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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데이비드 실즈 지음, 김명남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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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오래 생존해 계시는 아버지를 헐뜯기 시작한다. 농담처럼, 진담인듯. 그는 어떤 담론을 논하고 싶었던 것일까? 책 곳곳에 숨겨진 유명인들의 이야기. 죽음과 삶에 대한 아포리즘. 그 외에 건질 게 있다면, 시시콜콜한 개인사에 관한 수다? 제목에 낚일 수 있으나 내용은 제목만큼 심오하지 않다. 하지만, 수많은 한 마디를 읽으며, 아하! 라고 고개를 끄덕일 정도는 된다. 

작자는 자신의 시시콜콜한 경험에 대해 수다를 떤다. 그리고, 가끔 과학적인 수치나 몸에 관한 과학적인 이야기를 첨가한다. 가끔은 전문적인 이야기가 등장하긴 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삶에 관한 수다를 떨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내일 나는 69세가 됩니다.' 미국의 작가이자 비평가 윌리엄 딘 하우얼스가 마크 트웨인에게 쓴 편지이다. '하지만 나는 신경이 쓰이지 않습니다. 내 스스로 늙기를 시작한 것도 아니고, 어느 단계에서고 의견을 낼 기회가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태어난 자는 죽음을 두려워해야지, 늙기를 두려워할 것은 아닙니다. 나이에는 많은 이점이 있고, 늙은이들이 우스꽝스럽지만 않다면 나도 늙은이가 되기를 꺼리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늙은이들은 우스꽝스럽고, 추하지요. 젊은이들은 우리만큼 분명하게 그 사실을 알지 못하지만, 언젠가 그들도 알 날이 오겠지요. -215p

 
   

 죽음으로 가는 경로, 유년기와 아동기,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와 죽음. 그렇게 흘러가는 인생. 책의 제목에서 보면 뭔가 비장하고 단호한 이야기들이 진행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가끔은 연관성이 있을까 싶은 이야기들도 등장하는데 너무 가쉽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죽음을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쯤으로 주제를 잡았다면,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끌어냈을 텐데 하는 아쉬운 생각도 든다. 

언제든 죽음은 찾아오니, 죽음을 두려워 하지 말라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사람은 존재하기 시작하면서 어짜피 죽음을 향해 가는 존재라는 말을 전하고 싶었던 것일까? 나이를 많이 먹고도 죽지 않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인 건가? 후훗. 어쨌든, 산만하고 정신없는 구성에 조금 난감했다. 죽음과 그 수많은 아포리즘, 그리고 그의 일생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은 결국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  

   
 

 오래오래 살아서 
 아무리 많은 세대만큼 산다고 해도
 영원한 죽음이 기다리는 것은 마찬가지이니,
 겨우 어제 죽은 사람이라도
 몇 달 전, 몇 년 전에 사라진 사람보다
 죽음 후의 시간이 짧을 리가 없다.     

- 277p

 
   

죽음에 대한 논의가 좀 더 진지하게 진행되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 것은 좋았으나, 알멩이 없는 책을 읽은 기분이었다. 에세이로 분류되었으면 좋을 법했다고나 할까? 어쨌든 모든 사람은 죽고, 어쨌든 모든 사람은 각자의 삶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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