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있어서 씁쓸한 것들은 사실 엄청난 일들은 아니다...
그의 노래 제목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 치질처럼 그건 그렇게 약간은 수치스럽고
약간은 시덥지 않고, 밉고, 아프고...그런 것들 아닐까?
항상 용기 없는...혹은 옳은 길을 슬그머니 외면하는 나 자신부터가 씁쓸함이니...
그렇게 소소한 비겁이 모여 일상을 이루고...
그렇게 일상에는 비겁,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그냥 잊혀져가는 것에 대한 그리움, 그런 것이 엉켜서는...
둔탁한 아픔으로 여기저기 삶의 찌꺼기처럼 늘어 붙는다...
미선이의 Drifting은 그런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음반이다...
너무도 담담하고 나지막하고 때론 곱기까지한 멜로디에
인생의 소소한 후회, 그리움 그 모두를 묻어버리고 그렇게 음미하게 되는 음반이다...
어쿠스틱 기타반주가 정겨운, 그 나지막한 목소리가 맘을 울리는
그런 아름다우면서도 씁쓸하고 그러면서도 그 씁쓸함이 그리 크지는 않아
우울함으로 압도 되고 마는 것이 아닌 그저 흘려 보내게 되는 그런 음악이다...
음악은 그렇게 우리의 일상처럼 흐른다...
우리의 모든 걸 묻어버리고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얼굴을 바꾸는 시간마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