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을 좋아했던 기억을 되살리고 싶어서 간 공연.
'주주총회'라는 이름으로 이대 대강당에서 했다.
4명의 멤버가 모두 땀쟁이인데다 김현철은 닦을 만한 것을 찾는 족족 얼굴로 가져갔다. ㅋ
김현철.
처음엔 얌전하고 내내 조용히 발라드만 부를 것 같더니
나중엔 방방 뛰고 객석까지 내려갔다. 꺄아~
역시 나의 선견지명은 탁월했던지라 하루 2회 공연으로 끝인 주주총회의 8시 공연은
정말 재미있는 현장이었다.
수많은 게스트 중 1명은 나의 완소 이승환.
좋지 않은 음향에도 불구하고 작곡가 정지찬이 듣는 앞에서 '물어본다'를 멋지게 불렀다.
3시간 5분 동안 정말 후회없이 즐기고 뛰었다.
rock을 기반으로 한 심현보의 음악에 관심을 둘 예정이다.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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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부턴 공연문화에 대한 짧고, 어설픈 고찰
공연문화에 뒤늦게 눈을 뜬지라 몰랐는데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야광봉 따위, 죄 모아서 재활용품 수거함에 넣어 버려라."
말로만 듣던 야광봉의 실체를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2층 맨 뒤에 서서 무대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려는 나에게
여기저기서 번쩍이는 야광봉은 한갓 공해에 불과했다.
돈이 아까워서 안 샀는지, 야광봉을 싫어해서 안 샀는지는 몰라도
그리 많은 사람들이 들고 있었던 건 아니다.
그런데도 이건 조명이 완전히 꺼진 조용한 분위기에서도
번쩍 번쩍 빛을 발하는 야광봉이 분위기를 홀딱 깨고 있었다.
더욱 어이가 없던 건 제일 비싼 자리 + 제일 좋은 자리인
1층 앞부분에서 즐기는 사람들이 단체로 파란색 야광봉을 들고 있었던 것.
그들은 초대권이나 이벤트 당첨자가 아닌 자신들이 좋아하는 뮤지션들을 보기 위해
그들의 돈을 내고 온 사람들일 텐데 어찌해서 야광봉을 들고 흔드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이해서 야광봉을 파는 아주머니는 공연 중간에 공연장을 돌아다니며
야광봉을 파시는지... 헐~
야광봉만 없어도 공연의 질은 부쩍 높아질 거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