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1권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1 - 진시황과 이사 - 고독한 권력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1
김태권 글.그림 / 비아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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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피 쓴 역사책보다 훨씬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간결하고 심플하면서도 친절하다. 어떤 사명감을 갖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인 듯, 하나 하나 예사롭지 않다. 이야기가 전개되며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섬세하게 달린 각주는 감동이라 해도 좋다. 한 장면도 마음대로 그렸다고 할 수 없으니, 철저한 고증과 역사적 배경, 사실을 바탕을 토대로 그렸다 할 수 있으니 안심하고 봐도 좋다. 

한나라 이야기 1은 진시황과 이사를 중심에 놓고, 권력의 진행과정에 대해 그렸다. 진시황이 권력을 어찌 잡았는지, 이사가 진시황을 어떻게 서포터 하면서 자신의 권력을 꿰찬 것인지 전략적인 움직임과 음모와 술수, 모략이 잘 그려져 있다.  

김태권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주절 주절 이야기를 많이 풀어 놓는다고 해서 핵심이 전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큰 가지만으로도 중요한 이야기를 재밌고 간결하게 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많은 설과 추측들에 대한 간결한 정리와 압축된 한마디는 역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이사와 진시황은 서로에게 독이었던 존재다. 권력을 잡는데 힘을 모으긴 했으나, 사람을 죽이고 모략을 일삼고 절대 권력을 휘둘렀다. 직언은 듣지 않고, 아부만 들었으며 결국 그것은 독이되고 만다. 진시황은 이사가 달콤한 꿀과 같았으나, 결국 자식과의 관계도 의절하고 자식을 죽음으로 몰고도 알지 못하게 된다. 꿀인 줄 알고 곁에 두었으나, 독이 되어 돌아온 충신. 그가 과연 충신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또한, 그 배후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은 과거와 현재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는 돌고 돌지만, 역사를 돌아보면서도 현재에 반영하지 못하는 사람들. 우매한 사람들의 행동은 결국, 백성들의 고통으로 다가온다.  

한나라 이야기를 읽으면서, 표독스러움과 이기주의적이고 잔인한 행동에 혀를 차고 치를 떨면서도 돌고 도는 역사의 되풀이에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권력을 위해서는 무모한 행동도 합리화하고 말도 안 되는 논리를 강요한다. 역사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역사 만화를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한나라>의 권력을 되짚어보며 현재를 바라볼 수도 있게 되었다. 역사적 사실을 섬세하게 반영한 명품 만화는 역사를 이해하는데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런 좋은 만화책들이 계속 발간 된다면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되는 역사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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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데이비드 실즈 지음, 김명남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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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오래 생존해 계시는 아버지를 헐뜯기 시작한다. 농담처럼, 진담인듯. 그는 어떤 담론을 논하고 싶었던 것일까? 책 곳곳에 숨겨진 유명인들의 이야기. 죽음과 삶에 대한 아포리즘. 그 외에 건질 게 있다면, 시시콜콜한 개인사에 관한 수다? 제목에 낚일 수 있으나 내용은 제목만큼 심오하지 않다. 하지만, 수많은 한 마디를 읽으며, 아하! 라고 고개를 끄덕일 정도는 된다. 

작자는 자신의 시시콜콜한 경험에 대해 수다를 떤다. 그리고, 가끔 과학적인 수치나 몸에 관한 과학적인 이야기를 첨가한다. 가끔은 전문적인 이야기가 등장하긴 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삶에 관한 수다를 떨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내일 나는 69세가 됩니다.' 미국의 작가이자 비평가 윌리엄 딘 하우얼스가 마크 트웨인에게 쓴 편지이다. '하지만 나는 신경이 쓰이지 않습니다. 내 스스로 늙기를 시작한 것도 아니고, 어느 단계에서고 의견을 낼 기회가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태어난 자는 죽음을 두려워해야지, 늙기를 두려워할 것은 아닙니다. 나이에는 많은 이점이 있고, 늙은이들이 우스꽝스럽지만 않다면 나도 늙은이가 되기를 꺼리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늙은이들은 우스꽝스럽고, 추하지요. 젊은이들은 우리만큼 분명하게 그 사실을 알지 못하지만, 언젠가 그들도 알 날이 오겠지요. -215p

 
   

 죽음으로 가는 경로, 유년기와 아동기,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와 죽음. 그렇게 흘러가는 인생. 책의 제목에서 보면 뭔가 비장하고 단호한 이야기들이 진행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가끔은 연관성이 있을까 싶은 이야기들도 등장하는데 너무 가쉽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죽음을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쯤으로 주제를 잡았다면,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끌어냈을 텐데 하는 아쉬운 생각도 든다. 

언제든 죽음은 찾아오니, 죽음을 두려워 하지 말라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사람은 존재하기 시작하면서 어짜피 죽음을 향해 가는 존재라는 말을 전하고 싶었던 것일까? 나이를 많이 먹고도 죽지 않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인 건가? 후훗. 어쨌든, 산만하고 정신없는 구성에 조금 난감했다. 죽음과 그 수많은 아포리즘, 그리고 그의 일생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은 결국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  

   
 

 오래오래 살아서 
 아무리 많은 세대만큼 산다고 해도
 영원한 죽음이 기다리는 것은 마찬가지이니,
 겨우 어제 죽은 사람이라도
 몇 달 전, 몇 년 전에 사라진 사람보다
 죽음 후의 시간이 짧을 리가 없다.     

- 277p

 
   

죽음에 대한 논의가 좀 더 진지하게 진행되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 것은 좋았으나, 알멩이 없는 책을 읽은 기분이었다. 에세이로 분류되었으면 좋을 법했다고나 할까? 어쨌든 모든 사람은 죽고, 어쨌든 모든 사람은 각자의 삶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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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
마쓰오카 세이고 지음, 김경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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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디로 말하면, 미지의 판도라 상자가 열리는 것입니다. 책은 판도라 상자입니다. 독서란 그 판도라 상자를 여는 것이지요. 그 상자 안에 숨어 있던 것이 내 앞으로 튀어 나오는 것입니다. 폴발레리 식으로 말하자면 독서를 하면서 '천둥소리 한방을 먹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지요. 그 뜻은 이쪽이 무지하기 때문에 비로소 독서가 재밌다는 것으로, 그것이 끝입니다. 무지無知에서 미지未知로, 그것이 독서의 참다운 묘미입니다. -99p  
   

 나도 책을 사랑하지만, 이 남자 대단하다. 책을 밥 먹듯이 읽는 남자. 책을 읽고, 쓰는 남자. 사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쓰지 않고 못 배긴다. 차곡차곡 쌓아두기만 하다가는 언젠가는 '뻥'하고 터져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쌓기만 하고 쏟아내지 않는다면, 병걸린다. 그래서 많이 읽는 사람이 많이 쓰게 되는 것이다.
'마쓰오카 세이고' 이 사람의 프로젝트 너무 멋지다. 천 권의 책읽기. 작가는 중복하지 않고, 분야도 연달아 중복되면 안 되고, 주말엔 쉬고 주중에 한 권씩. 와. 책을 밥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같다. 독서의 전문가로 거듭나다 보니 그만이 가진 방법도 여러 가지다. 독서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금방이라도 설득당할 것 같은 그만의 방법은 실용적이며 현실적이다. 그는 독서도 다양한 방법이 있으니, 꼭 어려운 책만 읽는 게 독서는 아니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이것 저것 마구 읽다 보면 저절로 터득하게 된다. 내게 맞는 책이 어떤 것이고, 내게 맞지 않는 책이 어떤 책인지 말이다. 

   
 

 책은 여러 가지 독서 방법으로 읽어야 합니다. 즉, 평범한 독서를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천천히 읽어도 좋고, 국밥을 말아 먹듯이 읽어도 좋고, 몇 명이 서로의 감상을 발표하기 위해서 읽어도 좋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렇게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서라도 다양한 읽는 법을 경험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책을 읽는 도중에 느낀 감상을 이미지로 떠올려 봅니다. - 171p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도 가끔은 독서가 지루해질 때가 있다. 그렇다면, 독서 환기법을 써야 한다. 좋은 구절을 끄적이며 천천히 읽어도 좋고, 다른 사람과 함께 읽어도 좋다. 아니면, 다른 책으로 갈아타는 방법도 좋다. 독서를 시작하는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평생 운동만 하고, 책이라고는 10권도 읽어본 적이 없는 내 동생이 하는 말은, "누나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할지 모르겠어"다. 가벼운 것부터 읽어보라고 권했다. 안 그래도 독서를 별로 안 좋아하는 애가 무거운 철학책이나 고전문학, 인문학을 읽겠다고 덤빈다면 아마 금방 나가떨어질 것이다. 만화책도 책이요 잡지책도 책이다. 문장의 이해와 활자에 대한 부담이 사라져야 어떤 책이든 거부하지 않고 읽을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이 남자도 말한다. 저마다 개성이 있으니, 자신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좋아하는 책을 읽으면 된다고. 독서도 취향이며, 음식의 취향 같은 것이라 좋아하는 것을 찾아 읽으면 된다고 말이다. 그가 말하는 독서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패션에 관심을 갖는 것처럼, 매일 밥을 먹는 것처럼 독서도 그렇게 관심을 갖고 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독서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응원한다. 

   
 

 독서는 '덮여 있던 것을 열어 나가는 행위'입니다. 이런 독서를 할 수 있다면 독서 오만에도 빠지지 않고 독서 싫증도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덮여 있던 것'을 책으로 '열어 가는 주체'가 바로 독자입니다. 책이 열쇠 구멍이라면 그 구멍에 열쇠를 넣어 여는 것은 독자입니다. 그리고 편집자나 서점이 그 사이에서 중매 역할을 합니다. 그러니까 독서라는 행위는 그야말로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고, 그 열쇠와 열쇠 구멍 관계의 프로세스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187p

 
   

 새 책을 받아들면, 설레고 황홀하다. 그 속에 숨겨진 사연, 이야기, 지식. 그렇다고 그 모든 것을 흡수해서 기억하고 재생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 권 한 권 쌓여서 내게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세상에 대해 차근차근 잘 알아갈 수 있게, 내가 배우지 못한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바로 책이다. 그래서, 난 책이 좋다. 이 남자도 그래 보인다. 어느새 책을 애인처럼 아내처럼 사랑하게 된 것이다. 책을 서로 연결하고, 책 안에 표시를 하고, 책 밖에 책 이야기를 담아두며 자기만의 자료를 방대하게 늘려가는 그. 언제든 좋았던 것을 다시 재생할 수 있게, 잊었던 것을 떠올릴 수 있게 책과 시간 사이를 연결하느라 바쁘다.  

책을 읽는데 하수, 고수가 있을까? 책은 읽어가면서 사람을 변화시킬 뿐. 잘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이해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노력하면 어떤 책이는 독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서가 서투르거나, 독서할 마음을 가졌거나, 더 효율적으로 독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펼쳐보자. 책을 사랑하는, 독서를 사랑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속에 지름길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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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종말시계>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석유 종말시계 - '포브스' 수석기자가 전격 공개하는 21세기 충격 리포트
크리스토퍼 스타이너 지음, 박산호 옮김 / 시공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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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이 굴러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석유'. 석유라는 자원을 발견했을 때 우리는 함성을 질렀고, 석유 덕분에 우리의 삶이 획기적으로 바뀌었다. 변혁과 혁신은 우습지만, 석유에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가가 치솟기라도 하면, 모든 경제활동이 '악' 소리 나게 변하고, 유가가 내려가면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보이지 않는 끈에 묶여있는 듯 유가 오르내림에 일희일비하는 세계를 보면 어쩐지 슬퍼지기까지 한다. 석유에 의해 좌우되는 삶이라니. 

지키지 못하고, 떠난 후에야 잃어버린 후에야 안타까워하는 인간의 본성은 '석유'에서도 나타난다. 당장이라도 유가가 두 배로 뛴다면, 우리는 승용차를 끌고 나오기 보다는 대중교통을 탈 것이다. 석유가 있어야 만들어지는 모든 것들은 가격이 오를 것이다. 예전보다 적게 소비를 해도, 소비하는 돈이 적어지는 것은 아니다. 순환, 순환, 순환이 되고 종국에서는 정말 과거로 회귀해야 할 지도 모른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고?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석유 종말 시계>에서는 석유 1갤런당 4달러에서 20달러가 되었을 때까지 우리 삶의 모습을 예측하고 있다. 가상시나리오라고 하지만, 분명히 설득적인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의 삶이 석유에 묶여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석유가 우리를 옭아매고 있는 것이다. 이젠, 더 이상 없어서는 안 되고, 없는 것을 상상할 수도 없는 그런 자원이 되었다. 하지만, 내성이 생겼기 때문인지 아니면 영원히 어디서나 뿜어져 나올 거라는 착각 때문인지 낭비는 계속되고 있다. 인간은 자원이 영원하길 바라며, 자원은 인간의 욕망과 욕심에 혀를 내두른다.  

   
 

역사상 가장 저렴한 석유가 SUV 출현과 맞물려 미국에서는 더 크고, 더 뚱뚱하고, 더 나은 것을 쫓는 경향이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증가했다. 우리 사회는 아끼고 절약하는 실용주의 사회에서 과시하고, 경쟁하고, 욕망하는 사회로 진화해왔다. 미국 표준 차량의 확대는 1970년대와 80년대 초반의 극심한 석유 공황 사태로 인해 대부분 미국인의 차의 크기가 줄어든 후에 일어났다. 베이비붐 세대의 기억 한편에 주유소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풍경이 남아 있는데도 유가가 매우 불안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솔하게 잊어버린 것이다. 
- 47p  <1갤런당 6달러>

 
   

글로벌 위기로 미국의 자동차 시장은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디트로이트는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이제 더이상 미국인이 원하는 차를 만드는 것은 힘들다. 경제도 경제지만, 석유의 치솟는 값은 그들이 편하게 차를 타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유가가 쌀 때는 뭐든 할 수 있었다. 그만큼 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유가도 유가지만, 경제가 휘청거리며 많은 사람은 돈 벌 기회를 잃었다.  

유가가 8달러만 되도 항공사들은 운행을 중단하거나 값비싼 항공료를 요구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항공료를 올린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비행기를 이용하던 사람들이 높은 항공료 때문에 비행기 타기를 포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소비하는 석유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 소비를 감당하기에 유가는 착하지 않다. 그 소비를 감당하며, 탑승하기에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 또한 넉넉하지 않다.  

유가가 14달러가 된다면 월마트는 사라질 것이다. 중국에서 값싼 인건비로 만들어 배로 실어 나른 물품들은 석유값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건비보다 석유값이 그들의 사업을 좌지우지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가가 높아진다고 해서 우리 삶에 부정적인 영향만 끼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소비적이고, 안일한 생각들을 고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더 친환경적으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필요없는 물품들을 여러개 사는 일도 없을 것이고, 집에 있는 물품들을 아껴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허황된 소비보다는 내실있는 소비로 더욱 경제적인 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 

유가가 16달러만 되도 지역 농장을 더 선호하게 될 것이며, 자급자족 혹은 물품교환도 성립될 것이다. 가까운 곳에서 사먹고, 굳이 멀리서 온 채소와 과일을 비싼 값에 사먹지 않을 것이다. 18달러가 되면 철도가 더 활성화 될 것이고, 미군은 군을 운영하는데 큰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20달러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관심을 받기 시작하고, 친환경적인 물품, 소비를 지향하는 사회의 분위기는 모두 유가의 반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가는 우리의 생활 깊숙이 들어왔기에, 유가의 변동으로 우리 삶이 크게 흔들리는 것에 대한 방책이다.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소비적인 사회, 소비적인 습관으로 불러드린 재앙. 유가의 폭등, 그리고 다시 회귀하는 삶. 시계는 계속 똑딱똑딱 움직이고 있다. 우리의 삶도 조금씩 변하듯이 말이다. 

자 이책을 읽고, 삶의 방식을 조금 바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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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인간의 신비를 재발견하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과학, 인간의 신비를 재발견하다 - 진화론에 가로막힌 과학
제임스 르 파누 지음, 안종희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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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전체의 역사는 진화의 역사이다. 이말은 논쟁의 여지가 없지만, 생물학적 진화론은 한층 더 나아가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인간을 비롯한) 생명의 다양성이 단일한 공통 조상으로부터 임의적인 유전적 변화의 과정을 통해 진화했을 것이라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고 주장한다.
물론 생물계와 우리 자신이 정말로 그렇게 진화했을 수도 있다. 사실 그렇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와 신경과학이 발견한 가장 중요한 결과들은 그런 기본적인 진화론을 미궁 속으로 빠뜨려버렸다. 앞서 언급했듯이, 거의 완벽한 골격의 형태로 발견된 '루시'는 과거 500만 년에 걸친 인간의 점진적인 진화에 대한 강력한 증거를 제공한다.                                               -  41p

 
   

창조론 vs 진화론. 수없이 부딪쳐왔다. 신과 과학 그 사이에서 생동하는 수많은 생명들은 연구되어 왔고 발견되어 왔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창조론이든, 진화론이든 수많은 허점이 있고, 그 허점이 이해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또 그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과학은 많은 것을 밝혀냈고, 인간의 집요함은 과학의 영역을 뛰어 넘고 있다. 하지만, 과학이라는 것이 이론이는 것이 이 세상의 만물의 변화와 탄생을 완벽하게 설명하는 게 가능한 것인가?  이 책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우리는 너무 증거를 따르는데 급급해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것이다.  

   
  19세기 프랑스 수학자 앙리 푸엥카레는 이렇게 썼다. "과학자는 유용성을 목적으로 자연을 연구하지 않는다. 과학자는 자연 자체에서 기쁨을 느끼기 때문에 자연을 연구한다. 과학자는 자연이 아름답기 때문에 자연에서 기쁨을 느낀다. 만약 자연이 아름답지 않다면, 자연은 알 만한 가치가 없을 것이며, 삶은 살 만한 가치가 없을 것이며... 친숙한 아름다움은 각 부분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질서에서 나오며, 순수한 지성은 그것을 포착할 수 있다.                -  93p  
   

 과학의 이러한 정신은 동의한다. 현상이나 원인을 설명하는 것이 과학의 중요한 목적이자 과정이지만, 우리는 너무 진화와 변화에 집착하지 않을까? 이책을 읽는 내내 여러가지 든 의문 중 하나는 과학의 집착이 모든 것을 짜맞추려 하는 것은 아닌가 였다. 포괄적인 것들을 설명하면서, 한 가지 이론에만 집착하는 것이 맞는가 하는 생각.  

   
 

다윈은 그 의미가 "갑자기 머리에 떠올랐다"라고 나중에 회고했다. 가장 강하고 가장 견고한 종이 '생존 투쟁'에서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어떤 특별한 특성이나 돌연변이를 가진 종들은 같은 종의 열등한 개체를 거부하고, 또 환경의 요구에 가장 잘 적응함으로써 장점을 유지했다. 살아남은 종들과 그들의 자손은 유리한 돌연변이를 물려줌으로써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많아졌다. 그런 과정이 몇 세대를 거쳐 반복되면서 장점들이 점차 더 발전하고, 그것을 소유한 종들은 더 잘 적응했다. 다윈은 이렇게 썼다. "그 결과 새로운 종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마침내 나는 적용 가능한 [자연선택] 이론을 수립했다" 
- 119p

 
   

 다윈의 진화론은 많은 부분에서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하지만, '생존 투쟁'에서 살아남은 우월한 개체들이 '새로운 종'이 되었다는 것은 나 또한 납득할 수 없다. 어떠한 환경의 변화에 따라 모습도 변화할 수 있지만, 그래서 원래의 종과 다른 모습으로 변화될 수 있지만 꼭 우월한 개체들이 살아남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우월한 개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살아남은 것들이 우월한 개체라면 살아남은 것들의 모습이나, 특성의 다양함은 거꾸로 말해 보편적인 것이 아닌가. 

   
 

 만약 다윈의 진화론이 진실이라면 이타심을 발휘하는 존재는 분명히 사멸했거나 단명했을 것이다. 말 그래도의 의미를 볼 때, 이타심은 그것을 소유한 사람이 자신의 이익보다 타인의 이익을 앞세우는 특성이다. 예를 들어, 자신의 목숨만 구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위험에 처한 자신의 가족을 지키는 경우, 다른 사람에게 더 많이 또는 더 잘 먹이려고 자신은 덜 먹거나 좋지 않은 것을 먹는 경우이다. 그러나 그러한 행태는 분명히 자신의 생존 가능성과 재생산 가능성을 감소시킨다. 따라서 이타심은 '생존 투쟁'의 환경에서 이타심의 소유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특성이다.   -   232p

 
   

 한 가지 이론으로는 모든 게 다 설명될 수 없다. 또한, 밝혀지지 않은 것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과학은 많은 것을 알아내고 많은 비밀을 밝혀냈다. 비밀을 밝혀내면서 자연을 거스르는 행동까지 하지 않는가? 우리는 우리의 근원을 파헤치고 알아가는 것을 넘어서 자연을 대적하고 자연을 수단으로 삼기까지 한다. 인간이 가장 우월한 개체라고 전제하여 인간보다 하등한 개체들을 무자비하게 실험 대상으로 쓰며 비밀을 밝혀낸다. 그런 생각과 의문은 과연 과학이 밝혀내는 이론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위대하게 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만 들게 한다. 과학은 호기심의 도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점점 욕구 충족의 요구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가 말이다. 

   
  인간이 과학의 방법과 제도 때문에 세계에 대한 물질주의적 설명을 수용한 것이 아니다. 그와 반대로, 우리는 물질주의적 원인에 집착함으로써 과학 연구의 도구와 장치를 만들고, 그에 따라 물질주의적 설명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었다.      - 320p  
   
 
자연계, 인간을 넘어서 과학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인가 성찰해야 할 때가 온 것이 아닌가 싶다. 인간의 신비를 발견하는 것을 넘어, 그 '발견'의 집착 때문에 '신비'는 '신비'로 남지 않고, 처절한 '수단'이 되어가고 있지 않나 말이다. 이 책을 내내 불편하기도 했고, 인간이 밝혀낸 수많은 것들에 감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도 멀었다고 하니 그 속에서 벌어진 많은 무자비한 실험들과 이론의 다툼이 걱정될 뿐이다. 우리는 알아내기 위해서 알아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논리적인 이론을 내세워 많은 것을 파괴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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