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에 갔다...
농사일을 하는 시댁은 가을이라 요새 할 일이 참 많다
참한(?) 며느리로서 시어머님 일을 도와드리기로 맘을 먹고
어머님 뒤를 졸졸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어머님께서 열무밭 열무를 하나씩만 남기고 다 뽑으라 하셔서
밭에 달라 붙어 열심히 뽑기 시작했는데...음...난관에 봉착했다
가다보니...조금 작은 열무가 나있는 밭이 또 있는 것이다...
같은 방법이겠지? 그래...열심히 뽑자라고 결정보고 역시 하나만 남기고 열심히 뽑아대고 있는데
남편이 혼나는 소리가 들린다...옹? 모지? 목을 빼고 보니
남편, 나처럼 하나 남기고 뽑다가 야단맞는 소리다...
 
"야...작은 건 그래도 두개씩 남겨야짓~!!!"
 
헉~우짜스까? 허겁지겁 주섬주섬 다시 심어댄다...우워~ 땀난다...
 
어머니 빨간 고추를 따라 하셔서 열심히 땄다...
우워~ 그런데 이상한 넘이 있다...
앞은 분명 빨개서 땄는데 뒤는 시퍼렇다...우짯까? 그냥 주머니 속에 낼름한다...
양주머니가 금방 불룩해진다...우리 차에 몰래 갖다 버린다...
우잉? 왜 이런 놈이 이다지도 많냐...미치겄다...이런 아수라같은 넘들...ㅡㅡ;;
 
어머니 몬지모를 씨를 심으라 하셔서 열심히 심었다...
어머님께서 하시는 걸 곁눈질해보니 우워어~ 넘 많이 뿌렸다
내가 뿌린 자리만 우다다다다 나면 어쩐다냐...우워 미치겠다...
 
어머니...아까 뽑은 열무 어디 있냐고 하신다...
당근, 아까 다 뽑아 고랑에 내팽개쳐놨다...
슬슬 눈치보며 여쭤 본다
 
"어디 쓰시게요?"
"김치 담궈야지..."
 
아...미치겠다...소쿠리 가지고 가서 열나 모은다...
그래도 고랑에 버리길 잘했다...
쓰레기 태우는데 갖다 놨으면 큰일날뻔 했다...
 
우워어어...언젠가 이러다 큰 일 한번 저지를 거 같다...
나...농사짓기 쪽집게 과외라도 받아야 하는 건 아닐까?
속성 농사짓기 30강 특강 머 이런 건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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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09-25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헉~~ ㅋㅋㅋ 웃음이 멈추질 않아요.크크크큭. 에고 저도 농사짓기쪽집게 과외를 좀 받아야 할까봐요..결혼한지 10년이 넘어도 한참 지났는데 아즉 벌레에 적응 못하구요.. 상추 뜯으라면 한놈을 기냥 아작을 내놓으니 울엄니가 니는 내 하는거만 잘 보고 자~알 따라해.그러십니다..그래도 군불지피는거는 제가 너무 재밌어하는거라 코랑얼굴이 시커멓게 되도록 잘 지키며 지핀답니다..ㅋㅋㅋ(울시댁은 호호산골에 아즉 아궁이에 불때구살어요.ㅎㅎㅎ) 앗참 몇년전까진 소까지 키웠었는데요..소죽줄려면 한 30분 소 째려보고..막대기 마구 던지고 딴데로 시선을 유도한뒤 소죽을 퍼주기도 했답니다..지금 안키워서 월매나 다행인지...

치유 2006-09-25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하하하..저도 고추 딴 경험 있어요..결혼 해서 딱 한번..ㅋㅋ그리고 그 한쪽은 분명 빨갛고 한쪽은 또 퍼런..그거 정말 남감했었어요..ㅋㅋ첨에 전 그거 따곤 고추 나무 밑에 어머님 몰래 버렸었어요..ㅋㅋㅋ

마법천자문 2006-09-25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민가수 조용필 오빠의 노래가 문득 떠오르네요. “아마 나는~♪ 아직은~♬ 어린가봐 그런가봐~♩ 엄마야 나는 왜~♪ 자꾸만 보고 싶지~♬... 고추잠자리~♩”

건우와 연우 2006-09-26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이 다 보시곤 속으로 얼마나 웃음을 깨물고 계셨을지...^^
내년엔 책쓰세요. 카페인 중독 따라하는 신나는 귀농법...^^

카페인중독 2006-09-26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님 배꽃님...다 그런 경험이 있으시군요...^^ 저만 그런거 아니죠?
소소너님... 이 나이에 어린가봐가 되니...참...그래도 연륜이 없으니 그 방면엔 어립니다...ㅡ.ㅜ
건우연우님...설마...어머님께서 눈치채셨다는? 그럴리가 없어요...제가 얼마나 치밀하게 행동했는데요...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