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나 해러웨이 컴북스 이론총서
이지언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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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님 말씀대로 <해러웨이 선언문> 읽기 전에 입문서로 읽었다. 해러웨이의 사이보그 개념은 기존의 이분법적 세계, 자연과 생물학의 법칙으로 나뉘어져 성차별(젠더)이나 종차별(인종/인간과 비인간-동물-)이 당연하게 이뤄지던 시대에 반기를 든 선언이 아닐까 싶다. 이제, 본격적으로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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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5-20 14: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100자평 처음에 다락발님이라고 썼는데 아무도 모르더라능 ㅋㅋㅋ 뒤늦게 수정했지만, 다락발님 이라고 쓴 거 다들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 한 거 아닌가 싶은데.....? 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5-20 15:40   좋아요 3 | URL
그랬지요 ;)

공쟝쟝 2022-05-21 02:38   좋아요 2 | URL
잠자냥 새로운 재능 : 다락방 닉네임 제조기 (다락발, 다부장 외)

그레이스 2022-05-21 15:13   좋아요 2 | URL
커피 마시다 뿜을뻔 했습니다.ㅋㅋ
일단 익숙한 단어는 오타가 나도 모르고 읽게 되는듯요 😂

다락방 2022-05-24 15:28   좋아요 2 | URL
나도 다락발 봤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5-24 16:02   좋아요 2 | URL
다락발 인정했구나? 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5-26 2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발이 여기서 나왔군여 ㅋㅋㅋㅋ
 

도서관이 집에서 도보로 5분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 있다. 6년 전에 이곳으로 이사 올 때 작정하고 도서관 옆으로 왔다. 그땐 호기롭게 퇴근하고 나면 도서관 열람실 가서 글을 써야지, 책도 더는 사지 말고 빌려 읽어야지! 두 가지 결심을 크게 하고 왔는데.... 둘 다 지키지 못한 것 같다. 몇 달 후 이사 예정이라 요즘 책을 덜 사고 있기는 한데, 6년 전 이사 때보다 책은 훨씬 늘어났다. 나만큼이나 책이 많으면서 곧 이사를 앞두고 있는 내 친구는 이삿짐 견적 내러 온 사람이 책이 너무 많다면서 구시렁대는 소리를 듣고는 결국 사람 하나 더 쓰시라고 했다고 한다.... 무섭다;;;

그래서 오늘도 왕창 책 지르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 딱 2권만 샀다. 그리고 사려고 했던 책 중 두 권은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했다. 우리 도서관은 한 사람이 한 달에 2권 신청할 수 있는데, 그것도 그해 책정된 예산이 다 떨어지면 더는 받아주지 않는다. 대부분의 도서관이 11월쯤이면 예산을 다 썼다면서 희망도서 신청을 더는 받지 않는 것 같다.




오늘 내가 신청한 책 두 권 중 하나는 크림 중의 크림(<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 뮤리얼 스파크의 <메멘토 모리>이다.  뮤리얼 스파크의 신작이라 궁금하기도 한데, 시인 김수영이 마지막으로 번역한 작품이라는 문구도 자못 궁금(의아하다.... 복간본인가?)증을 불러일으킨다. 출판사 소개 글에서는 ‘시인이 타계한 후 1968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었’다고 한다. 아무튼 원작이 궁금해서 사보고 싶었는데, 솔직히 이 출판사의 이 시리즈는 굳이 사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아서(예전에 케이트 쇼팽 <셀레스틴 부인의 이혼>을 사 읽고 되판 적이 있다) 몇 달 전에도 케이트 쇼팽 <그녀의 편지>를 희망도서로 신청한 적이 있다(근데 읽지 못하고 다시 반납;).




또 다른 한 권은 <삶을 바꾼 페미니즘 강의실>이다.  사실 이 책은 정희진의 신간 알림을 신청해 놓았더니, 메일이 날아와서 알게 되었는데, 공저자 중 한 사람으로 정희진의 이름이 보인 것도 반갑지만, ‘춘천의 한 대학에서, 교양과목도 아닌 전공수업으로, 그것도 남성 교수자에 의해, 무려 20년간 <여성주의철학> 수업이 이어져왔다’는 소개 문구에 궁금증이 팍 일었다. 2021년, 강의를 이끌었던 장춘익 교수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서 그 강의는 이제 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데, 그간 그 강의실에서는 어떤 담론들이 오갔을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다른 때 같았으면 분명 사서 읽었을 텐데, 이사를 앞두고 책 줄이기.......; 그나저나 요즘 어떤 공공도서관에서는 ‘페미니즘’ 단어만 들어가도 희망도서 신청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말도 있던데, 설마 퇴짜 맞는 건 아니겠지?

이렇게 신청해 놓고 내가 희망도서로 신청한 책 목록을 들여다 보니, 아 나 이 책 참 잘 신청했어, 내가 아니면 이 책을 누가 도서관에 들였을까! 싶은 책도 있고 아니, 이런 책도 신청했단 말이야??? 동공지진한 책도 있고,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읽었지만 왠지 소장용으로 다시 사고 싶어지는 책도 있다. 내가 그간 신청한 목록들은 아래와 같다(안물 안궁? 그럼 패스하시라~). 2016년 11월에 처음 신청한 책이 비치된 걸 보니, 이사하고 나서 정신 좀 챙기고 10월부터 희망 도서를 신청한 모양이다.







목록에서는 출판사가 드러나지 않아서 잘 알 수 없지만, 사실 나는 지만지 책, 그 사악한 가격의 책 가운데 읽고 싶은 책이 있을 땐 대부분 도서관 희망도서를 이용한다. 아니면 도서관에서 검색부터 한다. 그중 재미난 일화가 하나 있는데, 2018년, 세르게이 도블라토프의 <외국 여자>가 출간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을 했다. 얼마 후 도서관에서 이메일로 답신이 왔는데, 그 내용인즉 다음과 같았다. ‘귀하께서 신청하신 도블라토프의 <외국 여자>는 2012년에 출간된 책으로 출판연도가 오래되어(5년 이상) 희망도서 신청대상에서 어긋납니다. 그러나 문학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판단하여 비치하도록 결정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이 책을 구입한다고 하니 기뻤는데, 사서가 보기에도 ‘문학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한 부분이 너무 뿌듯했달까. 어느 사서(우리 동네 도서관 사서 얼굴 난 거의 안다.....)가 어떤 기준으로 그런 판단을 내렸을지 이야기라도 나눠보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무튼 지만지 책(희곡 포함) 사서 읽기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도서관 희망도서 신청을 적극 이용해 보시라-
















아, 내가 이 책은 정말 잘 신청했어! 이 책은 정말 명작이야! 공공을 위해 꼭 필요한 책이야! 나도 왠지 소장용으로 다시 사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은 단연 <새로운 단어를 찾습니다>와 <육식의 성정치>이다. 이 책 두 권은 내가 신청해서 읽던 시기보다 나중에 사람들의 눈길을 끈 것 같은데, 알고 보니 <새로운 단어를 찾습니다>는 김영하 북클럽에 선정되어서 많이 알려진 듯하다. 아무튼 재미나고 좋은 책이다. <육식의 성정치>는 워낙 명저이기도 한데 알라딘에서는 다부장님이 여성주의 책읽기 대상 도서로 선정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은 전력이 있다.




희망도서 신청했다가 유일하게 거절당한 책도 있는데, <바이닐. 앨범. 커버. 아트>가 바로 문제의 책이다. 거절 사유는? 정가 38,000원 비싸다는 것이다!!! 아니, 비싸니까 신청했는데 비싸다고 거절하다니 젠장. 한때 음반 덕후였던 나는 음반 커버에도 관심이 많다. 이 책 정말 흥미진진할 거 같은데, 아직 못 읽었..... 올해는 걍 내 돈 주고 살까봐....

호기롭게 신청해놓고 책 받아와서는 여태 아직 못 읽고 반납하고, 빌렸다가 다시 반납하고를 반복하는 책들도 있다. <모험적 독일인 짐플리치시무스>, <신사 배리 린든의 회고록>, <아산>, <갈라테아 2.2>, <선택받은 사람>, <저항의 멜랑콜리>, <켑투케 중단편집>이 대표적이다. 그중 <신사 배리 린든>, <아산>, <갈라테아>, <저항의 멜랑콜리> 같은 책은 2회 이상 대출 반납 반복 중.... -_- 대산 세계문학 총서 내가 참 사랑하는데, 압도적 두께가 가끔 좀 질릴 때가 있다. 대부분 도서관 이용자들은 최대 대출 권수(우리 동네는 1회 5권)를 꽉꽉 채워서 나올 텐데, 나도 다섯 권 다 채워서 빌려오면 이런 두꺼운 대작들은 결국 못 읽고 반납하게 되더라..... <모험적 독일인>은 읽어보니 내 취향이 아니라서(문체 및 내용 등) 다시 읽을 것 같지는 않은데 나머지는 기필코!!! 꼭 완독할 테닷!






























아니 내가 이런 책도 신청했어??? 오늘 깜놀! 동공지진한 책도 있는데, <배송 추적 (이동하는 모든 것의 인문학, Door to Door)>과 <계절이 없는 거리> 이 두 권은 진심 새로워서 알라딘에서 정보까지 찾아봤다. 그러고 나서야 아아, 했더라는. 아마 궁금해서 신청해놓고는 몇 장 읽어보다가 내 취향이 아니거나, 기대보다 못해서 바로 반납한 책인 거 같다. 근데 또 지금은 <계절이 없는 거리>는 궁금하다. 다시 대출해서 읽어봐야겠다.





그러다보니 그간 대출 목록도 궁금해서 쭉 살펴봤는데, 거기서도 마찬가지로 아니, 내가 이런 책도 빌려 읽었어? 싶은 것들이 종종 눈에 띈다. 대출 목록은 하도 길어서 여기에 첨부하기는 무리데스네.... 그중 좀 웃긴 것만... 소개



작은 출판사 차리는 법 : 선수 편집자에서 초짜 대표로    이현화 지음    2021/03/21    2021/04/11   반납
일본 1인 출판사가 일하는 방식    니시야마 마사코 지음 ; 김연한 옮김    2017/09/21    2017/10/10   반납


    우리 자냥이! 아직 꿈이 있구나!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 : 존재하게 되는 것의 해악    데이비드 베너타 지음 ; 이한 옮김    2019/08/09    2019/08/30    반납



악 이 염세주의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강의 배신 : 무병장수의 꿈은 어떻게 우리의 발등을 찍는가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 조영 옮김    2019/08/23    2019/09/16    반납
1日 1食 : 내 몸을 살리는 52일 공복 프로젝트    나구모 요시노리 지음 ; 양영철 옮김    2017/04/05    2017/04/22    반납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러면서 무슨 이런 책을 읽었어! 이 모순된 인간아! ㅋㅋㅋㅋ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박상영 지음    2018/11/11    2018/12/02    반납


이런 책도 시도해보았습니다.....만 한 편인가 읽고 반납한 기억 ㅋㅋㅋㅋㅋ 쟝쟝이가 좋아하는 작가 같던데....


연필 깎기의 정석    데이비드 리스 지음 ; 정은주 옮김    2017/08/11    2017/08/27    반납


잠자냥이 연필에 꽂혔을 때............


맨큐의 경제학    N. Gregory Mankiw 지음 ; 김경환, 김종석 옮김    2016/12/11    2017/01/03    반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오늘 젤 크게 웃었다. 나 이거 왜 빌렸었지?



아무튼 도서관은 이렇게 꼭 사보기는 그렇지만 이것저것 시도하기에 좋은, 우리 같은 책쟁이들에겐 없어서는 안 될 공간이지 않습뉘까!?

그나저나 도서관에서 5분 거리에 살아도 종종 연체할 때가 있다. 아침 출근길에 지하철 반납구에 넣으려고 책을 갖고 가다가 출근하는 우리 동네 도서관 사서를 마주칠 때도 있는데, 그때 나는 정말 진심으로 그 사서에게 반납하면 안 되겠느냐고 묻고 싶어지는 것을 몇 번이나 꾹 참았다. 사서님 면대면 반납 서비스는 안 되나요? 제 가방에 지금 도나 해러웨이 책 반납할 거 있거등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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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5-19 16:47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많이 애용하고 한달에 희망도서 4-5권씩 신청(가족 아이디 동원)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반가운 페이퍼입니다. 그 오랜 희망도서 신청 중에도 ‘문학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판단하여 구매’하는 경우를 전 한 번도 보지 못했어요. 우리 동네 사서님들의 판단력이 문제인가요? 주로 신간만 신청하는 제가 문제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5-19 16:51   좋아요 4 | URL
단발머리 님은 정말 도서관 애용자시죠! 단발머리 님이 신청하는 도서들도 궁금합니다! ㅎㅎㅎㅎ

mini74 2022-05-19 16: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희망도서는 말그대로 읽으려는 희망을 가진거지 읽겠다는 결심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ㅎㅎ 전 저희 도서관에 여성관련 도서 신청 많이 했어요 잘 없더라고요 ㅠㅠ 그래픽노블은 거절당했어요 ㅠㅠ

잠자냥 2022-05-19 17:24   좋아요 2 | URL
ㅋㅋㅋ 읽으려는 희망을 가진 도서 ㅋㅋㅋㅋㅋㅋ 띵언입니다. 그래픽노블은 거절당하기 쉬운 것 같더라고요.

거리의화가 2022-05-19 17: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 관련 단어 들어가면 거절당한다고 저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요ㅠ 이사온지 얼마 안되서 이곳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 아직 해보진 못했는데 저도 좀 책 덜살겸 한번 시도해봐야겠습니다^^;

잠자냥 2022-05-19 17:25   좋아요 2 | URL
네~ 한번 시도해 보시면 이것도 좀 재미나서 계속하게 됩니다. ㅎㅎ

라파엘 2022-05-19 17: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대학도서관에 컬러링북 신청했을 때, 사서에게 전화가 왔었어요. 혹시 컬러링북 관련해서 논문 쓰시냐고 ㅋㅋㅋㅋ

잠자냥 2022-05-19 17:2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논문 ㅋㅋㅋㅋ 왤까요? 왜 논문이라고 생각한 것일까요. ㅋㅋ

페넬로페 2022-05-19 1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요^^
도서관 희망도서 신청했는데 저 말고 아무도 대여해가지 않는 책이 있음 좀 미안하더라고요.
어떤 책은 인도받고도 계속 안 읽어 가족카드 돌려막기로 6개월동안 가지고 있었던 책도 있어요 ㅠㅠ

잠자냥 2022-05-19 17:31   좋아요 2 | URL
가족 카드 돌려막깈ㅋㅋㅋㅋㅋㅋ아니, 대출이라는 말과 묘하게 잘 어울립니다! ㅋㅋㅋㅋ

자목련 2022-05-19 17: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개해주신 잠자냥 님의 대출 목록이 흥미롭습니다. 뭔가 내밀한 자냥 님의 일부를 본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랄까요. ㅎ

잠자냥 2022-05-19 17:49   좋아요 1 | URL
ㅎㅎㅎ 그래서 남의 대출 목록 서재 리스트, 알라딘 장바구니가 궁금한가봐요!

레삭매냐 2022-05-19 17: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퇴근 시간이 일단 대충 읽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정독을...

도서관이야말로 우리 책쟁이들을
위한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공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점점 책 읽는
닝겡들이 줄어 들어서 한가하고
좋더라는. 아니 슬픈 이야기인가요 -.-

잠자냥 2022-05-19 17:48   좋아요 2 | URL
얼른 칼퇴!

다락방 2022-05-19 17: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희 도서관은 페미니즘 서적 많더라고요. 저 <탈코일기>도 저희 도서관에서 빌려봤더랬어요. 후훗.
그나저나, 이사.. 하시는군요, 잠자냥 님? 책 때문에 고생하시겠어요. 저도 이사 후에 책 정리하다가 ‘다 태워버릴까?‘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후로는 이사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잠자냥 님, 화이팅!!

잠자냥 2022-05-19 17:55   좋아요 3 | URL
사서 선택권 타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저희 도서관도 페미니즘 책 많은 편인데, 얼마 전 트위터에서 페미 책 신청했다가 거절당했다는 글을 봐서요.

이사… 책도 책이지만 저것들(냥들) 끌고 갈 생각하니…..아이고 두야. ㅋㅋㅋㅋ

유부만두 2022-05-19 1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님은 도서계의 커피콩! 같은 분이에요! 사진 클릭/확대해서 책목록 훑고 있어요. (질 수 없;;;)

잠자냥 2022-05-19 18:19   좋아요 2 | URL
커피콩 ㅋㅋㅋㅋㅋㅋㅋ 넘 귀여운 거 아닙니까!

건수하 2022-05-19 18: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이제 그 도서관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가시는 거예요?
그 곳에도 도서관이 가깝기를..

(그나저나 잠자냥님이 신청하신 것 중 읽은 게 거의 없다요)

저는 아까 희망도서 신청하고 3권 이상 대출 안했다고 취소됐어요 ㅠㅠ
이제 신청하려면 대출 안했던 것 찾아서 대출부터 해야할 판이에요...
아니, 내가 신청하고 가족id로 대출한 것도 있는데 ㅠㅠㅠ

잠자냥 2022-05-19 18:20   좋아요 3 | URL
우아, 그런 일도 있군요!? 매정하셔라… ㅠ

건수하 2022-05-19 20:52   좋아요 2 | URL
넘 슬퍼요 ㅠㅠ (내일부터 하나씩 찾아봐야겠어요)

잠자냥 2022-05-19 22:53   좋아요 3 | URL
우웅 역시 이 동네에서 살 거 같은데 지금 집이 도서관하고 아주 가까워서 아마도 조금은 멀어질 거 같아요…. ㅎㅎㅎ

책읽는나무 2022-05-20 10: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집 근처 5분 거리에 도서관이 생겨 정말 신나!! 했다가....이사 했네요.😵‍💫😳
어제 걸어서 도서관에 들러 보니 한 40분정도 된 것 같아요. 버스를 타더라도 시립도서관 쪽으로 방향을 바꿔야겠구나!! 계산을 했지만, 도서관은 취향과 성격이 달라 도서관별로 이용을 끊기가 쉽지 않아요. 전 가족카드로 돌아가며 연체 시키면서도 도서관 두 곳 이용하기!! 욕심을 버릴 수가 없더라는ㅋㅋㅋ
그나저나 잠자냥님의 희망도서 구매 리스트는 우와🤩🤩 울 도서관에도 잠자냥님 같으신 이용객이 있으면 참 좋겠단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맘이 통하여 소장가치가 있다고 사료되어 구매하겠다는 사서님이 계신 잠자냥님네 도서관도 부럽구요^^
전 금액이 많이 비싸면 바로 아웃되던데 말이죠^^
암튼 이사 잘 하시기 바랍니다.
어휴...잠냥님 그 많은 책들!!
이참에 애들 먼지 좀 닦아줄 수 있겠군요?
전 이사하고 책 정리하면서 깜놀했어요.
사 놓고 안 읽은 책들이 넘 많아서요ㅜㅜ
당분간 도서관은 안가야지~해놓구선 또 연체시킬 책들을 싸짊어지고 온...ㅜㅜ

잠자냥 2022-05-20 10:40   좋아요 3 | URL
ㅋㅋㅋ 가족이 많을 땐 이럴 때 좋군요! 돌려막기도 되고 책도 여러 권 빌릴 수 있고! (이놈의 책 욕심) 즤집 괭이들도 카드 만들 수 있다면 ㅋㅋㅋㅋㅋ 전 한 번에 스무권도 대출 받을 수 있을 텐데! ㅋㅋㅋㅋㅋ
전 도서관에 다른 이용자들이 희망도서 신청한 목록도 종종 살펴보는데요, 주로 실용서들이 많아서.... 저처럼 문학 등 비실용 도서 신청한 사람들 보면 그렇게 반갑더라고요. ㅎㅎㅎ
6년 만에 하는 이사이니, 그동안 얼매나 먼지(괭이 털)가 쌓였을지;;; ㅎㅎㅎㅎ

햇살과함께 2022-05-20 11: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리스트 멋짐요~ 자냥님 리스트에서 딱 2권 읽었네요 전 귀찮아서 잘 안하게 되는데 저도 부지런히 신청해야겠어요~

잠자냥 2022-05-20 14:23   좋아요 3 | URL
부지런히 신청해 보세요! 한 달에 책 사는 거 2권은 줄일 수 있습니다! ㅎㅎㅎ

공쟝쟝 2022-05-21 02: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제 나는 박상영을 좋아하지 않는다 ㅋㅋ 내가 좋아하기에 그는 너무 셀럽이므로 ㅋㅋㅋ (실제로 몇년전 독후감에 이 분 뜰것 같은데 뜨면 이런거 못쓸거라고 ㅋㅋㅋㅋ 그런데 최근 장편 읽어보니 이런 건 못쓰지만 다른 건 더 잘써버리는 박상영 ㅋㅋㅋ)

잠자냥 2022-05-21 07:59   좋아요 2 | URL
그러게 국제적(?) 셀럽이 된 그 ㅋㅋ

구단씨 2022-05-23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도 희망도서 신청 목록 살펴보니... 기억나지 않는 책도 있네요. ^^
저도 이곳에 이사온 이유 중의 하나가 도서관 가깝다는 건데, 이상하게 멀리서 다닐 때보다 더 도서관 이용이 적어진 듯해요. 이상하네요.
저희 도서관은 한달에 3권까지 희망도서 신청하는데 금액 제한이 있어요. 게다가 저희도 10월쯤 되면 예산 소진으로 희망도서가 다음 해로 넘어갑니다. 그래도 어딘가 싶어요. 궁금한 모든 책을 다 사서 볼 수는 없으니...

잠자냥 2022-05-23 08:52   좋아요 0 | URL
저도 초반에는 그랬던 거 같아요. 가까워졌는데 더 안 이용하게 되는? ㅋㅋ 설마 한 달에 3권인데 금액 제한은 3만원인 건 아니겠죠? ㅎㅎㅎ 맞습니다. 궁금한 모든 책을 사볼 수는 없지요!
 
아담, 너는 어디에 가 있었나
하인리히 뵐 지음, 곽복록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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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키스해 주시겠소.” 하고 그가 말했다.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발을 멈추었다. 거리는 한산하고 조용했다. 두 사람은 시들어 버린 붉은 가시덤불이 드리운 벽에서 멈춰 섰다.
“키스는 왜 하지요?” 낮은 목소리로 말하며 슬프게 그를 쳐다봤다. 그녀가 울지나 않을까 염려스러웠다. “사랑이 두려워요.”
“왜 두렵죠?” 그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사랑이란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죠. 순간을 위해 있을 뿐이죠.”
“순간을 위해 있는 것이라면 차라리 없는 것이 낫죠.” 하고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가방을 땅 위에 내려놓고는 그녀의 손에서 케이크 상자를 뺏어 버렸다. 그러고는 그녀를 끌어안았다. 목, 귀 뒤에까지 키스를 했다. 그러자 자기 볼에 그녀의 입술이 와 닿는 것을 느꼈다. “가지 말아 줘, 제발 가지 말아 줘. 전쟁 중인데 가면 안 돼. 여기 있어 줘.” 하고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머리를 흔들고는, “어쩔 수 없어요. 제가 정각에 오지 않으면 어머님은 무서워서 죽으실 거예요.” 그의 볼에 다시 한 번 키스를 하자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 이상하게 생각됐다. 사랑이란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았다. (115~116쪽)


하인리히 뵐의 <아담, 너는 어디에 가 있었나>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다. 저토록 간절히 사랑하는 두 연인, 남자와 여자는 만난 지 3일밖에 되지 않은 사이이다. 남자의 이름은 ‘파인할스’, 여자는 ‘일로너’- 여자는 남자의 뜨거운 관심, 금방이라도 자기를 집어삼킬 것 같은 그 무시무시한 열정이 무서워서 그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섣불리 그 곁에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자신이 기대했던 그 놀라운 감정이 자기 내부에서도 일어났음을 깨닫는다. 남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순간, 어째서, 왜, 그런 순간에 사랑을 느끼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순간에 그녀가 ‘경이’라고 부르고 싶은, 그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이름도 모르는 군인이 자신의 곁에 서서 지도를 펴 놓고 작은 기를 꽂아 넣을 때 일로너는 그 ‘경이’를 느낀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두려움’을 극복하고 드디어 입을 맞춘다. 그토록 열망하던 사람을 품에 안은 남자는 여자의 손에 들린 케이크 상자, 조금 전 자신이 그녀에게 준 그 상자를 난폭하게 빼앗아 던지고는 여자를 더욱 꽉 끌어안는다.

만난 지 3일 만에 그들이 그토록 격정적으로 끌어안을 수 있었던 이유는 곧 설명이 된다. 전쟁 중이다. 전쟁 중이므로 가지 말라는 남자의 말, 곁에 있어달라는 말은 더욱 애틋하게 들린다. 여자, 일로너는 그에게 곧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그 자리를 떠난다. 그녀는 다시 파인할스 곁으로, 약속을 지켜서 돌아올 수 있을까? 파인할스는 그녀가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분명 믿어 의심치 않는다. 처음에는 그녀를 따라가겠노라 고집을 부리지만 일로너가 그것만은 안 된다고 단호하게 거부한다. 왜 안 되는 것일까? 사실 일로너는 게토에 사는 유태인 여성이다. 파인할스는 동부전선, 그것도 헝가리에 배치된 독일 병사이다. 그런 그가 일로너를 따라서 그녀와 그 가족들이 함께 거주하는 게토 지구에 간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다. 적어도 일로너에게는 그렇다. 때문에 일로너는 파인할스에게 어느 선술집에서 기다리라며, 꼭 그곳으로 가겠노라 약속하고는 집으로 향한다.

파인할스는 기다린다. 그녀가 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는 게 안타까워 서둘러 작은 선술집으로 간다. 그곳에서는 아주 비참하고 허전한 기분이 든다. 무엇인가 소홀히 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 불확실한 전쟁터에서 기다린다는 것, 그것도 유태 여인을 사랑하고, 그녀가 다시 돌아오기를 바란다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일인지 알지만 그래도 기다린다. 그는 그녀의 주소조차 알지 못한다. 오직 두 사람을 맺어 줄 유일한 것은 그녀가 손으로 가리킨 이 작은 선술집이다. 그렇기에 한 시간, 아니 밤을 새워서라도 그는 기다려야 한다. 그는 잠시 동안은 그녀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믿는다. 오면 둘이 함께 어디로 갈 것인지 상상해 본다. 두 사람은 어딘가에 가서 방을 잡고, 문 앞에서 그는 그녀에게 당신은 내 아내라고 말할 것이다. 그 방은 어둡고 그 속의 갈색 침대는 오래되고 넓을 것이다.... 파인할스의 이 고통스러울 만치 행복한 상상은 이루어질 것인가.

그러나 우리 모두가 어쩐지 예상하듯이, 두 사람은 다시 만나지 못한다. 전쟁의 참상을 그린 하인리히 뵐의 이 작품은 담담한 어조로 병사 파인할스와 그가 스쳐가는 사람들의 삶을 스케치하듯 묘사하지만 그 누구도 바라는 것을 이루지 못한다. 스펙터클하게 전쟁 장면을 묘사하지도, 누군가를 영웅으로 그리지도 않고, 비참하고 참혹하게 전쟁터를 그리지도 않는다. 그저 단지 파인힐스를 비롯한 몇몇 병사들의 삶과 그 주변인들의 삶을 담담하게 그릴 뿐이다. 전쟁터임에도 그들은 심지어 간혹 행복하고 간혹 즐겁기도 하다. 그런데도 대부분은 결국 그들이 진정으로 간절히 바라던 것을 얻지 못한다. 그들에게 가장 아름답던 한 순간은 끝내 부서지고 만다.

내가 이 작품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 일로너와 파인할스의 사랑이 드디어 서로의 마음에 불꽃을 일으킨 그 장면을 잊지 못하는 까닭은 그 아름다운 순간이 끝내 전쟁으로 인해, 산산이 부서지기 때문이다. 파인할스는 알고자 했다면 일로너의 주소를 알아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녀가 일하는 학교를 찾아가 주소를 물어보면 그만이다. 그러나 그는 참고 기다린다. 아니 그러기를 선택한다. 왜냐하면 참고 기다리기, 그것이야말로 순수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전쟁 중에는 사랑하는 두 사람이 서로의 주소를 나누는 것이 아주 중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전쟁 앞에서는 무의미하다. 그는 안다. 전쟁 중에는 그 무엇도 약속할 수 없음을, 약속하더라도 지키기 어렵다는 것을. 그래서 그는 차라리 그녀와 함께 있었을 방을 생각하기를 선택한다. 그 생각은 누구도 파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때 수도원에서 지냈지만 한 남자와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삶을 더 바랐기에 수도원 생활을 접고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들을 가르치며 그 아이들과 합창단을 만들고, 언젠가는 자기 아이를 낳기를 꿈꾸던 일로너- 남들이 흔히 말하는 사랑이 아닌, 무언가 ‘경이’라고 부를만한 사랑을 기다리던 그녀에게 나타난 남자 파인할스. 전에는 남자와 아이를 함께 생각하곤 했지만 그가 입을 맞추는 순간, 아이는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사랑’ 그 자체에 충실하게 된 그 여자. ‘자기를 슬프게 만들었으나 사랑은 아름답다는 것을’ 이 전쟁 중에 알게 된 그녀의 꿈도, 오랜 소망도 이 전쟁터에서는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헛된 바람일 뿐이다. 더욱이 그녀가 더없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것,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로 이루어진 합창단이 빚어내는 소리, 그녀의 목소리로 말미암아 아름답다고 생각한 삶은, 바로 그 때문에 그녀를 더욱 비극으로 몰아간다. 게토에 사는 유태인 여성에게 이 전쟁에서 선택권은 없었으리라. 파인할스가 준 케이크가 주머니 속에서 짓이겨지고, 그럼에도 그 짓이겨진 케이크 부스러기를 입안에 넣고 그 맛을 음미하는 장면은 또 하나의 아름다움의 파괴이다. 그래서 슬프다.

여기 아름다움에 도취된 또 한 사람이 있다. 필스카이트- 그는 인생을 진지하게 보았지만 인생보다 직무를 더 진지하게 보았고 무엇보다도 예술을 가장 진지하게 여긴다. 예술, 그중에서도 음악을 가장 사랑한다. 한때 음악학도를 꿈꾸던 그는 먹고살기 위해 은행원이 되지만 그러고도 열정적인 음악애호가이다. 그의 특기는 합창으로 특히 남성 합창에 정열을 기울인다. 그리고 그는 남성 합창단의 지휘자가 된다. 음악을 애호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야망도 큰 그는 남모르게 지니고 있던 이상과 일치하는 민족 사상에 이끌려 히틀러유켄트에 가입하고 어느 지역 합창단 지도자로 곧 승진한다. 친위대와 돌격대 일도 맡아 보던 중 전쟁이 터지고 당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임명받고자 안간힘을 쓴다. 그러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돌격대 음악교육 담당하고 일선에서 조그만 강제 수용소를 맡게 된 것이다. 1944년에 그는 헝가리의 게토 책임자가 된다. 그리고 그는 그곳 죄수들에게서 음악적 재능을 발견한다. 그는 거기서 혼성 합창단을 만들어 이끄는 일에 열과 성을 다한다. 죄수들을 한 명씩 불러와 자기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한다. 점수는 0에서 10점까지- 0점을 받으면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다. 그리고 이 음악애호가 앞에 일로너가 선다. 그녀가 노래를 부른다. 필스카이트는 그녀의 목소리, 그녀의 얼굴을 주목한다. 그녀가 부르는 노래를 멈추게 하지 못한다. 0에서 10점까지- 일로너는 몇 점을 받을까? 그녀는 분명, 10점을 넘어설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전쟁 중이다. 전쟁은 아무것도 약속하지 못하며, 아름다운 것을 파괴하고 만다.

사랑과 음악처럼 명백하게 누구나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만 파괴되는 것은 아니다. 수잔 부인은 격전지가 아닌 곳에 집이 있는 덕분에 전쟁 통에 돈을 벌기도 한다. 그녀가 사는 지역에도 군인이 주둔한다. 처음에는 독일군과 군용차, 기병대들이 왔다. 분명 전쟁이 일어난 것처럼 보였다. 먼지를 뒤집어쓴 군인들, 말이나 오토바이를 타고 이리저리 다니느라 피곤해 보이던 장교들, 오후 내내 간간이 이어진 전투, 이 모든 것은 거의 아름다운 그림과도 같았다. 군인들이 다리 위로 행군해 갔다. 그리고 수잔 부인은 그들을 다시 보지 못한다. 그 후로는 맥주를 마시거나, 보초를 선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거나 망원경을 들고 지붕 위에서 하릴 없이 빈둥거리는 병사들을 3년 동안이나 지켜본다. 수잔 부인이 보기에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녀가 생각하기에 ‘남자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또한 그럴 목적으로 아무도 모르게 다른 지방으로 끌려가는 것이 전쟁’(193쪽) 같다. 그 사이 군인들이 찾아와 파괴되었던 다리를 재건하기 시작한다. 수잔 부인은 기쁘다. 다리가 다시 생긴다. 전쟁이 끝나도 다리는 그대로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다리가 세워지면 아마도 군인들이 머물게 될 것이고, 여러 마을에서 사람들도 다시 돌아올 것이다. 인부들도 행복해 보인다. 다시 세워진 다리. 수잔 부인이 아름답다고 생각한 이 다리는 과연 그녀의 생각처럼 전쟁이 끝나도 그대로 계속 존재할까? 그러나 지금은 전쟁 중이다. 아름다운 것은 여지없이 파괴되고 만다..... 뵐의 <아담, 너는 어디에 가 있었나>는 여러 사람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에 따른 일화가 9장에 걸쳐 짤막하게 소개된다. 그런데 나는 이 세 장면, 전쟁 중에도 당연히 아름다움이 존재할 수 있지만 전쟁 중이기에 그 아름다움이 끝끝내 무참히 짓밟히고 마는 장면이 뇌리에서 잊히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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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5-18 16: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잠자냥 2022-05-18 17:3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2-05-18 17: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파인할스도 파인할스지만 일로너의 그 이후의 삶이 너무 궁금하네요.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가는지. 뜨거운 사랑이 분명 있었는데, 그것을 품고 어떻게 살아갈지. 이 책도 장바구니로 넣습니다.

공쟝쟝 2022-05-18 17:15   좋아요 3 | URL
그러지마요.. 그만해요.. 그만 넣어… 장바구니에 그만 넣어.. 그거 도저히 터질 생각이 없나봐요? 그거… 크기가 얼마난 바구니이길래…. 영원히 넣을 수 잇는 그런 거? (라고 말하는 나는 왜 알라딘을 켜서 페이퍼에 댓글을 달고 잇을까...?) 그것은 바로 책읽다 말고 책사러 들어왔기 때문이다 ㅋㅋㅋ

다락방 2022-05-18 17:15   좋아요 3 | URL
신축성이 지구 최고입니다. 흠흠.

공쟝쟝 2022-05-18 17:16   좋아요 1 | URL
이렇게 된김에 우리 내기할래요? ㅋㅋㅋ 다락방님 현재 장바구니에 얼마 너치 있어요? ㅋㅋㅋ 나보다 심해?

다락방 2022-05-18 17:17   좋아요 3 | URL
아뇨, 안심할걸요! 나 그제랑 오늘 일단 질렀고 나머지 다 보관함으로 이동시켰다가, 지금 다시 장바구니에 담는 중이라 ㅋㅋㅋ 쪼끔 있어요. ㅋㅋ 한 번 또 지를만큼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5-18 17:20   좋아요 1 | URL
ㅜㅜ 흑… 저 83만원어치있어요… ㅜㅜ 나도 되게 꼼꼼히.. 아주 꼼꼼히 비웠는데 ㅜㅜ ㅜㅜㅜ 왜 이럴까요? ㅜㅜ 아.. 이건 절대 못버리지 이건 못버리지.. 하다보니 그새 또… 100만원이 ㅜㅜ
보관함에는 3천만원 어치정도 있을란가?… 설마… 1억?… (터덜터덜)

다락방 2022-05-18 17:21   좋아요 3 | URL
나는 장바구니는 13만원 있고요 보관함은 금액으로 안나오네요? 보관함에는 2,297 권 있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5-18 17:27   좋아요 1 | URL
와! 졌다! 저 1859권이요!!! 이겼어요. 다락방 완승!!!!!!!! 보관함 완승!!!!!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5-18 17:31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일로너가….. 가슴에 콕

잠자냥 2022-05-18 17:32   좋아요 2 | URL
아니
뭐야 이
길고 긴 댓글
행렬은!? 아름답다

잠자냥 2022-05-18 17:38   좋아요 2 | URL
다부장님은 보관함도 뒤메질…..

공쟝쟝 2022-05-18 17:46   좋아요 2 | URL
근데 나는 사장이고 잠자냥님은 퇴근인데 다락방님은.. 여윽시.. 부장이라서….. ㅋㅋㅋㅋㅋ 말일에 몰아서 일하려고 오후내내 농땡이 모드인가 ㅋㅋㅋㅋ 여러분… 이렇게 노동자 정체성 산다락방의 20년 노동의 진실이 밝혀졌구랴 ㅋㅋㅋ

다락방 2022-05-18 17:48   좋아요 2 | URL
나.. 월급루팡....... 그럼 이만. 이제 퇴근해야지 =3=3=3=3=3

잠자냥 2022-05-18 17:50   좋아요 2 | URL
내가 역시 정리왕! 난 800권뿐! 시간 지나서 안 읽고 싶어지는 책은 낼름낼름 삭제합니다.

공쟝쟝 2022-05-18 17:58   좋아요 2 | URL
와.. 잠자냥.. 리스펙… 저도 작년까진 그랬는데요.. 바쁘기도 하고… 그리고 삭제의 욕망이 퍼담기의 욕망보다 언제나 매우 초조할정도로 작아서.. 그냥 투항했습니다…. 알라딘 보관함 만큼은 뒤메질파인것입니다!!!!!! 근데 멋지다.. 잠자냥… 멋있어… 왜 멋있는 거지?… 하지만 다부장님은 사랑해요… 응? 두분 역시 케미가… 하아~ 잠&다 뽀에버!

다락방 2022-05-18 17:59   좋아요 3 | URL
난.. 보관함 정리 귀찮아서.. 그거 정리해주는 사람 있으면 결혼할거에요. 🙄

잠자냥 2022-05-18 18:00   좋아요 2 | URL
쟝쟝이 정리 잘하더라고요? 쟝쟝에게 넘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5-18 18:01   좋아요 2 | URL
잠자냥//죄송해요 전 제것만 잘해요. 저도 잠자냥님께 넘길게요. 다락방님이랑 결혼하세요.

다락방 2022-05-18 19:05   좋아요 2 | URL
왜 다 나 싫어해? 왜 다 나 거부해? 🥹

공쟝쟝 2022-05-18 17: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가 이 작품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 일로너와 파인할스의 사랑이 드디어 서로의 마음에 불꽃을 일으킨 그 장면을 잊지 못하는 까닭은 그 아름다운 순간이 끝내 전쟁으로 인해, 산산이 부서지기 때문이다.
---->
산산이 부서지지 않았다면 아름답지 않았을 것이라는 무의식을 추론해버리는 나!
역시 사랑은 부서지고 깨지고 이루어지지 않고 막 다 폭파되고 파괴되었을 때 미학적인 것입니까?!
그 미학 나는 찬성일세!

잠자냥 2022-05-18 17:33   좋아요 1 | URL
안 깨지는 사랑이 있슴둥?

공쟝쟝 2022-05-18 17:41   좋아요 1 | URL
있어.. 그것은 내 마음 속… 저 밑바닥 어딘가에… 소망으로… 진실한 사랑… 트루럽… 사랑의 사랑. 사랑의 이데아.. 난 그런걸 원한다… 깨지면 안돼… 나의 사랑.. 깨지면 안되므로 … 내게서 없어져버린 그것.. 사랑~ (뚜둥..)

새파랑 2022-05-18 17: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지만지 비싸서 꺼렸었는데 이 책은 재미있을거 같아요 ㅋ 하인리히 뵐이 괜히 노벨상을 탄 작가가 아니었군요 ^^

잠자냥 2022-05-18 17:36   좋아요 4 | URL
네, 비싸긴한데 도저히 안 살 수 없는 책들이 종종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해서 읽거나, 이렇게 결국 소장용으로 사기도 합니다만…. 소장하기엔 넘나 파괴되기 쉬운 지만지 책 표지….. 종이 한 장 달랑… ㅠㅠ

종이달 2022-05-20 1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종이달 2022-05-20 1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 반갑습니다.
 
걷기만 해도 병이 낫는다 - KBS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진이 밝힌 걷기의 기적
KBS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팀 지음, 홍정기 감수 / 비타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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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읽고 열라 걷느라, 서재에 잘 못 들어왔더니 다부장님이 나를 찾네. 여러분 걸으세요. 만병통치약입니다. 족저근막염, 무지외반증 환자를 위한 걷기 방법도 수록! 이 책 읽으니 걷는 것은 물론, 평소 웬만한 계단은 걸어 올라가자, 마음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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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5-17 14: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다부장은 잠자냥을 찾습니다. 언제나.....

그럼 이만.

잠자냥 2022-05-17 15:33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ini74 2022-05-17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냥님 걷기 전도사 되신건가요 못본 사이에 ㅎㅎ 저도 무지무지 반가워요

잠자냥 2022-05-17 22:11   좋아요 1 | URL
ㅋㅋㅋ 저 북플 안한 지 며칠 안 지났어요! 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2-05-17 18: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걸어야 산다!

잠자냥 2022-05-17 22:12   좋아요 3 | URL
그런가 봐요! 그래서 요즘 걸드문트가 ㅋㅋㅋㅋ

공쟝쟝 2022-05-18 09:42   좋아요 2 | URL
걸드문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앍ㅋㅋㅋㅋㅋ 저도 소요학파입니다 ㅋㅋㅋㅋ

잠자냥 2022-05-18 09:4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걸드문트 요즘 칼로리 소요학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5-18 10:43   좋아요 2 | URL
걸드문트 나타나랏!!! 저도 걷는 거 좋아하는데ㅋㅋㅋ 다락방님이랑 넷이 우리 칼로리 소요학파 해요 ㅋㅋㅋ

잠자냥 2022-05-18 10:57   좋아요 2 | URL
지금도 걷고 있다고.... 소주 마시려고 걷는 걸드문트.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6-26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요? 저는 무지외반 같은데.. 이 책 읽어봐야 하나..!
 
새 마음으로 - 이슬아의 이웃 어른 인터뷰
이슬아 지음 / 헤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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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 낯설기만 한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고 그이들의 평범하지만 성실하기 짝이 없는 삶을 조명한다. 자신들의 삶도 쉽지 않을 텐데 그 와중에 누군가를 돕고 나누는 마음이 돋보인다. 농업인 윤인숙의 마음을 닮고 싶어진다. ‘새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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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5-17 14: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저 이 책 샀어요. 내일 받을 예정인데 잠자냥 님도 읽으셨군요.
흐음. 잠자냥 님이 이 책을 읽으시다니, 좀 의외네요. 어떻게 이 책을 읽을 생각을 하게 되셨나요?

잠자냥 2022-05-17 15:38   좋아요 3 | URL
이슬아 수필집은 몇 권 읽었는데요, 이만하면 됐다~ 싶어서 더는 안 읽다가 이 책은 인터뷰집이고, 인터뷰 대상자가 뜻밖의 인물들이라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수필집 중에서는 <부지런한 사랑>이 좋았는데, 아이들의 글과 생각을 엿볼 수 있어서 그랬던 거 같아요-

잠자냥 2022-05-17 15:41   좋아요 3 | URL
아 그리고 쟝쟝이가 이 책 읽고 남긴 100자평에 마음이 움직!

공쟝쟝 2022-05-18 09:42   좋아요 2 | URL
막 또 내 잠자냥이아 내 맘을 움직이고 그런다 ㅋㅋㅋ ㅋㅋㅋ 크크크크크크크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