리의 결과이며 다국적 제약 회사의 자본주의적 책략이라 할 지라도 소중한 것이다. 증상만 나아진다면, 고통만 경감된다면 무엇이든 못 할까?





이 책을 읽고 알게된 가장 충격적인 것 중 하나는, 우울증 치료제로 쓰이는 약들이 어떤 기작을 통해 정신에 작용하는지를 모르면서도 널리 쓰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증상에 맞춰 약을 개발하는 게 아니라, 약이 개발된 후 우연히 특정 증상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되면 치료에 쓰인다고. (약에 대해 잘 모르는데, 정신이 아닌 신체적 증상의 치료약도 이럴까?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고..)




우리가 먹는 정신과 약 대다수는 그 작용기전(약이 신체에서 작용하는 방식)이 제대로 밝혀져 있지 않다.

약의 역사는 너무도 많은 우연과 실수, 뜻밖의 발견과 직감, 그리고 제약회사의 마케팅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성 중 왜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많은지를 연구하면서 항우울제 임상 시험은 대다수의 여성을 대상으로 시행되었고, 그 결과 우울증의 질병 규정 자체가 여성을 기준으로 형성되었다고 한다. 즉, 우울증은 여성에게 흔한 질병이 아니라, 여성의 증상을 기준으로 정해진 질병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우울증 진단 기준으로는 남성의 우울증을 짚어낼 수 없다고 한다. 그러면..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진단한 우울증을 앓는 사람 중 여성 비율이 높다는 건 당연한 말 아닌가. 뭐가 원인이고 뭐가 결과인 건가?




이삼십대 여성은 '사회가 요구하는 규범과 스스로 추구하는 가치 사이의 균열이 가장 큰 세대, 그래서 추락하기도 쉬운 세대' 라고 한다. 이건 우리나라에서만 그런 것은 아니고, 똑같은 교육을 받고 성인이 되었는데 갑자기 여성은 결혼하고 출산하고 꿈을 포기하고... 현실에 부딪히는 것은 비슷할 것 같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사회 변화가 급격하다보니 세대간 갈등도 커졌고, 정치인들이 청년 남성들을 달랜다고 성별 갈등을 조장하고, 디지털 성범죄도 만연하고.. 하다 보니 더 좌절이 큰 것 같다. 또 지금의 이삼십 대 여성들은 어린시절 IMF 외환 위기를 겪었고, 사회에서 '고개숙인 가장' 을 이야기할 때 가정 안에 만연했던 폭력에 노출되었던 사람이 지금 이삼십 대 인거다. (실제로 가장 폭력 발생 건수가 외환 위기 후 훨씬 높아졌다고) 또 코로나 시기에 젊은 여성들의 자살율이 특히 높았다. 그건 우울만이 아니라 가난, 또 젊은 여성이 가난할 때 성매매로 내모는 사회구조도 큰 영향이 있다고 한다.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는데, 검색 결과에 다 성매매 아르바이트만 나오는 거야.

토킹바, 룸, 조건 만남 이런 것들.

이십 대 초반 여자 계정으로 포털에 로그인해 놓은 상태였으니까 그런 것만 뜨는 거야.

이때 진짜 압도적인 충격과 함께 이 세상이 어떤 방식으로 굴러가는지, 가난한 여자들을 어디로 내모는지 느껴지더라고.

...

여자인 이상 어떤 스펙이 있든, 어떤 신념을 가졌든 '가난하면 성매매를 해야 한다'

이게 세상이 어린 여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 같았어.



다시 읽고 쓰면서도 괴로운 내용이 많다. 이렇게 복잡하고 많은 내용을 모으고 생각하고 다룬 것도 좋았는데, 이 책이 더 좋았던 건 이 많은 내용을 다루는 작가의 태도 때문이었다.



독자들이 이 글에서 여성을 우울하게 만든 정확한 원인과 이를 폭로하는 증언을 듣기를 바란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발견한 것은 그보다는 어떤 모순, 혼란, 복잡성, 양가성 등이다.

나는 사람들이 명료해지기보다 함께 흔들리길 바란다. 연루되길 바란다.

선 긋고 피해자와 자신을 분리하는 대신 자신이 이미 선 안에 있던 존재임을 깨닫기를 바란다.

이것은 더 어려운 일이겠지만, 세상에 많은 좋은 것들이 그렇듯 더 보람찰 것이다.



누가 어떤 결론을 내려주기를 바라면 안 되고, 각자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자신의 고통을 돌아보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또 다른 사람의 고통도 인정해주어야 한다는 것.



신기하게도 나의 이야기를 쓸 때 부끄럽기도 하면서 마음이 후련해지는 걸 많이 경험했다. 내 밖으로 꺼내면서, 그걸 말로 글로 표현하면서 인정하게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도 경험했고.



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기를 바란다. 그리고 작가님 인스타를 팔로잉하고 있는데... 책을 더 많이 써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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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06-21 1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성이 더 우울한 이유에 대한 분석, 사회학적 진단에 관한 책이 더 많이 나와야 할 거 같아요. 더 많이 요구 받는 (사회성, 외모, 체형, 출산, 육아) 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쉽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니까요.

수하님 리뷰 읽으면서 총정리 잘 하고 갑니다. 비 오는 수요일에, 좋은 리뷰 감사링!

건수하 2023-06-21 11:03   좋아요 2 | URL
스스로를 인정한다는 측면에서 제목을 썼는데, 단발머리님 댓글을 보니 아 이건 아니구나! 그래도 괜찮다는 건 안되겠다 싶어 제목을 바꿨습니다. 제게 자극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트)

비오는 수요일엔 빨간 장미... 아니 이게 아니군요 ㅎㅎ 이따가 점심 맛있게 드세요!

거리의화가 2023-06-21 1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에 <분자 조각가들> 책을 읽으면서 약이라는게 생각 이상으로 허술하게 많이 만들어지고 잘못 이용되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여성의 감정과 심리에 대해서는 여전히 저 자신도 어려워요. 우울증보다는 오히려 분노조절 장애가 있나 싶을 때는 있습니다ㅜㅜ 어쨌든 제가 여성인데도 제 감정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관련해서 연구가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우울증을 판다기보다는 감정 자체에 대한 연구요!

건수하 2023-06-21 13:35   좋아요 1 | URL
화가님 역사책 읽기도 바쁘신데 화학 관련 책도 읽으셨군요! 약이란 게 원래 그런가봅니다... 그래서 임상실험 이런걸 오래 하는 거군요.

분노조절장애가 아니고 분노할 일이 많은 것 아닐까요 ;ㅁ; 우리를 분노하게 만드는 사회!
(갑자기 <술 권하는 사회> 생각이 나면서...) 감정에 대해서 저도 좀 무딘, 무디려고 노력하는 편이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감정에 관한 책 전 모르지만 있을 거 같기도 합니다 ^^

청아 2023-06-21 15: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발췌문은 특히 좋은데요?!!
이미 연루되었고 흔들리고 있지만ㅎㅎ
저도 그래서 증상이 심할 때만 우울증 약을 먹다가
되도록 걷고 달리려고 노력해요.
우울증약도, 다이어트약도 여성이 가장 큰 수요자고
마케팅 대상이란 사실이 자본주의의 우울한 현실인 듯 합니다.

건수하 2023-06-21 20:41   좋아요 1 | URL
그쵸! 저도 이 많은 내용을 어떻게 소화해야 할 지 난감한 상태였는데 저 태도가 참 좋더라고요. 여성 우울증만이 아니고 장애, 질병, 노년 등 많은 문제에 저런 태도를 갖고 대한다면...

자본주의란 이름으로 아무거나 다 정당화하는 현실.. 요즘 읽던 <도둑맞은 집중력>에서도 그 부분 우울했는데요. 인터뷰한 여성들은 약과 상담 외에도 글쓰기, 연대 등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슬기롭게 대처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오만하고 똑똑한 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 같아요.

햇살과함께 2023-06-21 17: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리뷰 보니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건수하 2023-06-21 20:42   좋아요 1 | URL
햇살과함께님 이미 읽으셨군요 ^^ 전 두번째 읽어도 좋더라고요. 이 작가 책 더 읽어보려고 해요.
 



















많이들 그렇듯 러스트벨트라는 단어를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때쯤에 처음 알았다. 그들은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했을 때 또 한 번 회자되었다.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산업 쇠퇴, 그리고 펜실베니아의 조선소 폐쇄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보고) 에 대해서만 대략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러스트벨트가 여러 주에 넓게 걸쳐져있다는 걸 알게 됐다. 더불어 이리 호가 그렇게 심하게 오염된 이유도. 



<러스트벨트의 밤과 낮>을 읽기 전 나는 그 동네에 사는 사람들,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은 사람들에 대해 알 수 있겠거니 생각했다. 그 사람들이 왜 자신의 이익에 그다지 도움이 안될 것 같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은 이유에 대해서. 그건 뭐 미국만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일어나는 일이지만 말이다. 이명박, 박근혜,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부자를 대변하는 정치인을 대통령을 뽑은 서민, 기성세대를 대변하는 정치인을 뽑은 청년들 등등이 얼마나 많았는가. 그들이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그것에 대해서 알 수 있을까 기대했다. 또 언젠가는 그 사람들도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트럼프는 우리의 회복력을 보는 대신 우리를 찌부러뜨려 최악의 면을 도드라지게 했다그는 산업 노동자를 몰락한 자로 여겼고 몰락이 우리의 유일한 정체성이라고 우리 스스로 믿게 했다그는 우리의 불안을 감출  있는 희생양과 분노의 대상을 제공했고그로써 그가   권력을 탐하는   명의 부유한 권력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우리가  보게 했다.



그들이 나를 정형화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그들에게 똑같이 대했다. ... 나의 적대감이  나라를 갈라놓은 금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균열은 정당과 경제  이상이었다그것은 국회와 백악관을 넘어섰으며 우리의 주급과 직책을 넘어섰다 균열은 인간의 약점에서 태어난 것이었다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는 법을 잊어버렸다우리는 경계를 풀었다우리는 눈을 감았다그러자 장막과 환상을 짜는 이들이 나타나 우리 자신이 초래한 암흑을 알아보았다그들은 우리를 사리 판단에 어두운 장님으로 믿고 우리의  눈을 신중하게 가렸다우리  누구도─철강 노동자들도 변호사들도─다시는 세상을 환히   없기를 바라면서




분명 내가 궁금해했던 부분과 관련된 부분도 있었지만 그런 부분이 많지는 않았고.. 이 이야기는 결국 한 여성의 개인 서사였다. 개인을 이루는 여러 특징들, 러스트벨트에 사는 백인, 여성,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 (제철소 노동을 할 수 있을만큼) 육체적으로 건강한 사람 (앨리스는 학창 시절 육상 선수였다), 그러나 정신적으로는 양극성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 성폭행의 경험으로 고통받는 사람, 밀레니얼 세대 ... 등이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조금씩 드러났다. 요즘 이런 소재들을 조금씩 버무려둔 소설들이 많은데, 소설을 읽을 때는 조금 억지스럽다는 느낌도 들었고 거부감이 들었다. 그러나 이런 특징들이 실제 한 개인을 구성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자, 소설들을 읽을 때 억지스럽다 생각했던 것이 좀 부끄러웠다. 개인을 구성하는 이런 요소라는 것은 하나하나 떼어서 볼 수 있는게 아니니까. 이것들이 다 모여서 한 개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거니까. 물론 이런 요소들은 삶의 과정에서 큰 사건을 계기로 변화하기도 한다. 




앨리스 콜레트 골드바흐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고 공화당을 지지하는 집안에서 자랐으며 수녀가 되기를 꿈꾸었고 대학생 때는 임신중단 반대 집회에 나갔다. 그 집안에서 페미니즘은 죄악이었으며 '로 대 웨이드 사건' 판결은 미국을 멸망시킬(!) 징조였다. - 그녀의  부모님에 의하면 '로 대 웨이드 사건' 으로부터 70년 뒤, 그러니까 2043년 미국은 멸망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민주당 지지자가 되었다. 

(앨리스의 부모님이 민주당 지지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여러 이미지가 있었는데, '요가를 한다' 에서 조금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요가가 뭐 어떻다고... '마약을 한다'와 가까이 있었으니 아마도 70년대 히피들을 생각한 것 같다)



앨리스는 가톨릭 계열 대학에 다녔고 그 대학의 남학생 두 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신뢰할 수 있는 여학생에게 상담을 했더니 피가 났는지를 물어보며 '하룻밤에 남자애 둘과 섹스를 했다면 고해를 해야할 것 같다'는 조언을 들었다. (고해를 해야 하는 이유가 피가 안 났다는 부분일까, 섹스를 했다는 부분일까, 아니면 하룻밤에 남자애 둘과 했다는 부분일까?) 고해를 하니 신부는 '성적 방종' 이라며 '여성으로서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고 했다.  



나는 안다여자들이 너무 오랫동안 남자들의 짐을 짊어지고 왔다는 것을오랜 세월 여자는 본성에 결점이 있는 요부로 묘사되었다여자는 남자를 죄로 인도하는 무절제의 화신이다아담이 사과를 먹은 것은 오로지 이브가 사과를 먼저 먹었기 때문이다에런과 벤이 나를 이용한 것은 내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고성폭행당한 죄를 용서해준 신부님은 언젠가 성인으로 추앙될 것이다사과를 먼저 먹은 것은 이브였다사과에는 선악에 대한 앎이 들어 있다아담이 선악의 차이를 말해주지 않으리란  이브는 미리 알았던 것이다.



선악의 차이를 아담은 잘 알고 있었을까? 신부님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은데...



고해를 하고 죄를 사함받았지만 불안은 수그러들지 않아 심리 치료사를 찾아갔고 거기서 앨리스는 비로소 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강간당한 거라고. 그래서 학내 위원회에 두 남학생을 성폭력으로 고발했고, 절차를 밟았다. 교수와 학생 (여학생 한 명, 남학생 나머지) 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앨리스를 그날 밤의 상황이 아닌 평소의 행실로 판단했고, 그 흔한 '거부 의사를 밝혔는지' 에 대해 명확하게 답변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남학생 중 하나가 약을 먹였기 때문이다) 합의하에 이루어진 성관계로 판단했다. 



이후 앨리스는 신앙에 회의를 가지기 시작했고, 양극성 장애 증상이 시작되었다. 석사학위 수여와 관련된 간단한 서류처리를 몇 년씩 미루고 할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였다. 그 괴로움에 경제 위기도 한 몫 거들었다. 



원하는  뭐든지   있어어른들은 어린 나에게 말했다꿈을 꾸면 이룰  있어 또래들은 어린 시절에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고그중 많은 이들이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을 꾸었다우리는  세상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기기를 원했지만─한때 내가 수녀원과 교실에 그토록 매료된 이유이기도 했다─현실은 어린 시절 우리가 세운 원대한 포부에 부응하지 못했다.



고등교육을 받았음에도 페인트공으로 생계를 이어가다가 어릴 때부터 벗어나고 싶어했던 클리블랜드의 상징, 제철소에 취직하게 되었다. 



안전모가 상징하는 바를 소중히 여겼지만 안전모가 내 삶에서 의미하는 바가 두렵기도 했다. 나는 나의 어린 자아가 시도했던 것에 한참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의 그 소중한 이상을 추구하고자 하는 의지마저 상실했다. 세상을 바꾸려는 희망은 더 많은 급여를 바라는 희망으로 바뀌었다. 나의 잠재력에 대한 믿음은 시들었다.



강도높은 노동과 위험한 노동 환경은 만성적 피곤함 그리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져왔고, 양극성 장애가 더해져 남자친구와의 관계도 악화시켰다. 



병은 판단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개인적 과실과 정신 질환이 어디에서 시작하고 끝나는지 구분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  병으로 인한 최악의 충동은 나를 스스로도 이상 알아보지 못하는 낯선 사람으로 바꿔놓았다




아래 문장은 그녀가 자신의 상황을 얼마나 혼란스러워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내가 자살하려고 하는 것은 죽고 싶어서가 아니란 일순간 깨달았다. 내가 자살하려고 하는 것은 살아가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었다의미 없는 돈을 가져다주는 일을 하면서 만족을 찾는 법을 몰랐고, 나를 지킬박사와 하이드로 분열시킨 병을 다루는 법을 몰랐고, 어린 시절의 꿈을 제철소라는 현실과 화해시키는 법을 몰랐다.




결국 그녀는 살아가는 법을 알아냈다. 월급이 많지만 보람을 느낄 수 없는 일을 그만뒀고, 병을 관리하게 되었고, 자신의 꿈을 쫓기 시작했다. 



앨리스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의 삶은 어떤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그것에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바꾸어왔는지. 그다지 적극적으로 바꿔오지는 않았고 <행복의 약속>에서 언급된 비관주의에 입각해 뭔가를 피하는 방식의 선택을 많이 해 왔다. 



요즘 2-30대 여성 우울증을 다룬 <미괴오똑: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을 읽고 있다. 이 책에서 우울증을 앓는 여성들은 가정 폭력, 성폭력,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접하는 폭력에 노출된 경우가 많다고 했다. 우울증은 자신이 가졌던 세계에 대한 환상이 깨질 때 필연적으로 온다고 했다. 양극성 장애와 우울증은 다르고 그 원인도 다를 수 있겠지만. 자신이 받아들일 수 없는 일들을 겪을 때 인간이 멀쩡할 수 없는 건 당연하다. 비슷하게 아픈 사람들이 많다면 원인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일 가능성이 높다. 



페미니즘을 알게 되고 나의 정신적 고통이 사회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이름붙일 수 있었다. 또 공동체에서 받는 정서적 지지는 나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나의 개인적 이야기는 어쩌면 사소하기도 하고 별로 말하고 싶지 않기도 하다. 그런데 이제는 자꾸 써야하는 이유를 알겠다. 이 책이 소설이 아니라 실화라서 더 가깝게 느껴졌다는 점은 조금 부끄럽지만,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실화라는 게 어쩌면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나의 생각 나의 이야기를 더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밀레니얼들의 이야기에 더 귀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리 멀지도 않아서) 내가 가장 오랫동안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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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5-29 08:2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읽느라 고생흐셨고 덕분에 이 리뷰도 잘 읽었습니다. 책을 다시 한 번 읽으며 정리하는 느낌이에요. 또한 제가 책을 읽으면서 전체보다 부분에 집중힌다는 생각도 들어요. 전 이렇게 총괄적 정리를 하지 못해서 말이지요. 함께 읽어 좋았습니다!

얄라알라 2023-05-29 13:00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수하님, 완독 축하드립니다

맛집 리뷰가 아무리 좋은 들, 내가 직접 가서 먹어보지 않은 음식에 엄청 호응하기 어렵듯
이 책은 저도 직접 읽었던지라, (물론 세부 기억은 가물하지만) 두 분의 리뷰 읽으면서 ˝함께 읽기˝의 든든함을 다시금 느끼었습니다^^

건수하 2023-05-29 17:55   좋아요 3 | URL
이 책은 정말 전체를 다 볼 수 밖에 없는 책이었던 것 같아요. 잘 읽히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었어요.
5월에는 기한 안에 읽어 더욱 뿌듯합니다 ^^

건수하 2023-05-29 17:57   좋아요 1 | URL
얄라알라님 이미 읽으셨군요 ^^
함께 읽기의 든든함이 참 매력적입니다.

댓글 남겨주시니 힘이 나네요. 또 열심히 읽고 쓰겠습니다.

독서괭 2023-05-29 17: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이달의 당선작으로 추천합니다!! 러스트벨트 이 책 이런 내용이었군요. 와닿는 부분이 많이셨던 것 같고. 저도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성폭행 당하고 주위 반응 진짜 어휴…🤬🤬🤬

건수하 2023-05-29 17:58   좋아요 1 | URL
이 달의 당선작 씩이나요... 그럴리 없다 생각하지만 괜히 신이 나네요 ㅎㅎ
독서괭님도 언젠가 꼭 읽어보시길. ^^

햇살과함께 2023-05-30 1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멋진 리뷰 잘 읽었어요~
저도 저 문장,, 자살하려는 하는 것이 죽고 싶어서가 아니라 살아가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라는 문장이 맘에 많이 남더라고요.
살면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몰라서 죽고 싶다고 생각할 때(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가 있으니까요...

건수하 2023-05-30 14:31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저 문장 읽고 그렇구나- 했었어요.
어찌보면 진부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작가의 솔직함 그리고 시간순이 아닌 구성이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든 것 같아요.

책먼지 2023-05-31 1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성폭행 당했는데 고해하라는 부분 읽다 모니터 부술 뻔했어요.. 어우 수하님 이 글 정말 좋네요ㅠㅠ 저는 미괴오똑 읽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읽기를 중단했는데 인터뷰이들의 경험이 각기 개별적이지만 어떤 부분들은 저와 소름끼치게 비슷해서 더 읽으면 돌이킬 수 없이 휩쓸려 들어갈 것 같더라고요ㅠㅠ (예를 들어 나는 죽도록 멀쩡한 척 하느라 의사 앞에서도 최선을 다해 멀쩡한 척 하는 거고 의사도 사람이니까 상대를 배려해서 행동하는 건데 이 정도면 괜찮은 거라고 무시하는 듯이 말할 때 진짜 순간 내가 이 사람 앞에서 죽어버려야 내가 안 괜찮은 걸 알까 충동느낀 적 있어요. 그런 비슷한 이야기들이 미괴오똑에도 나오더라고요) “비슷하게 아픈 사람들이 많다면 원인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일 가능성이 높다”에 밑줄 긋습니다!!!

건수하 2023-06-01 15:03   좋아요 1 | URL
성폭행에 고해라니 정말 이게 무슨 중세시대도 아니고 ㅠㅠ

미괴오똑 읽기가 좀 힘들었는데, 그래도 좋았고 하미나 작가가 더 책을 내줬으면 하고 있어요.
인터뷰이들의 이야기가 각자 다르지만 모이는 부분이 있었어요.
후기는 잘 못 쓰겠어서 다시 한 번 읽어보고는 있는데... 그냥 못 쓰고 넘어갈지도요..
 
완경 선언 - 팩트와 페미니즘을 무기로 내 몸과 마음을 지키는 방법
생각의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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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보다 완경에 대해서는 더 쉬쉬하는 사회적 분위기, 정확히 말하자면 ‘노화‘로 취급하는 태도가 싫어서, 알고 또 대비하고자 읽었다. 이 두꺼운 책을 다 읽을 수만 있다면, 완경에 대해 자세하고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흥미로운 책은 아니었지만 작가의 <질 건강 매뉴얼>도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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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5-12 09:3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 특성상 재미있지는 않으므로 별 하나 뺌.

햇살과함께 2023-05-12 09:54   좋아요 3 | URL
저도 완경되기 전에 읽어봐야겠어요! 머지 않은 것 같은데….

건수하 2023-05-12 13:50   좋아요 1 | URL
팔까 잘 뒀다가 필요할 때 다시 읽어볼까 고민중이에요 ^^

참고로 이 책에 따르면 완경은 마지막 월경 후 12개월 동안 월경이 없을 때 확정됩니다. 그러니까 12개월 동안 지켜봐야 알 수 있는...

서곡 2023-05-12 10: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취지와 메시지가 훌륭하여 만점 주었다가 재미가 없어 별 하나 빼고 그랬었습니다 ㅎ 반대의 사례도 있었고요 ㅋ

건수하 2023-05-12 13:51   좋아요 2 | URL
제가 지루한 책 잘 읽는 편이지만 이 책은 특히 좀 지루했기에 ㅎㅎ 제 리뷰를 보시는 분들을 고려하여 하나 뺐습니다.

DYDADDY 2023-05-12 1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구나 노화를 피해갈 수 없음에도 경멸하거나 혐오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가치판단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자본주의에서 생산성의 하락이나 저해가 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겠죠. 완경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노동력 생산 가능성의 상실을 자본주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당연히 무가치한 존재로 여겨질 거에요. 인간적인 면으로 보았을 때 완경은 여성의 생물학적 수고로움을 마친 감사함으로 느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린 시절부터 새치가 많은 편(한약을 잘못 먹었나봐요. ㅋㅋㅋ)이라 흰머리가 늘어도 염색을 하지 않고 있어요. 한 인간으로서 자연스러운 노화를 받아들이는 것도 있고, 젊어보이려 노력하는 것에 대한 반항이기도 해요.
물론 노화는 신체적으로 힘듬을 동반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시간만큼의 성숙을 의미하겠죠.
이 책은 예전부터 읽고 싶은 책리스트에 있는데... 언젠가는 읽겠죠? ㅠㅠ

건수하 2023-05-12 20:53   좋아요 1 | URL
대디님 말씀하신대로예요. 게다가 요즘은 완경 이후의 시기가 길어지다보니 참고 견딘다기보단 어떻게 건강을 유지하고 대처할지가 중요해지는 것 같아요. 이 책에는 생물학이나 약 관련된 내용이 많아서 여성인 저도 읽기가 지루했거든요. 대디님이 꼭 읽으실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읽어보고 싶으시다면 말리진 않겠습니다 :)

DYDADDY 2023-05-13 02:07   좋아요 1 | URL
페이퍼를 곰곰히 곱씹다 문득 세상의 절반은 여자고 여자의 평균 수명을 고려할 때 약 수명의 40퍼센트가 완경 상태라면 인구의 20퍼센트는 항상 완경일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나라에서 1,031만의 여성이 완경기라는거죠.
물론.. 재미없는 책이라는 것을 많은 분들이 피력하시지만, 재미없는 것과 필요한 혹은 유용한 것은 항상 같지는 않으니 읽어볼 이유는 충분한 것 같아요. ^^
(쓰고 보니 저는 결국 이과에서 못 벗어나나 봐요. ㅠㅠ)
 
[eBook] 이슬람 전사의 탄생 - 분쟁으로 보는 중동 현대사
정의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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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아프가니스탄 전쟁 / 걸프 전쟁 / 이라크 전쟁, 알 카에다, IS, 오사마 빈 라덴 등의 단어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하다면 읽어볼만한 책. 2차대전 이후 약 70년 동안 시공간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건들을 잘 엮어 하나의 역사로 만들었다. 이해하기 쉽고 지루하지도 않은 것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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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5-12 0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제 <이슬람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을 읽으면 된다.

공쟝쟝 2023-05-09 11:4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웤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5-09 14:03   좋아요 1 | URL
제가 쫌…. ☺️

공쟝쟝 2023-05-09 17:46   좋아요 1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