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을 자유 - 로쟈의 책읽기 2000-2010
이현우(로쟈) 지음 / 현암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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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알라딘을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라면 이미 익숙한 이름이다. 책을 검색하면 페이퍼에 추천 책 목록이 올라와 있어 도움을 받곤 했었다. 매번 꽤 긴 글이었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글을 끝까지 읽은 적이 없다. 이상하게 글이 어려운 느낌이라... 눈도 쩜 아파오는 것 같고...부끄. 

글을 다 읽지 못해도 지금보다 좀 더 어릴 때의 생각으로도 '아, 이 사람은 적어도 글로 먹고 살 수는 있는 사람이겠구나.'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는데, (거의 망언 수준인가..) 작년인가 제작년인가 [로쟈의 인문학 서재]라는 책도 나왔다. 머 여기까지는 대충 다 아시는 말씀. 

학교 도서관에서 깨끗하고 두꺼운 책이 눈에 띄길래,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 들었다가 갑자기 조급해져서는 앉아서 읽기 시작하고, 수첩에 책 목록을 적다가 대출해서 집에 꼼꼼히 읽고 말았다. 책을 아주 안 읽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모르는 책도 많았을 뿐더러, 책 편식자인지 깨닫고 반성하게 되었다. 흑흑 이렇게 모자라게 책을 읽어왔다니! 

이미 서평으로 이뤄진 책에 서평을 한다는 건 좀 우스운 생각이 들지만, 지금까지 읽었던 어떤 자기개발서보다도 날 초조하고 조급하게 만들었기에 기념비적(?)인 의미로 써본다. 

가장 인상깊었던 서평은 [롤리타]로 유명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에 대한 꼭지였다. 예전에 로쟈와 어떤 사람이(헉-_-) 나보코프가 토프토예프스키를 싫어했다는 토론을 적은 페이퍼를 본 적이 있는데, 처음에는 꽤나 흥미로워서 열심히 읽다가, 글이 길어지자 눈도 아파오고 집중력이 떨어졌으므로, 게다가 읽으면 읽을수록 싫어했다는 건지 반대로 좋아했다는 건지 아리송한 상태가 되었으므로 그만두었다. 처음으로 읽어보려 한 글이 실패로 끝나자, 내가 작가의 호불호까지 알아야하나! 라는 반발심이 생겼던 부끄러운 과거가 있다. 

이상하게도 그 글이 책장에 꽂혀있는 [롤리타]를 볼 때마다 기억이 났는데, 그게 톨스토이였는지 도프토예프스키였는지 또 헷갈렸다. 그치만 귀차니즘과 알라딘을 켤 때마다 신간이나 GIFT의 새로 나온 팬시들을 구경하느라 까맣게 잊는 건망증 때문에 계속 아리송한 상태. 이 꼭지를 읽으니, 역시 도프토예프스키를 싫어한 거 였어!, 라고 마음속으로 소리쳤고, [롤리타]를 읽었으니 왜 그가 톨스토이를 찬양해 마지 않았는지 이해불가였다.  

이유는 톨스토이가 전하는 도덕적 메시지에 있다. 정리하자면 이 정도가 될까. "관계에는 육체적 사랑뿐만 아니라 형이상학적인 사랑, 자기희생, 상호존중 기반해야 하는데, 육체적인 사랑에만 기초하고 있는 관계에는 파국이 깃들어있다." 그리고 이 메시지를 두 커플에 대조시켜 극명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란다.(근데 왜 자신은 그런 작품을 쓰셨수?)  

이미 서재의 달인으로 유명한 블로그를 가보면 년도와 함께 붙어 있는 '서재의 달인' 딱지를 보면 무슨 훈장처럼 보이기도 하고 삐까뻔쩍한 느낌이 들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난 아직 활자중독자 수준은 아니지만, 이제 편식하지 않고 책 좀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불끈불끈 솟게 만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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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리얼리스트
스콧 슈만 지음, 박상미 옮김 / 윌북 / 2010년 6월
구판절판


책 산지는 좀 오래됐는데.. 가끔 심심할 때 휘리릭 책을 보는 재미가 있다. 멋진 사람도 많고 사진도 넘 좋고.

이렇게 사진이나 그림만으로 이루어진 책이 좋다. 잘 없어서 문제지.. 뒤에 역자의 조언대로 특별히 멋있는 사람이 있는 데에 포스트잇을 붙였더니 이렇게 되었다.

아무튼 이렇게 사진만으로 이뤄진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이 내 바람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출판은 고무적이다.

넘 멋있다. 일본인이겠지? 확실히 일본 남자들은 옷을 참 잘입는 것 같다. 번화가에 가면 보세 옷가게 중에 남자 옷가게가 꽤 많아서 놀랐고, 심플하고 멋있는 디자인에 놀란 적이 있다. 진짜 놀랐던 것은..... 바지가 여자들 것 처럼 얇았던 거다.ㅜㅜ

그냥 머리 모양이 넘 귀여워서.. 선정하였다. 도대체 멀 넣은게지?? 아무튼 스머프같고 귀여움!

가끔 아레나 같은 잡지를 보면 이렇게 스타일리쉬한 아저씨들이 자주 보이던데.. 에디터인 듯 하다. 어떤 잡지에서 일할까.

그냥 레옹 닮았다는 이유로 선정.. 고뇌하는 장 느로.푸핫.

수엽에 패티쉬가 있는 건지... 죄다 뽑은 사람이 수염이 있다니. 안경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 또 다른 취향 발견!

백발의 알마니 할아부지도 엄청 섹시하고 멋있었는데..(그 나이에 섹시한 느낌을 줄 수 있다니. 정말 짱짱!) 백발이 잘 보이게 검은 배경인 관계로 비루한 똑딱이로는 빛이 비춰서 다 이상하게 나온 사진밖에 없었다. 아쉽ㅠㅠ

남자편은 여기서 끝.

여자편은 까다롭게 골랐다. 그럴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동성에게는 더 빡빡해지는 듯. 그치만 너무너무 예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기쁘면서도 약간 좌절. OTL...엉엉

이 여인은 한 때 암에 걸려서 머리카락이 없었는데, 지금은 너무 소중한 상태라는 사연이 있었다. 미소가 참 예쁘다.(사실 얼굴도 몸매도 퍼팩트였음.)

와우. 나이스 바디. 정말 이렇게 생명감(?)이 느껴지는 몸매가 너무나 부럽다. 게다가 저 복슬복슬한 머리라니. 극단적인 직모로 파마가 잘 유지되지 않는 나는 저런 복실한 머리가 넘 부럽다. 손 넣어보구 시포..ㅠㅠ

확실히 외국은 외국이다, 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던 사진. 그치만 예쁘다. 항상 에티튜드가 문제이긴 하지만 물리적으로 몸매가 되는 것도 사실은 중요한 듯..ㅎㅎ

개인적으로 보면서 매우 행복했던 사진. 소녀같은 느낌이다. 결국 예쁘지만 친절한 여자는 어디서나 환영받는다는 결론? 씁쓸한 건지 좋은 건지 모르겠네.

그리고 그 유명한 파리 보그지의 편집장 카린 로이펠트. 그녀의 사진이 몇 장 더 있는데.. 패션 감각은 거의 살인적. 포스도 장난아니다. 왠지 당장 이런 말을 할 것 같다. 엣.지.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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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의 여왕
김윤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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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 은 한 때 엄청난 화두였고, 아직도 엄청난 화두이다. 왜냐, 왜긴 왜겠어. 집이 있으면 완전 좋기 때문이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는 건 무조건 좋은 것이지만, 집이나 차는 또 그렇게 단순한 물질이 아니다. 

물론 학생이자 취업준비생인 나는, 한번도 그런 걸 가져본 적은 없으니.. 어르신들이 하는 이야기나 (집과 차를 둘러싼) 쪼잔해 보이면서도 당연한 행동들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한다. 다만 이해가 갈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일 뿐. 

가령, 여성들이 많이 모이는 사이트 게시물의 단골 메뉴는 역시 속썩이는 남자친구이다. 바람핀 남친(나쁜 놈)에게는 욕을, 자상하고 민주적인 남친(좋은 놈)에게는 친창과 부러움을, 돈 꿔가는 남친이나 차 빌려달라고 떼쓰는 남친(이상한 놈-실은 나쁜놈인데.. 내 기준에서는)에게도 욕을....해준다. 다른 건 다 이해하겠는데.. 차 빌리는 남친에 달리는 댓글에는 꼭 이런 말이 있다.  

"차는 부모 형제도 안 빌려주는건데... 남친이 개념이 없네요! (헤어져 헤어져어 ~!!!!)"

차가 도대체 뭐간디, 그것 앞에서는 부모 형제도 없단 말인가! 아마도 복잡한 보험이라는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언젠가는 이해할 것 같은 심정이 든다.   

 

소설은, 처음에는 외국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을 기점으로 외국을 배경으로 해서 시작되어, 그 다음부터는 다시 한국에서 이뤄지는 드라마가 참 많았었는데, 소설도 그랬다. (그게 다 높은 제작비 때문일테지만.. 소설은 외국을 배경으로 쓰나 국내를 배경으로 쓰나 종이값이 더 비싸지는 것도 아닐텐데...이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서두.으하하!!) 

아는 사람에게 사기를 당해, 거의 도망오다 시피해서 휴양지같은 외국에 있던(지명 까먹음) 주인공은 거기서 한 귀인을 만나 딸과 함께 서울로 오게 된다. 어떤 다 죽어가는 노인이 거의 경매에 넘어가려는 그녀의 집을 구해주고, 일을 의뢰한다. 그것은 바로 몇몇 사람들에게 딱 맞는 집을 구해주라는 것. 부동산의 'ㅂ'도 모르던 그녀는, 집 구해준 것도 있고 거절할 수가 없어서, 단기간 속성으로 공부를 해서 사람들의 집을 구해주기 시작한다. 

첫 의뢰인은 어떤 형제들. 어릴 때 잘 살던 집이 망하면서 집을 전전하며 살다가 이제 직장인이 되고, 대학생이 되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뤄보고자 하는 꿈을 가진 이들이었다. 착실하게 살았지만 물정을 모르는 그들은, 어쨌든 서울같은 교통편한 곳에 살고 싶고 해가 드는 집을 선호하였다. 문제는 돈이 별로 없다는 건데.... (부동산의 'ㅂ'자의 한 획도 모르는)나도 책을 읽으며 그럼 우짜지?, 라고 생각하였다. 

결국 그들은 그녀의 노력으로 안양에 있는 아파트를 경매로 구한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집에서 죽은, 이미 썩은 시체가 된 부부를 보게 되고.. (아파트가 투기의 대상의 되면서 빚어진 현실인 듯.. 집값이 막 올라갔다 떨어지고 그러니까)아무튼 그리하여 형제들은 집을 갖게 된다.  

또 다른 의뢰인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로맨틱한 할아부지. 어떤 삐까뻔쩍한 집을 해줘도 만족하지 못한다. 예전 어떤 추억의 집이 아니기 때문. 주인공은 런던의 호순지 저수진가가 그 추억의 장소인 것을 알고...그곳과 가장 비슷한 느낌이 나는 한강의 어떤 곳 앞에 있는 아파트를 구해준다. 

다른 의뢰인은, 제야의 경제고수. 이론적으론 실력가이나 막상 자기 집은 없는 허당인 그에게는, 겉으로 봐서는 잘 구분 안 되는 장애를 가진 아들이 있는데.. 어찌저찌해서 집을 구해주고...  

근데 주인공은 왜 이들의 집을 구해주고 있느냐....... 바로 이들이 아까 그 노인과 관련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한 때 돈맛을 보고 부동산에 뛰어들어 많은 돈을 벌었던 노인은, 다 죽어가는 상태가 되어 자기가 잘 못 대했던 이들이나, 생명의 은인한테 참회 비슷한 걸 해보려는 것이다. 

 

소설의 또 다른 한 줄기는, 주인공 이야기. 주인공에게는 실어증 걸린 딸이있다. 딸을 처음보는 사람들은 신비한 외모에 인형같다는 말을 하고, 또 이상하게 본다. 이유는 혼혈아이기 때문. 아이의 아빠는 없어졌다. 도망을 간건지 어쩐건지...  이 없어진 아이의 아버지를 찾느라고 고생을 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이 이 소설의 또 다른 하나의 축이다. 

경매에 넘어가다가 겨우 살려낸 주택은 밤나무가 심어져있다. 그녀의 밤이 열리면 이웃에게 나눠주는.. 머 그런 정이 많은 사람이고, 또 정의로운 사람었는데.. 우찌저찌하여 없어지고... 그와, 또 친구들과 지었던 소울하우스는 이제 없어져버린 그런 막막한 상황에 주인공은 남의 집을 구하러 다녔던 것이다. 

엔딩은 직접 읽어보시고...

 

이 책이 참 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던 것은, 친숙한 지명이 나오는데다, 그게 또 엄청나게 자세하기 때문인데, 여기는 수목원이 있고, 저기는 뉴타운 예정지고.. 거기는 교통이 영 꽝이라더라, 라는 현실적이고 아는 사람이면 다 알만한 정보가 잔뜩 나오기 때문이다.  

이 책이 참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던 것은, 다 죽어가면서 괴짜같은 일을 벌이는 노인이나, 귀인의 존재, 휴양지 같은 외국에서 집을 지어 살며 히피같은 나날을 보내는 주인공의 삶, 그래 놓고선 나중에는 집을 팔아버리는 주인공....... 대대로 농경 민족의 삶을 살았던 사람들과 안정된 삶을 위해 내 집을 마련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내 집을 마련하자! 라는 결론은 아니어서 좋았다. 스펙을 쌓아야 돼, 결혼은 해야 돼, 애는 꼭 낳아야 해, 집은 당연히 사야지! 라는 말을 늘어 놓았다면 책을 덮어버렸을 것이다. 왜 꼭 뭔가가 돼야하고, 해야하는지.. 

소울하우스는 소울메이트(그게 자신일지라도!)가 있어야 빛을 발하는 것, 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니까 집 가지고 장난 좀 치지 맙시다.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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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성 소화 선집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9
김준형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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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검은색 플레임의 묵직한 책을 들고 경건한 마음으로 살펴 보았다. 조선시대의 이야기가 응당 그래야 할 것 같아서 말이다. 그러나 책은 도발적이게도 신윤복의 그림을 아주 조그맣게 잘라서 보여줌으로써 더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든다. (표지에 쓰인 그림은 전체적으로 보면 더 불손한(?) 그림이지만) 별것도 아닌 것을 모자이크 처리해 놓으면 이상해 보이는 것 같은 효과가 있는 것 같이. 

노란책 띠지에 "조선시대 가장 '핫'한 이야기"라고 적힌 걸 보고 서둘러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차 얼굴은 실망으로 굳어갔다. 처음엔 피식피식 했지만, 비슷한 패턴과 한정되고 공감 안되는 소재에 그만 책을 탁 덮고 말았다. 기대를 너무 많이 한 내 잘못이지!

이 책은 여러 패설집 중에서 성에 대한 이야기만을 발췌해서 실은 것인데, 조선시대에 패설집이 그렇게 많았는지 잘 몰랐다. 사실 관심이 없었기도 하고, 조선시대 특유의 이미지로 인해, 인간적으로 그리 끌리는 면도 없었다. 그래서 신윤복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높아졌었나. 나도 동양미술을 잠시 배우면서 신윤복 그림은 자발적으로(?) 찾아보는 적극성을 보였었는데, 문학에서도 이런 작품(?)이 있다는 게 반갑게 느껴졌다. 아무리 유교가 어쩌고저쩌고 해도 어차피 사람이 사는 시대였는데 공자왈 맹자왈만 하고 있었다는 게 말이되냐고요! 

가끔 양반인 실존 인물이 나오기도 하지만 주요 등장인물들은 과부, 홀아비, 계집종, 부패한 중, 주모, 기생, 덜 떨어진 유학자, 맹인들이다. 그리고 한자를 이용한 언어유희, 종이로 가린 집이 지천이었던 까닭에 남의 부부의 사생활을 엿보는 이야기, 처첩 간의 이야기 등이 주요 소재로 쓰였다. 특히 계집종을 좀 어떻게 해보려고(?) 시도하는 주인들의 이야기를 보고는 짜증 주름을 잡아가며 책을 읽곤 했는데, 하여튼 어리고 순진한 아이들을 이리 저리 꾀보려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주위에서 들어서인지 마구 분노하며 읽기도 했다. 

성 이야기라고 하면 아무래도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기에 거칠고, 품위 없고, 희극적이기 쉽다. 그래서 대부분의 이야기는 너무나 유머러스하고 희극적이다. 600 페이지가 조금 넘는 짧고 많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중에 지금 현대에 대한 성 소화 선집을 모은다면 어떤 것들이 실릴지를 생각해봤다. 

지하철이나 고속도로 가판에서 파는 성인유머들이 실릴 것이라 생각하면서 내가 지금 생각나는 몇 가지 저렴한 이야기를 해보면.. 

이야기 1. 어느 학교의 성교육 시간이었다. 어느 학생이 손을 들고 물었다. "선새임~ 근데 강간이 왜 나쁜 거예요?"(이런 나쁜 쉐끼-_-) 선생님이 대답했다. "넌 누가 길 가는데 갑자기 니 콧구멍 찌르고 가면 좋냐?"  / 또 학생이 물었다. "선새임~ 그럼 여자가 마법에 걸린 날에는 왜 하면 안돼요?"(나원참, 참나원, 원참나..) 선생님이 대답했다. "넌 코피날 때도 코를 파냐?"  / 또 학생이 물었다. "선새임~ 그럼 콘돔을 끼고 하는 게 왜 나쁘다는 거예요?" (이 학생에게 이제 욕하기도 지치는 상황) 선생님 왈, "넌 그럼 고무장갑끼고 코를 파면 시원하냐?" 

결론 : 선생이나 학생이나...-_- 아무튼 성교육이 막 시작될 쯤에 나올 수 있는 멍청 유머이므로 뽈쥐 선정 현대 성인 유머가 되겠습니다.  

이야기 2. 부잣집에 가정부로 일하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너무나 순진했던 여인은 어느 날 마님의 방을 정리하다가 콘돔을 보게 됩니다. 궁금했던 여인은 마님께 여쭈었습니다. "마님, 이게 당췌 뭐여유?" 마님은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습니다. "어머, 얘는~ 넌 경험이 한번도 없니?" 그러자 젊은 여인이 갸우뚱 거리며 답했습니다. "아유~ 껍데기 벗겨질 때까지는 안 해봤어유~" 

아 부끄부끄. 창작유머는 아니고 여기저기서 들은 이야기니.. 모쪼록 오해는 없으시길.

사실 몇 개 더 생각나는 게 있는데 더 '핫' 해 질까봐 여기서 그만하기로 한다. 파닥파닥.(얼굴에 손으로 부채부치는 중..*-_-*)  

 

책의 뒷표지에는 이런 말이 써있었다. "조선은 유학에 갇힌 중세가 아니다!"  

옳다구나아아~! 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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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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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의 소설을 좋아한다. 장황하고 만연한 문체에 버거움을 느끼면서도 계속 그의 소설을 읽는 것은 살아있는 인물과 방대한 이야기, 무엇보다도 그 '마술적 리얼리즘'에 매혹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삶의 깨달음을 허세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알려주고 방대한 역사, 그 많은 인물들에게 생명감을 훅훅 불어넣는 그의 글솜씨는 혀를 내두를 만하다.  

그의 소설[백년 동안의 고독]은 앞 표지에 가계도가 있을 정도로 인물이 많다. 비슷한 남미 사람들의 이름은 무척 헷갈린다. 러시아 소설의 인물은 외우는 것 자체가 어렵다면 남미 소설은 비슷한 이름이 많아 헷갈리는 것이 문제다. ex-아르카디오, 아르카디오 세군도/ 아우렐리아노, 호세 아우렐리아노, 호세 아우렐리아노 세군도....뭐 이런 식이다. 

특히 그의 소설에서 맘에 드는 것은 비유. 돌멩이처럼 조용하게 있었다든지..(아 읽을 때는 넘 좋은 비유가 많았는데 기억이 안 난다.) 하는 것과, 모든 인물들을 '미친' 기억력으로 다 기억해놓고는 (써놨을지도 모르지) 앞에서 예언(?)한 이야기를 뒤에서 모두 해준다. 가령, ~는  xx로 죽기 전까지 ss하게 살았다-라고 하면 뒤에서 그 죽은 이야기를 자세하게 해주는 점이 가장 좋다. 

그리하여 마르케스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사람. 

왜 [고래]라는 소설 리뷰에서 마르케스 이야기를 하냐면.... 이 소설이 마르케스의 소설과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특히 [백년 동안의 고독]이 생각이났다. 

어느 쪽이 더 재밌냐고 물어본다면 [고래]라고 답할 것이다. 아무래도 번역보다는 한국 소설이 더 와닿는 표현도 많고 언어의 미세한 감정을 좀 더 잘 느낄 수 있다는 거겠지.(그치만 번역도 좋았다.)   

  

각설하고 본격적인 리뷰를 써야 하는데..... 마르케스의 소설은 이야기의 방대함 때문에 리뷰 쓰기가 겁이 났는데 [고래]도 그렇다. 

그래서 나의 몇 가지 감상과 감상 포인트만을 적으려 한다. 

  

감상 1. 순간적으로 받은 이미지의 힘은 놀랍도록 크다. 금복이 집을 떠나 처음 보았던 고래 꼬리의 이미지, 그 생명력의 이미지는 전 생애에 걸쳐 그녀의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결국 그녀/그를 죽게 만든 것도 그 고래 때문이라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감상 2. 무엇보다 소설의 주인공이자 무언의 여인 춘희가 홀로 되었을 때, 평생 벽돌을 굽는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주위에 이런 사람이 있다면 깝깝하면서도 참.. 머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이 들겠다. 

감상 3. 남자들을 후리는(?) 요상한 호르몬 냄새를 풍기던 용감한 소녀인 금복의 우여곡절한 인생이 왠지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다. 아무튼 범상치 않게 타고나야 범상치 않은 삶은 산다는 것은 씁쓸하면서도 고개를 끄덕끄덕. 

감상 4. 벌리는 일마다 잘 되는 여장부 금복, 한 만족을 모르는 게이샤를 위해 손가락 6개를 바치나 끝내 그녀를 버릴 수밖에 없었던 칼자국, 코끼리를 타고 노는 거대한 소녀, 자기가 언닌지 동생인지 혼란스러운 써커스단 출신의 쌍둥이 자매 등 작가가 그려내는 '마술적 리얼리즘'의 세계 또한 이 소설의 묘미이다.

   

감상포인트) 작가는 세상의 왠만한 '법칙'들을 다 꿰고 있는 듯하다. 그가 설명하는 법칙들이 어떨 때는 무진장 재밌고 어쩔 때는 허를 찌르기도 한다. 구라의 법칙, 이데올로기의 법칙, 자본주의의 법칙 등을 모아 읽어보는 것도 이 소설의 또 다른 재미라 할 수 있겠다. 

 

이로써, 큰 고래같은 소설에 잔챙이 같은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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