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연애의 목적' 사운드트랙을 산 건 아마도 2005년의 일일 것이다. 리뷰를 쓴 때가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아무튼...

그 때 그 CD를 산 건 무슨 영화상 시상식에 나온 이병우와 뮤직도르프의 연주를 듣고 감탄해서였을 것이다. 아마도... 그 음악이 참 좋았고, 사랑스러웠고, 이병우 특유의 변주가 마음에 들어서였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연애의 목적'은 비디오대여점과 인연을 끊은 후 어디서도 그 영화를 볼 수 없었다. 애시당초 DVD를 샀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진 못했고, 신문사 사이트에도, 공유사이트에도 '연애의 목적'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난 어제 그 영화를 보게 해준 크브스에 고맙다. 영화 시작하면서 흘러나온 이병우의 음악. 역시.. 상상했던 것만큼 좋았다. 최 홍 선생이 확 돌변해서 이 선생님이 성추행한 거라고 말할 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지만, 이야기는 그렇게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최 홍에겐 가슴 아픈 지난 기억이 있고, 그 소문은 진실인지 거짓인지조차 밝힐 수 없게 되어 버린 채 교사들의 세계에도 쫙 퍼졌고, 이 선생은 그런 과거가 있다고 소문이 난 교생과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게 밝혀진 마당에 둘 다 교사들의 세계에 발붙이고 배 두들기기엔 어려움이 있었을 테니... 어찌 보면 최 홍의 선택은 그것이 최선이었을 거라는 추측을 하게 한다.

지난 2년 여간 음악만 듣다가 그 음악을 입힌 영화를 보고 나니, DVD가 사고 싶어졌다. 어젯밤에는 당장 사고 싶은 충동에 휘둘리기도 했다. 지금은 살까 말까 하고 있지만, 교생과 이 선생의 강도 높은(?) 섹스신이 포함되어 있다면 당연히 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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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편의 짧은 영화들이 '사랑해(Je t'aime)'라는 주제를 가지고 '파리'에서 이야기를 만든 영화다. 동네 극장에서 봤는데, 전국에 체인을 두고 있는 극장 치고는 좌석이 정말 아니올씨다였다. 조금만 누우면 바로 앞 의자가 시선을 가려서 영화에 집중할 수가 없는 것. 그 때문에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앉아 보다가 피로해져 중간에 졸았다.
다음부턴 정말 봐야 할 영화가 아닌 한 절대 가지 않기로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잠갔다.

중간에 졸고 나니 마이미스트가 하늘을 나는 것처럼 여기저기 유영하고 있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올리버 슈미츠 감독의 '축제 광장'이었다.
총상을 입은 흑인 남자의 눈빛이 강렬했기 때문이다.

하도 많은 영화가 계속 끝나고, 다시 시작하기 때문에 모든 이야기를 다 기억하긴 힘들고, 어떤 건 별 거 아닌 걸 과장한 느낌도 받았고, 어떤 건 단편의 특징을 잘 살린 것도 있다.

파리가 배경이어서 주는 특별함은 그냥 파리가 배경이라는 것뿐. 중간에 졸았기 때문에 뭔가 특별한 게 나왔을지도 모르지만, 내 기억엔 없다. 제목만큼의 로맨스와 파리의 모습을 원한다면 실망이 클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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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7-02-14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년전에 파리에 갔었습니다.
너무 자유롭다고 할까?
지나친 자유는 방종을 낳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루(春) 2007-02-15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지하게 부럽네요. 프랑스 그 중 파리도 가고 싶은 곳 중 하나거든요. 너무 멀지 않은 미래에 가고 싶어요.
 

외출했다 돌아와 '무한도전'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컴퓨터를 켰다.

익스플로러를 띄우면 거대 포털사이트로 연결되는데 <환하게 웃고 있는 영정 속의 정다빈>이라는 사진이 달린 기사 제목을 보고, "영화 찍나?" 했다. 그런데 그 기사를 클릭하니, 소유진이랑 장영란이 빈소를 다녀갔다는.... 그제서야 상황이 파악된다. 실제상황이구나.

정다빈, 왜 자살한 걸까?

2000년에 데뷔한 거면 오래 되지도 않았고, 아직 가능성도 많은데...
얼마 전, MBC에서 창사특집 프로그램할 때 나온 걸 본 게 마지막 정다빈의 모습이다.

다른 연예인 자살했을 때도 이렇게 슬프진 않았는데 정다빈은 스캔들에 휘말린 적도, 악성 루머에 휘둘린 적도 없는 것 같은데 갑자기 이게 웬일인가 싶어 한동안 머리가 멍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기사를 클릭하면서 주르륵 울어버렸다.

오늘 '연예가중계'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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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7-02-10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귀여운 여인 이었는 데 차말로 안타깝습니다. 요즘 왜들 이러는지 세상에서 생명처럼 값진 것이 없거늘.......고인의 명복을 빌뿐입니다.
 

니이가타의 마지막날은 아침 일찍 공항으로 가야 했다.
니이가타발 인천 직항이 아침 9시 30분 비행기이기 때문이다.

전날 꾸역꾸역 짐을 싸놓고 아침에 일찍부터 서둘러 나의 예약사항에 포함되어 있는 아침식사를 마지막으로 챙기기 위해 7시 땡하자마자 식당에 내려갔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식당에는 전혀 인기척이 없었다. 프런트에 가서 곧 나가야 하는데 식당이 문을 안 열었다고 얘기하니 두 말 않고 오늘의 조식비는 빼주겠다면서 방값 계산을 해준다. 고맙기도 해라.

선루트호텔을 싫어할 이유를 도저히 찾을 수 없는 깔끔한 마무리에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체크아웃을 하고 부랴부랴 니이가타역으로 와서 공항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그리고 이틀만 머무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도 큰지라 버스 안에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니이가타가 특히 좋았던 건 아닌데 이상하게 여기엔 니이가타 사진만 올리게 된다. 만약 JR East Pass가 플렉시블 10일권이었으면 니이가타나 센다이에 하루씩 더 있었을 수도 있는데...

센다이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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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ire 2007-02-10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재밌고도 유용한 이발소 간판이에요.^^
센다이, 가보고 싶었는데 여적지 못 가봤다는... 근데 하루 님은 영어도 잘하시고 일어도 잘하시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하루(春) 2007-02-10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센다이는 도시가 커서 도시에서 계속 살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괜찮은 곳인 것 같아요. 자꾸 눈에 밟혀요.
그리고, 영어와 일어는 겨우 '서바이벌' 수준입니다. 그 이상을 기대하시면 실망이 크실 거예요. ^^;
 

신의 물방울 1~ 9권. 드디어 주문.
어떤 와인가게에서는 '신의 물방울'에 나오는 와인들을 예약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그 와인들을 사지는 못해도 일단 책을 봐야 겠다 싶어서...
어떤 책일지 궁금하다.

신의 물방울은 만화책이라 9권까지 주문해도 책값이 그리 비싸지 않다.
다른 책과 CD 하나 포함해서 간신히 50,020원으로 5만원에서 20원 넘긴 금액으로 주문.

빨리 받아보고 싶다.

나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문자중독이라기보다는 단순히 책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더 큰 것 같다.
어쨌든 책 시장에 아주 작은 활기나마 불어넣어주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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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ire 2007-02-08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와인가게가 어디예요?

하이드 2007-02-08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의 물방울.에 나온 와인, 저렴한 가격에 비해 환상적인 맛. 인건데, '신의물방울'탓에 열라 비싸지고, 빈티지도 달라서, 국내에서 그 가격에 구입하는 건 의미 없는듯해요. 그나저나 50,020원이라니 ^^

하루(春) 2007-02-08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haire님, winenara.com이구요. 오프라인 매장이 여러 군데 있어요. 근데, 지금 보니까 예약은 끝나고 수령기간인 듯하네요. ^^;
하이드님, 빈티지가 다르다는 게 제일 와닿는데요? 으음...
저도 금액 맞춰놓고 흐뭇해하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